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여학생회‘와락’후보로 출마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
 류지연 총여학생회장(이하 총여) : 지난해 총여학생회가 7년 만에 생겼을 때도 총여학생회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 많았다. 그리고 1년 후 우리가 후보에 출마했을 때도 학생들은 “스펙 쌓고, 장학금타려고총여학생회하는거아니냐”, “ 총여학생회는 여학생 휴게실(이하 여휴)만 관리하지 않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직까지도 학생들에게 총여학생회는 여휴 관리인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총여학생회의 필요성 또한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안타깝고 속상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욕심이 생겼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복지와 혜택만을 주는 이전 총여학생회에서 나아가 성차별로 인해 겪는 불평등을 해결해 주고 싶었다. 모든 학생들이 우리에게 ‘와락’ 안길 수 있는 총여학생회가 되고 싶었다.

 

전체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가 있음에도 총여학생회가 따로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가?
 강은미 부총여학생회장(이하 부총여) : 총학생회는 학생 전체의 복지 혹은 등록금 문제를 다룬다. 이에 비해 총여학생회는 평등, 남녀 간의 문제 등 추상적으로 보일 수는 있는 사안을 깊숙히 다룰 수 있는 기관이라 생각한다. 좀 더 특별하고, 특수한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총여 : 총여학생회가 없었던 7년 전과 같이 “총학생회 안에 있는 여성국으로 총여학생회의 역할을 대체할 수있지 않느냐", "굳이 왜 총여학생회가 따로 나와야 하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전체를 대표하는 총학생회 안에 여성국이 있다면, 그 기관은 힘을 못 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로도 여성국이 있었을 때, 여성국에서 기획한 사안이 제대로 실천이 되지 않고,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말이 나왔다고 들었다.

 

한편 총여학생회의 존재가 남학생들에겐 역차별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총여 : 남성·여성 모두를 와락 안아줄 수 있는 총여학생회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다. 단지 여학생들의 의견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남학생들이 남자라는 성으로 인해 겪는 힘든 부분들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학생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총여학생회가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남학생들은 총여학생회가 여학생들만을 위한 기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남학생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건가?
 총여 : 우리 공약에서만 봐도, 남성을 차별하거나 다른 성을 배제할 수 있는 공약이 전혀 없다. 주거문제도 여학생들의 고민에서부터 출발하긴 했지만,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해결책이 제시되면 남학생들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총여 : 총학생회 내부에서도 남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격주마다 제작한 화장실 신문을 붙일 때에도, 여자 화장실에만 붙이지 않는다. 남자화장실에도 붙여 남학생들에게 우리가 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또한 총여학생회 안에 남자 집행부를 뒀다. 그래서 ‘남성들은 이런 일에 대해서 어떻게생각할까?’에 대해서 논의도 하고, 남성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올해 총여학생회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여 가량 지났다. 총여학생회 입장에서 본교에서 해결돼야 할 가장 시급한 사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총여 : ‘반성폭력 교양’을 의무화 하는 것이다. 우리가 고등학교 때까지 성교육을 받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대학에 와서도 언제든지 성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본교의 경우에는 상담센터에서 아이패드를 걸고 인터넷 강의로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본교 내에 있는 양성평등상당팀에 1년간 성폭력에 관한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가 한건 정도 밖에 안 된다고 들었다. 실제로 우리 주변만 봐도, 성에 관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는 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강대의 경우 교수·교직원·학생 모두가 의무로‘반성폭력 교양’을 듣는다. 그래서 만약 성폭력을 당해 신고하는 경우에도, 당당하게 얘기해도 비난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보장이 돼 있다. 또한 어떤 행동이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인식을 사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본교 규정의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개정하려 하는가?
 부총여 : 우리가 가장 문제라고 인식했던 부분은 성희롱·성폭력 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여하는 구성원 수다. 제10조에서 “전체 위원 중 1/3 이상은 여성이어야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는 처벌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의견을 내는 비중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성차별에 해당하므로 적어도 1/3 이상이 아닌 “1/2 이상은 여성이어야 한다.”로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가 교수일 경우 교수 3인, 피해자가 직원일 경우 직원 3인, 피해자가 학생일 경우 학생 3인”이라는 규정이 있다. 그런데 만약 피해자가 학생일 경우, 권력관계가 작용해 학생으로서의 목소리가 제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어떤 경우에도 학생주체가 포함돼야 한다.”라고 세세한 부분에서 수정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 학기 필수로 납부해야 했던 학생회비가 올해부터 자율납부로 바뀌었다. 앞으로 △여휴와 총여실에 콘돔, 생리대 비치 △자취집 경보기를 설치 등 총여학생회 재정 운영은 어떻게 이뤄질 건가?
 총여
: 학생회비가 많이 줄어든 상태로 재정 운영이 이뤄져 걱정이 많이 된다. 그래도 생리대 비치의 경우에는 기업에 요청을 해 행사 혹은 홍보를 통해 지원을 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지원 받은 생리대는 비치라기보다는 관리자를 둬 단대별로 남용 없이 배분할 예정이다.
 자취집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은 지구대에 신청을 하면, 자신이 신청한 장소에 무료로 경보기를 설치해 주는 것이어서 예산 문제는 없다.

