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결정짓고 싶다면 과거를 공부하라’는 말이 있다. 1100호를 맞이한 본보에게 더 나은 신문을 위한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번 특집을 통해 숭대시보와 관련된 5인에게 본보를 평가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언론 전문인 및 학내 구성원들에게 지난 학기 숭대시보 12개 호를 평가 대상으로 장단점과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새로운 실험도 해봤으면"






 

 일단 기사 대부분이 ‘닥치고 제목 하나’다. 고도의 장인 정신인가, 귀찮다는 것인가. 부제가 없는 게 독자 입장에서는 불친절할 수 있다. 제목이 두 줄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차라리 헤드라인 한 줄, 부제 한 줄을 쓰는 게 좋을 듯하다. 신문이 △대학 △대학기획 △대학담론 △교양 △인터뷰 △원형잔디 △청춘예찬으로 구성되는데 지면 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예컨대 대학기획은 우리 학교 이야기고 대학 담론은 전체 대학 이야기라는 것이 지면 이름만 보고는 선뜻 와 닿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지면 이름부터 바꿔야 할 듯하다. 지면 간에 구분이 잘 안 되고, 참신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대부분의 대학신문들이 그렇듯 1면이 너무 기성신문과 비슷한데 새로운 실험도 해봐라. 새로운 실험을 꼭 뒤(8면)에 하는데…. 8면은 발랄하게꾸미고 있어 좋다. 그러나 앞에는 묵직해야 하고 뒤로 갈수록 가벼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걸 깰 필요가 있다.

 또한 신문을 사람 이야기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가령 ‘강의 제도가 문제다’ 하면 제도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 또한 사람 표정이 드러나는 사진 기사가 별로 없다. 인터뷰 사진을 제외하고 풍경 사진이나 필자 사진이 대부분이고사람 눈빛이 없다. 이렇게 되면 신문에 생동감이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대학신문인만큼 학생들 이야기를 많이 써야 한다. 예를 들어 교양 지면도 학생들 입에서 나오는이야기로 채워져야 한다. 다른 지면들도 학생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꾸며야한다. 결론으로는 기성신문을 따라가지 않는 게 대학신문이 살 길이다.
 

 

 

"깊은 고민과 성찰이 담긴 양질의 기사가 돼야"









 과거 학보는 대안 언론, 정보 제공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며 학생사회를 선도했지만 이와 같은 기능은 시대 변화와 함께 축소됐다. 현재 학보를 찾는 학생들은 줄었고 일부 학보는 연명하는 수준으로 이어가는 형편이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려면 대학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담긴 양질의 기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야 한다. 또한 정보 제공 창구로서의 기능도 아주 접어둬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숭대시보는 학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학내 현안, 학생들의 목소리 등을 성실하게 다루고 있고 타 대학들의 이야기, 사회적 이슈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 학생들이 대학을 포함한 사회 전반을 훑을 수 있다. 특히 숭대시보가 1면에 내걸고 있는 기사들의 경우 상당수의 타대학들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학생과 대학가 관계자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할 거리를 안겨준다. 1088호의 “공대생이 외면하는 공학교육인증제”, 1097호의 “자체평가용 보여주기식 진로 상담”, 1098호의 “신뢰는 가고 이름만 남은 강의평가” 등의 기사가 좋은 예다.
 기사의 전반적인 질은 우수한 편이며 꼼꼼하게 취재하고 논리정연하게 작성했다고 판단되는 기사들이 많다. 다만 대부분의 기사가 ‘fact’ 전달에서 끝난다는 점이 아쉽다. 얼마나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가, 얼마나 더 발품을 팔고 노력하는가에 따라 기사의 질은 달라진다.
 
 단순히 학생들과 대학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이면에 어떤 것들이 숨겨져 있는지 고민하고 분석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내 사안이라고 교내 관계자들의 이야기만 들을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이야기도 듣는다면 대안 제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기사의 형식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사회 문제와 같은 사안을 르포기사로 다룬다면 보다 생생하게 상황을 알리고 문제의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인터뷰 기사는 문답형식인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할 경우 작성하기 편하고 일목요연하지만 독자에게 다소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스토리 형식으로 작성해보는 등의 변화도 해봤으면 한다. 나머지 지면들은 디자인과 콘텐츠가 우수하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지난 학기부터 타블로이드 배판형으로 신문 판형을 변경한 것은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훌륭한 선택이었다. 콘텐츠 부분에서는 ‘자유여론’, ‘신문평’ 등의 코너를 통해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 ‘숭실역사실록’, ‘다독다독’ 등을 통해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교수들과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코너들이 계속해서 늘어났으면 한다.

