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란 무엇을 하는 것입니까?
  “조물주가 만든 창조물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인간이요,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창조물은 건축이다.” “창조물은 건축이다.” 

   건축은 영어로 아키텍쳐 Architecture‘( arche’는 원리,으뜸, tecture’는 기술)로
직역하면 원리가 있는 기술, 혹은 원리를 아는 기술이라는 뜻으로 요약된다. 건축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원리는 물론이고 역사의식과 인본주의에 대한 소양을 갖추고 친환경적인 안목까지 있어야비로소 원리를 적용한 기술을 창출할 수있다. 현대는 경제 논리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니 실로 복잡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건축이란 인간이 만드는 생산물 중 최고의 걸작이며, 이 생산물은 모든 분야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인류 문화의 집약체이다.

건축을 좋아하지만 건축은 어렵다?

   “저도 한때 건축가가 꿈이었답니다.”주변의 지인들에게서 자주 듣는 이야기이다. 이는 건축이 무엇인가 새로운것을 만들어 내는종합적인 학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매우 친숙한 생활의 일부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우리는 늘 건축물에 둘러싸여 산다.“저 건물은 뭐지? 희한하게 생겼네. 저런건물은 좋은 건가? 안 좋은 건가? ”또는“ 아름답다, 좋다!”라는 탄성으로만 끝내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이좋은 건축인지, 저 건축물이 왜 좋은지 알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그러나 우리는 사실 건축에 대해 잘모르고 살아간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건축을 볼 줄 알게 되면 될수록 도시 전체가 감상물, 건축 갤러리가 될 것이다.

건축을 재미있게 즐겨 보자 

  건축의 본질에는‘보는 즐거움’과 ‘사용하는 즐거움’이있다. 건축을 즐겁게 감상하려면 건축을 환경의 일부분으로 생각해 보자. 건축이 주변 환경과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는지 살펴보면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건축의 기능적인 면을 따져보자. 이 때는 이용하는 데 편리한지, 목적에 잘 맞는지를 판단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마지막으로는 건축을 도시 속의 뛰어난 예술 작품으로 보자.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일단 눈으로 보기에 아름다워야 할 것이다. 건축은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보다도 우리 삶에 더 가까이 있다.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올 때 볼륨을 높이듯, 흥미로운 건축물이 눈에 들어오면 가까이 다가가 구석구석 살펴보자. 음악이 우리의 감정을 흔들어 놓듯이, 건축도 우리의 이성과 감성을 출렁이게 할 것이다.

이름 없는 건축가가 되어 세상을 다시 보자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환경을 개척하고 질서를 만들고 원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별히 물리적인 구조물을 만들어 내지 않더라도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도 역시 건축인 것이다. 우리는 나와 또 다른 사람 사이에 의자를 놓을수도 있고, 탁자를 놓을 수도 있고, 담장을 칠 수도 있으며 길을 낼 수도 있다. 사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모두 건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건축물과 매우 중요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건축물은 우리가 살아가는 배경이고 무대이며 우리가 만들어 내는 장소이고 시간이고 이야기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인가 계속 만들어 내고 그 공간을 다른 곳보다 더 의미 있게 하면서 그 안에 내용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는 건축을 마주하는 오감을 활짝 열어, 이름 없는 건축가가 되어 세상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자.


  이 강의는 건축가를 부모로 둔, 건축가를 애인으로 둔, 건축가를 오빠 또는 누나로 둔, 그리고 건축을 통해 사랑을 꿈꾸는 모든 학생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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