 

한편 여휴와 총여실에 콘돔을 비치한다는 공약에 많은 이들의 비판이 있었다. 이를 공약으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총여 : 성관계에 있어 여성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콘돔이라는 생각이었다. 예상치 못한 일은 어떻게든 일어날 수 있는데, 일단 콘돔이 있어야 자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고, 이를 의식화 차원에서 얘기 했던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왜 내가 낸 등록금을 가지고 다른 사람 성관계 하는 데 돈을 써야 되느냐?’라고 받아들이더라. 많은 학생들이 이 공약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아, 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

 

‘‘와락’총여학생회 공약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들었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유가 무엇이었나?
 총여 : 학생들이 먼저 이뤄지길 원하는 공약에 우선순위를 두기 위해 총여학생회 페이스북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기간을 지난 11월부터 지금까지로 오래 뒀는데 단 8명만이 참여했다. 게다가 8명 각각의 의견도 다 다르고, 인원 자체도 소수여서 반영할 수준이 되지 않았다. 이에 우리가 짠 계획대로 공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8명이 참여했다니 학생들과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 학교와 학생 사이에서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부총여 : 학생들은 총여학생회가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우리가 매주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 격주로 ‘화장실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화장실은 학생들이 하루에 한 번은 가니, 화장실 신문이 접촉점 역할을 해 학생들이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싶어서였다.
 총여 : 총여학행회 전용 ‘카카오톡’ 계정을 생성했다. 의외로 카카오톡으로 많은 질문이 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어떻게 참여해야 하나?” 혹은 “신문 크기를 크게 해 주세요”라든가. 학생들이 총여학생회로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방법인것 같아 카카오톡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고객서비스팀 공지사항에“보건결석의 이용일자 현황통계 분석 자료를 근거로 제도의 존속 여부를 재논의 할 예정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어쩌면 보건결석 자체가 폐지될 수도 있다는 말인데, 이를 알고 있었나?
 총여 : 몰랐다. 존폐 여부가 아니라, 보건결석에 대해 검증을 받게 한다는 시스템에 대한 공지가 아니었나? 확인해서 존폐에 대한 얘기라면 총여학생회 내부에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예전부터 보건결석을 증명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와락’총여학생회는‘보건결석을 증명하는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총여 : 우리는 반대다. 보건결석을 증명하기도 어렵고, 이에 대한 증명서를 내는데 여성들이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증빙을 하는 것보다는 여학생 스스로에게 남용을 하지 말라고 자각하는 캠페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22대 총여학생회로서 최종적인 목표를 듣고 싶다.
 총여 :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총여학생회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좀 힘들었다. 그러나 그런 시선들을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채찍 삼아 열심히 하고 있다. '와락’ 총여학생회는 모든 학생들이 성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문제 의식을 함께 나누고,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학생들이 항상 ‘와락’ 안길 수 있는 총여학생회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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