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보험, 자가 부담에 패널티까지
 
  본교가 이번 학기부터 1년에 약 15만 원에서 20만 원에 달하는 유학생 보험을 학생들의 부담으로 돌리고, 미가입 시 그에 따른 불이익까지 주고 있다. 본교가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학생에게 주는 불이익은 △장학금 수혜 제한 △각종 교내 및 교외 프로그램 참가 제한 △외국인 유학생 시간제 취업 추천 제한이다.
 
  장학금 수혜 제한은 순수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중 학점 2.5점을 넘는 학생들에게 학비의 60%를 지원해 주는 숭실글로벌장학금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번 학기에 유학생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학생은 당장 다음 학기부터 숭실글로벌장학금의 수혜가 불가하다. 각종 교내 및 교외프로그램 참가 제한은 해외봉사 등 대외 프로그램을 비롯해 학교가 추진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참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유학생 보험 미보유 학생은 시간제 취업도 제한된다. 법무부‘출입국관리법’조항에 따르면 체류자격 외의 활동을 하려는 외국인은 법무부 장관의 활동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유학 자격의 유학생이 시간제 취업을 하고자 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시간제취업을 원하는 본교 유학생은 고용주·지도교수·외국인유학생지원센터장의 확인을 받은 시간제 취업 추천서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유학생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학생은 외국인유학생지원센터장의 확인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제 취업이 불가능하다.
 
 
교비 지원에서 자가 부담으로
 
  본래 유학생 보험은 본교가 국제화 캠퍼스 구축을 위해 유학생을 대폭 유치하기 시작한 2010학년도 2학기부터 2012학년도 2학기까지 5학기동안 전액 교비로 지원이 됐다. 하지만 2010학년도 이래로 본교에 진학하는 외국인 학생의 수가점점 늘어나면서 학교의 예산 부담도 함께 증가했다. 예산팀에 따르면 유학생 보험이 교비로 이뤄지던 시기에는 1년에 1억 5천만 원 정도의 예산이 들었고, 이에 부담을 느낀 학교에서 유학생보험을 자가 부담으로 바꾸자는 결정을 내렸다. 
 
  또한 외국인 학생에게 적용되는 유학생 보험은 내국인 학생이 가입하는 캠퍼스 보험과 비교해 매우 높은 가격이기 때문에 내국인 학생과 차별된다는 문제도 있었다. 내국인 학생이 가입하는 캠퍼스 보험은 상해만 보장하는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학생팀에 따르면 내국인 학생의 캠퍼스 보험 비용은 연간 3천만 원 정도로 교비에서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유학생 보험은 상해와 질병을 모두 보장하는 보험이기 때문에 단가가 높다. 따라서 외국인 학생에게 적용되는 유학생 보험은 캠퍼스 보험의 5배의 예산이 들어가게 돼 형평성에 문제가 생겼다.
 
 
학생들의 복지와 인증제 지표를 위해
 
  외국인유학생팀은 보험 가입을 독려하는 이유가 외국인 유학생들의 복지와 안전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외국인유학생팀 조해자 팀장은“보험없이 지내는 외국 유학생들이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상해를 입는다면 병원비의 부담이 매우 커진다.”며“만일의 일을 대비하고 학생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유학생 보험은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외국인 학생들의 유학생 보험 가입률이 평가지표로 활용되는 대외평가도 큰 이유 중 하나다. 교육부에서 실시하는‘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에서 본교는 2011년‘비자발급제한대학’으로 분류돼 1년 간 외국인 학생을 받지 못했다. 이후 외국인유학생지원센터 설치 등의 노력을 통해 지난해 12월 31일(월) 비자발급제한에서벗어났고, 현재는 인증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인증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중도탈락률 △외국인유학생 다양성 △재정건전성 △보험 가입률 △신입생 기숙사 제공율 △언어능력의 절대평가 지표 6개 중 5개 이상에 대해 기준치를 충족해야 한다. 이 때 보험 가입률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학생의 유학생 보험 가입률이 80%를 넘어야 한다. 교육부는 외국인 학생의 안정적인생활을 위해 인증 평가 지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교육부에서 유학생 보험 가입률을 인증 평가 지표에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학교는 학생들에게 보험 가입을 독려할 수밖에없다.
 
 
학생들“복지 때문에 가입하는 게 아니에요”
 
  학교는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다고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사회대에 재학중인 A학생은“패널티가 없었으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학교에서는 우리의 복지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큰 질병도 없고 기껏해야 일 년에 감기 몇 번 걸리는 학생에게는 보험이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통대에 재학 중인 B학생 또한“장학금 제한이 없었다면나를 포함한 유학생들은 아무도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라 내긴했지만 내 복지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은 전혀들지않는다.”고 전했다. 경통대 C학생은 “한국에 와 아파본 적이 있기 때문에 보험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보험 미보유 학생으로장학금을 놓치는 것 보다는 보험 가입을 하고 장학금을 받는 편이 이득이라 생각해 보험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유학생팀에 따르면 12일(금) 오후 5시30분을 기준으로 전체 외국인 학생 403명 중 343명이 보험 가입을 완료했다. 이는 애초 인증 대학지표를 위해 목표했던 80%를 넘어 85%의 보험 가입율을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불만은 높아져만 갔다. B학생은“학교가 우리의 복지를 위해 보험을 독려한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C학생 또한“갑자기보험비를 학생의 부담으로 돌리고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학금을 패널티로 제시한 학교의 처사가 어이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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