 숭대시보를 챙겨보는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신문를 읽으면 기분이 좋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자들이 숭대시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좀 더 나은 신문을 만들고자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롯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학업을 하면서 매주 신문을 낸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진정성과 사명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힘내길 바란다. 특히 독자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기사, 보다 질 높은 기사를생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학교 구성원들을 위한 신문이어야"











 숭대시보는 숭실 구성원들에게 교내 뉴스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유일한 창구다. 주간 신문으로서 시의성에 맞는 뉴스를 제공하며 학내 구성원들에게 학교의 흐름을 파악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대학 신문이 점점 없어지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읽고 싶어 하는 신문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을 하는 흔적이 상당히 보인다. 원형잔디와 청춘예찬 면이 대중성과 학생들의 시각에 맞추려는 노력의 결과다. 청춘예찬 면에서 재미있는 아이템과 매번 다른 주제를 통해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학생들이 모르는 학교의 산책길을 소개하거나, 학교 부서 기관을 소개하고 학교 건물의 명칭을 알리는 데에서 노력이 돋보인다.

 한편 원형잔디와 같은 지면을 통해 자유여론, 기자의 눈, 신문평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학생들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고 그들이 신문에 관심 갖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실을 자리는 부족하다. 학생들의 정당한 비판 통해 학교에 대한 긍지와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신문의 보도 구성과 내용은 대학 면에서 가장 잘 짜여있다. 현재 기사들은 각 지면이 지향하는 특징에 알맞다. 기사들은 주제에 맞는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진도 적절하게 배치돼 있다. 이런 점에서 대학과 대학담론면은 상당히 짜임새 있게 구성되고 있다. 한편 기사 자료 사용에 있어서는 객관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의 자료를 사용하는 등 국회 자료를 사용하는 모습에서 자칫 정치적 성향이 보이기도 한다. 이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중립성과 공정성이 확보된 정보들을 사용해야 한다. 정치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신중한 자료 선택이 필요하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신문의 위상과 전통을 유지해주어 자랑스럽다. 우선 숭대시보는 학교 신문으로 숭실 구성원들을 위한 신문이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교수·직원·학생·동문·학부형들 전부가 참여하고 독자로서 관심과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형평성 있게"


 

 

 

 

 

 먼저 힘든 작업 환경 속에서 신문을 제작하는 숭대시보 편집국 기자들의 역할과 수고에 감사하다. 숭대시보가 교내 구성원들과 동문, 학부모 등 많은 숭실 가족들에게 메신저 역할을 한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언론의 역할과 기능을 고려할 때, 중립적인 위치를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사안에 대해 입장이 다른 양측의 의견을 형평성 있게 보도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편집국의 의사가 반영되어 있어 아쉬운 기사도 있었다. 중립적으로 기사를 작성하며 사안에 대해서는 독자들이 직접 평가하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면 기사는 해당호의 편집 방향이나 내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사들이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면서 한 눈에 들어오는 제목으로 변화해 나갔으면 한다.

 숭대시보는 신문만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있지만 총장이 발행인이라는 점에서 기관지의 성격을 일부 갖고 있다. 따라서 학교의 소식지와 홍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기사를 통해 숭실의 기쁜 소식들을 접한다면 학내 구성원들이 숭대시보를 더욱 가까이 하고 싶을 것이다.

 

 

"상황을 바라도는 다양한 시각 필요해"

 

 

 

 


 숭대시보가 최초의 대학 신문이라는 것이 숭실대 학생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교내 구성원들이 읽을 수 있는 학보가 있다는 점은 큰 자랑거리다.

 하지만 숭대시보가 학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할 수 없다. 그 이유로는 첫째, 숭실대 학우들이 교내 소식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모두 실시간으로 여러 소식을 접하며 종이 신문에 대한 소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어플을 제작하거나 숭대시보 사이트의 접근성을 높여 휴대폰으로도 볼 수 있는 신문이 돼야 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일부 기사가 공격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정함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신문에 들어가는 내용의 신선함이 부족하다. 사람들이 일반 신문을 읽는 이유는 정보를 얻거나 사회의 상황을 자세히 알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학생들이 숭대시보를 더욱 많이 보게 하려면 기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정보가 있어야 한다. 학교 내 소식을 전하는 신문이기 때문에 내용의 참신성이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몰랐던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또한 단발적인 의견이 아닌 교내 구성원들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파악하며 기사를 작성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교직원 식당에 대한 기사도 학생들만의 입장이 아닌 당사자인 교직원들의 입장에서도 기사가 다뤄져 좀 더 풍부한 내용을 담았으면 좋겠다.

 대학생의 가십거리만 다루는 대학 잡지와는 달리 숭대시보는 소신을 갖고 문제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는 유일한 교내언론이다.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며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문이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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