교육과 함께 연구를 지향하는 대학에서의 교육이 초중고교 의 교육과 다른 점은 연구자 양성 교육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너무 가벼운 비유이겠지만 학문의‘소비자’뿐만 아니라‘생산 자’를 양성하는 교육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대학관을 낡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엄존한다. 무한 경쟁 시대의 대학은 학생들의 취업 교육이 가장 큰 목적이고 연구자 양성은 대학원으로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 면 이러한 분위기는 대학원까지도 취업의 최전선으로 몰고있 기도 하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연구자 양성 교육’은‘한가한 소리’로 치부되며, 학부뿐 아니라 대학원에서조차도 기존 이론의 학습과 수입 학문 현상이 더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으로는‘지식정보사회’라는 새로운 경향도 병존한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지식은 이제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 지만 급변하는 사회 문화 환경으로 인해 그‘지식’은 수명이 짧고 빠르게 변화한다.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에 기인한‘지식 정보사회’는 일견 대학 교육의 실용성을 부각시키고 그에 따 라“사회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실용적인 지식의 학습을 요구하는 것 같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지식이 더 이상 예전처럼 고정되고 확정된 것이 아니므로 완성품으로서의 지식보다는 기존의 지식을 비판할수있고새 로운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더 절실하다.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 아닌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 주는 것에 비유하면 좀 진부할까? 학습 진도에 초점을 둔 일방적인 강의 보다 발표와 토론, 글쓰기 교육, 그리고 시험에 의한 개인 평가 가 아닌 팀 기반 협력 교육과 프로젝트식 교육이 새로운 경향 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대학 교육뿐 아니라 초중고교에 서도 장려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새로운 경향의 교육 방식 은 인문학 대학원의 전통적인 연구자 양성 교육 방식인 세미 나식 수업과 맥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문의 선진 이론의 수입에만 몰두하는 것을 지양하고, 인문학 특유 의 비판적 성찰과 학문의 자유를 지향하는 연구자 양성 교육 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을 경우에만 해당될 것이다.
 비실용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무한경쟁 시대의 대학에서 ‘계륵’취급을 받는 인문학 대학원의 순수학문 연구자 양성 교육 형태가 지식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이 시대에 더적 절한 교육 모형일 수 있다는 점은 재미있는 아이러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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