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한중일 3국의 문화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SOF(Soongsil Osaka Fudan)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SOF 프로그램은 우리 학교와 일본의 오사카경제법과대학교, 중국의 푸단대학교 학생이 참여해 보름동안 3개국을 돌며 토론과 세미나 및 문화교류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번에는 러시아와 미국, 대만 학생들까지 참여한 다국적 학생 세미나로 진행돼 더욱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SOF 활동은 8월 2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일정 준비와 세미나 준비로 우리 학교의 모든 팀원은 7월부터 프로그램 준비에 매진했다. 외국 친구들에게 우리나라의 문화를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여러 장소를 답사한 뒤 안내책자와 홍보영상을 만들고, 우리의 주제인‘동아시아 공동체’라는 주제로 PPT를 만들며 바쁜 한 달을 보냈다.

  한 달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프로그램은 한국 일정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한자리에 초대해 한국을 잘 소개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이질적인 언어와 문화의 친구들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금방 외국 친구들과 마치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낸 듯 가까워졌다. 또한 외교적·정치적인 문제가 있어 민감하다고 생각한 토론 내용에 대해서도 서로 편하게 대화했다. 우리가 민감하다고 생각한 사안에 대해 각국 친구들의 애정이 담긴 피드백을 받으면서 서로의 시각을 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외국 친구들이 기숙사에 머물렀는데, 함께한 시간이 많았던 만큼 국적과 상관없이 가까운 친구들이 되어 서로의 문화와 이슈를 공유했다. 문화체험으로김치를 담그는 그들의 얼굴에는 신비함이 가득했고, DMZ를 통해 우리나라의 위태로운 정세에 대해 소개할 땐 그들도 함께 불안함을 느끼는 듯했다.

  다음 목적지인 일본 오사카에서는 한국의 도시와 다른 분위기를 통해 짧고 강하게 일본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쏟아지는 별빛 아래서즐긴 일본식파티와 해변에서의 추억, 그리고 일본 시내에서 느낀 일본의 다양한 먹거리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상해 푸단대학교에서는 역동적인 중국을 느끼고 왔다. 어둑한 저녁 길을 안내해준 중국 친구들의 노력이 세계적인 상해의 야경을 더 잊지 못하게 만들어 줬다.

  겉으로 보이는 한중일의 관계는 매우 민감한 사안들이 얽힌 복잡한 이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의 우리들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SOF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학생들을 만나 우리를 소개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외국어에 대한 자신감도 찾았으며, 겉으론 알지 못했던 그들의 생각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소통의 기회를 얻었다. 내면적 성장과 함께 앞으로 한중일 3국의 밝은 미래에 대해 전망할 수 있었다. 이웃나라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매력적인 활동이었기에 나에게 SOF 프로그램의 여운은 매우 길고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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