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꼴 때문에 연애도 못하는 시대다. 지난 일 년 간 정치권에서는 엄청난 이슈들이 연이어 터졌나왔다. 앞으로 어떤 사건이 또 일어날지 궁금할 정도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문제의 본질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여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NLL에서부터 검찰총장 사퇴까지, 그동안 일어났던 일련의 정치적 공방들은 사실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라는 본질을 흐리기 위한 ‘겉절이’들인 것이다.

  학내에서도 본질이 호도되는 사건들이 일어나 안타깝다. 대표적인 것이 교직원 식당의 학생 출입 금지 문제다. 이번 학기 초 교직원 식당에서 학생들의 출입을 금지해 많은 학우들을 당황하게 했다. 결국 출입 제한이 해제되었지만, 그 누구도 교직원 식당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기존에는 점심에 3천 원과 4천 원 메뉴가 각각 나왔고, 저녁 메뉴는 3천 원이었다. 하지만 리모델링 이후 이 가격이 슬그머니 1천 원씩 인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우들은 교직원 식당의 메뉴가 오히려 전보다 형편없어졌다고 말한다. 결국 출입제한은 가격 인상을 위한 미끼였던가. 누군가는 이에 대해 명확히 답변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사건은 도서관의 정숙 캠페인이다. 도서관자치위원회는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정숙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물론 필자 역시 도서관의 소음을 줄이자는 취지를 지지한다. 하지만 도자위의 공지를 보면, 정숙 캠페인이 본의 아니게 도서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지에 따르면 “지난 1983년, 도서관이 준공된 이후 현재까지 도서관의 규모는 그대로”라고 한다. 우리는 ‘2013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학생회관도 지었다. 그런데 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도서관은 그대로인가?

  필자가 학교를 다닌 4년 동안 시험기간의 도서관 자리부족과 소음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때문에 구 학생식당 자리에 열람실을 만든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그럼에도 축제 때마다 그 공간에서 클럽파티를 벌이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런 식으로 본질이 호도되면 특정 세력만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게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해 우리 학우들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