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1명당 학생 수 35명, 과포화 상태를 조명하다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각종 대외 평가에서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교는 재학생 비율과 예산을 감안해 교원 수를 늘리고 있다. 그 결과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11년 38.7명, 2012년 37.1명, 2013년 34.7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감소에도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타대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알리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2013년도 본교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서울권 10개 대학 평균인 24명보다 약 10명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교원 수 부족으로 인한 지표 값 하락
 국가에서 규정한 전임교원은 △교수 △부교수 △조교수로 본교에는 현재 총 515명의 전임교원이 있다. 전임교원의 수는 그 대학의 여건을 보여주는 지표로, 국가의 재정지원 사업 선정지표로도 사용되고 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본교는 ‘숭실 2020 발전계획’의 핵심 전략 과제에서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의 목표 값을 33명 이하로 설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타 대학 평균보다 높아 지표 결과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7월 발표된 ‘2012학년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서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우리 학교의 비교 대학 10개(△건국대학교 △동국대학교 △홍익대학교 등) 중 가장 낮은 1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나타내는 지표에서도 현저히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본교는 지난 2012년에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2.35점을 받았으며 올해는 3.41점을 받았다. 이는 2013년 평가에서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적은 가톨릭대와 약 3배나 차이나는 결과다. 가톨릭대는 2013년도 평가에서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9.6명으로 10점 만점을 받은 바있다.


학과 현실에 부딪히는 교수 임용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학과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전임교원이 부담해야 하는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과는 글로벌통상학과(44.9명)인 반면 가장 적은 과는 건축학부(5.1명)로 8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그 다음으로 △전기공학부(39.5명) △법학과(37.4명) △경제학과(37.8명) △기계공학과(36.8명)가 뒤를 이었다.
 

 이러한 차이는 각 과의 특성에 따른 교수의 임용 문제에서 비롯됐다. 교무팀 한철희 팀장은 “학과가 가지는 특수성이 강할수록 교수 선발이 힘들 수밖에 없다.”며 “교수 채용 공고 시기가 대학마다 비슷해 어느 한 학교에 교수 지원이 몰리는 상황도 있고, 평가 과정에서 본교의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는 교수들도 있어 교수를 채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임교원의 수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지만 각 학과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통상학과 이인구 학과장은 “글로벌통상학과는 본교 내에서 전과 및 복수전공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과이기 때문에 교수 부족 문제가 늘 발생하지만 학생들의 공급에 따라 교수 수를 갑자기 늘리는 것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전기공학부 염정덕 학과장은 “전임교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학교 내 예산 문제도 있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과에서 일방적으로 교수 증진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전임교원 자리, 비전임교원으로 때우기?
 이 같은 현실은 전공 수업에서는 전임교원의 자리를 비전임교원으로 채우는 결과를 낳았다. △글로벌통상학과(16%) △철학과(22.4%) △경제학과(27.3%) △생활체육학과(28.9%) △회계학과(31.3%) 순서로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비율을 보인 글로벌통상학과는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 학과 평균인 53%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비전임교원이 진행하는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경영대학 A양은 “시간강사의 경우 학교에 계속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에 따로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전임교수들에 비해 거의 없다.”며 “시험 전날에는 찾아뵙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인문대학 B군은 “수강하고 있는 강의 중 시간강사가 담당하는 수업이 있는데 다른 학교에서 오느라 한 번씩 늦을 수도 있다고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며 “하지만 늦는 횟수가 잦아져 수업을 듣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 개인 시간도 빼앗기는 상황
 교수 1인이 맡아야 하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학생 개개인에게 쏟는 시간도 부족하고 교수의 개인 연구 시간도 뺏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전임교수 1인당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글로벌통상학과는 6명의 교수가 무려 100여 명의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전기공학부 역시 교수 한명 당 40여 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통상학과 1학년 C군은 “교수가 맡는 학생 수가 많다보니 상담시간에도 편차가 존재해 언짢은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수들은 사적인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기공학부 염정덕 학과장은 “전기공학부 교수님들이 보통 학생 한명당 30분 이상의 상담을 하시는데 대개 학생들은 저녁에 하길 원한다.”며 “그렇다 보니 연구 시간이나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공과대학 ㄱ교수는 “상담 인원 배분은 학과장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인적인 이유로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혼란 가중된 전임교원 확보 문제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를 낮추기 위해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여야 하지만 최근 갑작스레 변한 교육 정책에 본교의 교원 확충 계획이 혼란을 겪고 있다. 본교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2011년 57.7%, 2012년 60.2%, 2013년 64.4%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수도권 전체 대학 2013년 평균인 83.8%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여서 학교가 계속적으로 교원을 확보해 왔다. 이런 현실에서 교육부가 지난 10월 “2018년부터 대학입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생 수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학 정원 감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기존의 일정한 학생 수에 맞춰 충원해 왔던 전임교원의 수를 굳이 늘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이에 교무팀 한철희 팀장은 “교원을 꾸준히 증진시켜온 기존의 방식과 달리 교육부의 방침으로 학생 수가 줄어 교원을 충원하지 않고도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며 “현재 학교도 교육부의 새로운 정책 방향에 따라 교수 임용 계획을 다시 설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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