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이 시작된 지 몇 주가 지나고 만연한 봄이 교정에 찾아왔다. 따뜻한 날씨 탓에 수업시간에 하품을 하며 창밖을 보면 강의실 밖은 어찌나 아름다워보이는지... 허나 우리는 과제, 리포트, 팀 프로젝트라는 이름하에 고개를 숙인다. 바야흐로 우리에게 학점관리 · 교외활동 · 자기계발 3박자가 필수가 되어버린 요즘. 어학점수는 기본이고 과제를 위해 스터디 모임을 만들고, 인턴쉽 활동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프리라이더’의 낙인이 찍히곤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바쁜 대학생들이라지만 ‘나 하나쯤이야’ 란 생각에 화창한 봄날, 학우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가 겪은 프리라이더 그 천태만상 속으로 들어가 자. 편집자주



프리라이더[FreeRider] : 名詞 무임승차


프리라이더, 최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대학 내 신조어. 조별 프로젝트나 과제에 무임승차하여 다른 조원들과 같은 성적을 받는 사람을 일컬음. 뛰어난 몇몇에 의해 좋은 성적을 받으면 같은 조원들에게 비난과 미움을 살 수 있음. 허나 같이 좋지 못한 성적을 받지 못한다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음. 프리라이더는 자칫하면 학생들의 원망을 듣기에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모르는 경우가 많음. 당신이 혹시 프리라이더는 아닌 지 한번 쯤 확인 바람!

 


유형 1. “미안, 내가 4학년이라...”

취업준비형


학기를 불문하고 취업을 코앞에 둔 4학년, 얼마나 바쁘실까! 그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도 그 고충은 우리 후배들도 잘 알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후배들과 함께 과제를 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배려 깊은 선배가 더 많긴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 덕분에 후배가 선배를 원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리 취업에 목마른 4학년이라지만 잠깐 자리를 내주어 자신이 맡은 부분들만 해준다면 후배들의 짐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낮다는 옛 속담이 명언으로 다가온다.



유형 2. “아잉~선배~” “우린 선배만 믿어요”

 새내기형


1학년! 신입생! 말만 들어도 설레지 않은가? 풋풋한 신입생들이 “선배~ 선배~”하고 외치면 우리 선배들은 그 모습에 설득당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이런 현상은 남자 선배들에게 집중된다. 귀여운 1학년 새내기들이 선배가 모든 걸 다해줄 것처럼 가만히 손놓고 있자면 선배들은 답답해질 뿐이다. 선배라고 큰 소리쳤는데, 신입생들에게 무능력한 선배로 비춰지기는 싫고. 어느새 과제는 선배의 몫이 되어버린다. 과제가 끝나면 신입생들은 한마디 건넨다. “선배 고마워요. 역시 선배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아.”


유형 3. 어디로 갔니?

잠수형


새 학기가 시작되고 교수님들의 강의계획서를 보면 유달리 팀 프로젝트로만 짜여져았는 강의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교양 관련 수업을 듣게 되면 팀 프로젝트라는 이유로 그 과목을 수강하기 꺼려지는 경우가 있다. 학과 불문하고 듣는 수업인지라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경우에서 팀 프로젝트를 매주 과제로 수행하기에는 버거워서다. 이 점을 놓칠새라 사라지는 몇몇 학생들이 있다. 분명히 이름과 학과는 아는데 얼굴을 몰라서 조원을 찾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사람이 한둘씩 생긴다. 차라리 무슨 사정이라도 있다고 말하면 다음을 기약 할 텐데 깜깜 무소식이다. 서로 주고받은 연락처도 없다면 상황은 극에 달한다. 결국 다급한 몇몇이 모여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나면 얼굴 없는 그 학생의 성적은 어느새 A+로 기록되는 이거 좀 억울하지 않은가.

 


유형 4. “차라리......, 우리가 할게”

무능력형


이 유형은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나름 열심히 자료조사도 하고 준비하지만 노력에 비해 성과는 전혀 없다. 같은 조원으로 수고한 친구에게 무능력하다고 말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는 수 없이 “주요부분은 우리가 할게”로 대신 전한다. 자신이 맡은 부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은 “이것도 과제라고?” 생각이 든다면 어쩔수 없이 나머지 조원들이 좀 더 수고하는 수밖에. 그래도 이런 친구들은 노력이라도 했지, 애초부터 나는 못한다는 식으로 나오면 같은 조원이 됐다는 사실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유형 5. 누가 뭐래도

My Way형


팀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모이기로 한 날! 각자의 역할을 맡았으니 그에 상응하는 과제를 제출해야 할 터. 대부분 이렇게 서로 분담한 자료와 과제는 메신저를 통해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메신저로 서로 오가는 자료들을 모아 정리하는 총 책임자는 유독 한사람의 자료가 눈에 거슬린다. 팀 프로젝트의 주제와 의도, 방법 모두 엉뚱한! 말 그대로 충분한 자료와 공부 없이 무성의하게 한 티가 난다. 자신의 길을 고수했던 그의 자료는 결국 팀 프로젝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적어도 팀이라면 주제에 걸맞는 자료를 제시해야 할 터인데, 나 홀로 엉뚱하게 준비한 과제를 과제랍시고 제출하고 손 놓으면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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