뿐만 아니다. 그들의 나라에서 자행되었던 차별과 폭행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것이 새로운 형태의 외계
인이다. 흔히 SF속 외계인은 최첨단하이테크 무기를 장착한 절대적인 악당 혹은 인간에게 한없이 우호적인친구로 등장한다. 그러나 ‘디스트릭트9’ 속 외계인은 불시착으로 인해 오갈 때 없는 난민으로 표현된다. 인간에게 핍박을 받으며 반란의 기회를 꿈꾸지만 그들 역시 섣불리 행동할 수 없고, 인간 역시 골칫거리가 된 외계인의 처리 여부를 놓고 이렇다 할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영화는 이 일련의 과정들을 모큐멘터리 형식으로표현하고, 중반부부터는 지금까지 보여 왔던 영웅과는 다른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더 놀라운 것은 현실 사회의 풍자가 곳곳에 묻어남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몰입도를 깨뜨리지 않는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앞서 말했던 익숙함에 있다. 삶도 죽음도, 어느 한 쪽의 승리 역시 없는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이 일련의 과정이 낯설다거나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즉 ‘디스트릭트9’은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움을 가장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감성과 전혀 새로운 형태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를 가졌다. 그렇기에 막상 영화를 보다보면 SF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