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클럽 참여율 평균 0.4% 등 학생 참여율 저조

 

본교는 2007년 9월부터 ‘독서명문대학’을 기치로 내걸고 올해로 7년째를 맞았다. 이에 따라 중앙도서관은 학생들에게 자발적인 독서 습관을 형성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 예산의 대부분을 자료 구입에 쓰는 등 학생들의 능동적인 독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의 노력과는 달리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률 및 독서 프로그램 등의 참여율에서는 독서명문대학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3년간 본교의 대출 권수는 △2011년 16만 2,470권 △2012년 17만 7,138권 △2013년 10월까지 11만 8,336권이다. 재학생 1만 5,000명을 기준으로 한 달 도서 대출 권수는 약 0.8권으로 채 1권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 프로그램은 많은데… 학생은 어디에?
  현재 중앙도서관에서는 총 11개의 독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으로 △독서후기클럽 △독서토론회 △저자강연회가 있고, 방학 중에는 △독서여행 △인문학 축제 △치유하는 글쓰기 △인문고전 맛보기 △고전강독 △7,000페이지 독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다. 또한 지역사회를 위한 ‘책 읽는 택시’를 운영하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읽기 강연회’도 펼치고 있다.

  이렇게 독서명문대학을 목표로 교내외에 많은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지만 학생들의 참여율은 실질적으로 높지 않다. 독서인재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독서후기클럽은 매달 도서관에서 2권의 도서를 선정한 후 학생들이 신청 이유를 기록하면 그 가운데서 50~80명을 뽑아 도서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3월부터 9월까지총 408명의 학생이 신청했는데, 이는 한 달 평균 58명의 학생이 신청한 셈이다. 현재 본교 재학생 수가 1만 5,000명인 것을 감안했을 때 독서후기클럽의 학생 참여율은 0.4%다. 하지만 이마저도 다양한 학생들의 참여가 아닌 이전에 참가했던 학생이 중복으로 신청하고 있다. 한 달 단위의 기수제로 운영되는 독서후기클럽은 현재 74기까지 모집됐다. 지난 72기부터 74기까지 총 세 기수의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74기에 신청한 학생 79명 중 30명이 72기와 73기에 중복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세 기수 모두 소속된 학생들은 15명이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학생 참여가 저조하다. 7,000페이지 독서 프로젝트는 방학기간에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프로그램이다. 7,000페이지를 읽고 매 권마다 후기를 써서 중앙 도서관 카페에 올리면 학생들은 교수위원회로부터 심사와 독서 코칭을 받게 된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친 학생들은 도서관으로부터 최종 수료자로 선정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료를 받은 학생 수는 많지 않다. 이번 여름방학에 지원한 학생은 총 115명이고, 그 중 수료를 마친 학생은 15명에 불과하다. 이는 지원 학생중 10%에 해당되는 것이다.

 

토론은 뒷전이 된 독서토론회
  독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독서토론회에서도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서토론회는 매 학기 1회씩 진행되는 것으로, 25명의 교수가 개인 강의 시간과는 별도로 △동·서양 고전 △철학 △문학 △사회·과학 분야 등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학생들과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A교수는 총 5회에 걸친 토론 모임에서 토론을 전혀 하지 않고 사담만 한 채 모임을 끝냈다. A교수의 토론 모임을 신청했던 사회대 ㄱ양은 “처음 모임 때 교수님이 책을 주신 것 외에 다음 모임부터는 책과 관련된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정기적으로 모이는 날이면 밥만 먹고 끝나는 날도 있었고, 교수님이 늦는 날도 많았다”고 답했다. 사회대 ㄴ양 역시 “다른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좋았지만 단순히 친목을 나눈다는 느낌이 강했을 뿐 독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독서 토론과 더불어 다양한 학생들과 책 이야기를 하고싶어 참여했는데 그 부분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것 같다.”고 전했다.

 

강요로 얼룩진 독서명문대학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본교는 △독서와토론△독서토론세미나 △숭실명품독서1 △숭실명품독서2 △아카데미독서법 등 총 5개의 독서 관련 교양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양 과목은 독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강요’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숭실명품독서1을 수강하는 인문대 ㄷ양은 “독서록을 써야 하는 수업인데, 상당히 부담이 된다.”며 “독서를 즐겁게 하고자 신청한 과목이지만 독서록에서 조차 작가소개, 줄거리, 감명깊은 점 등 너무나 형식적인 것을 요구해 과연 이것이 대학생에게 맞는 방법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공대 ㄹ군 또한 “총 35권의 책 중 20권은 권장도서를 읽어야 하고 15권은 자유롭게 자신이 책을 골라 읽을 수 있지만, 권장도서의 비율을 더 줄였으면 좋겠다.”며 “권장도서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생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자신이 보고 싶은 도서의 비율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답했다.

 

예산은 줄고, 학생 요구는 못 맞추고
  본교는 지난 10월 8일(화) YES24와 ‘독서명문대학 만들기 프로젝트’ 협약식을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2009년에는 교보문고와 ‘독서명문대학만들기’ 협약 체결을 한 바 있다. 이렇듯 본교는 국내 대표 출판업체와 협약을 맺으며 독서명문 대학으로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실질적으로 중앙도서관에 배정된 자료 구입비는 타대와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현재 중앙도서관은 연간 20억 원을 자료 구입비에 쓰고 있다. 하지만 대학정보공시에 기재된 본교의 ‘대학 총 예산대비 자료 구입비율’을 살펴보면, △2011년 1.2% △2012년 1.1% △2013년 1%로 지난 3년 동안 계속 감소했다. 한양대의 경우 전체 예산의 1.6%를 도서관 자료 구입비로 쓰고 있으며 그 외에 많은 대학교가 본교와 동일한 수준인 1%대를 유지하고 있다. 도서관 학술정보운영팀 이정걸 팀장은 “이번에도 예산이 부족해 학교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며 “학교 재정이 풍족하지 않다 보니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현재 중앙도서관은 전자 자료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지만 그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서관의 전자 자료에는 학술DB, 전자 저널 등 국내외 다양한 학술지와 논문으로 이뤄져 있다. 학술지와 논문의 특성상 저자의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전자 자료는 영어 원서와 복잡한 논문지가 많아 일부 대학원생과 교수들이 주로 이용하고, 학생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회대 ㅁ군은 “1학기 때 교양필수 과목에서 학술DB 시스템을 사용하는 법을 라인 강의로 들은 적이 있다.”며 “당시 들으면서 느낀 것은 ‘과연 이것이 학생들에게 자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까’라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경영대 ㅂ양은 “차라리 그 예산의 일부분으로 도서관 편의 시설을 비롯해 각종 시설들을 보완하는 것이 학생들이 원하는 바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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