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적 맥락에서 협업은 생산성의 증대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이는 다수의 사람이 동일한 노동과정을 수행하거나, 그 과정은 다르나 결과적으로 함께 결합이 되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식정보사회인 지금, 우리는 협업을 하면서 생산성의 증대만을 기대하진 않는다. 흔히 이야기하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학적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한다.

  이런 사회적인 흐름이 존재하는 이 시점에서 일민미술관과 아르코미술관에선 각각 ‘탁월한 협업자들’과 ‘2의 공화국’이라는 전시명으로 예술에서의 협업을 조명했다.

  일민미술관은 말 그대로 ‘협업자들’을 위한 전시를 열었다. 기획의도 자체도 수많은 협업의 예들 속에서 탁월한 결과물들을 살피고자 하는데 있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결과물들의 아카이빙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협업에서는 두 가지 방식이 존재했다. 레터링으로 작가가 참여한부분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스케치 같은 창작 과정의 부산물을 열거해 놓는 형태였다.

  아르코미술관은 ‘2의 공화국’이라는 전시명 답게 2인 체제로 작업 활동을 하는 팀들에 주목하였다. 듀오들은 급조된 팀, 부부, 친구, 동료로 다양했으며 구성원이 몸담은 분야도 건축, 패션, 디자인, 미디어아트로 다채로웠다. 작품들은 크게 협업의 과정을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형태, 작업과정이나 그에 대한 생각을 영상에 담은 형태, 완성품을 전시하는 형태가 공존했다.

  두 전시는 협업을 조명하고자 했지만 그 방식이 상이했다. 일민미술관은 작가의 협업 결과물들을 아카이빙하는 데 초점을 두었고, 아르코미술관은 듀오 작가들의 결과물을 나열하는 데 치중했다. 분업을 넘어선 협업의 시너지를 엿보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획이 예술에서의 협업을 새로이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시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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