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용찬호 기자 sonicyong@ssu.ac.kr
   지난 3월 제22대 총여학생회는 ‘와락’이란 이름과 함께 출발했다. 류지연(사회복지·4) 총여학생회장과 강은미(화학·3) 부총여학생회장은 임기 초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를 ‘와락’ 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연 총여가 지난 1년간 그 목표를 얼마나 이뤘는지, 또 공약은 얼마나 이행했는지 살펴봤다. 한편 류 총여학생회장은 제23대 총여 후보의선 거본부위원장을 맡아 회장직을 사퇴했다. 이에 따라 강 부총여학생회장만 인터뷰했다.                                                     편집자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다고 했는데 개정이 이루어졌나?
   개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사실 개정이라기보다 처음부터 본교의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관련된 규정을 총여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목표였다. 규정 검토는 계획대로 진행했다. 하지만 총여에서 성희롱·성폭력과 관련된 학내 규정을 살펴본 결과, 개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학교에 개정을 따로 요구하지 않았다.

   
   학내 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성폭력 대처 매뉴얼화’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매뉴얼이 없는데 이는 어떻게 된 건가?
   정확히 말하면 ‘성폭력 대처 매뉴얼화’ 공약은 이행하지 못했다. 성폭력 사건을 해결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게 하고,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한 경우 어디를 찾아가야 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만든 공약이었다. 기자가 말한 것처럼 결과물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포괄적으로 본다면 농활, 새터, MT 등의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반(反)성폭력 교양 자료를 배포하거나 성추행 및 성폭행 피해 학생들을 상담센터와 연결해 주는 등의 활동을 한 것이 일종의 매뉴얼화라고 할 수있을 것이다.

   
   지난 4월 14일(일), 밤 12시 20분경에 커밍홀과 글로벌브레인홀 사이에서 낯선 남자가 여학생의 입을 막으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본교의 안전 시스템은 불안하다. 공약에도 CCTV 증설, 가로등 장소 확인, 가로등 점등 시간 점검이 있었는데 어떻게 됐나?
   1학기 중반 무렵에 일주일 동안 CCTV가 설치된 위치와 가로등이 켜져 있는 시간을 조사했다. 실제로 문화관 뒤는 어둡고 침침한 곳인데도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시설팀에 문화관 뒷쪽에 CCTV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지만 문화관 증축 계획 때문에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한편 가로등이 켜져 있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심지어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밤을 지새우는 시험 기간 때조차도 가로등이 새벽에 꺼져 있었다. 그래서 시설팀에 직접 찾아가 매일 새벽 늦게까지 가로등을 켜줄 것을 요구했다. 건의 이후 가로등이 시험 기간 동안 새벽에도 계속 켜져 있었다. 그러나 매일 가로등을 켜 놓는 것은 비효율적인 측면도 있고, 전기 요금이 계속 나가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시설팀의 입장을 들었다. 하지만 시험 기간만이라도 가로등이 계속 켜져 있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주거 문제와 관련해 비싼 기숙사비와 열악한 기숙사 시설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착한 기숙사 짓기 운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본교 기숙사는 1인실을 기준으로 했을 때 49만 원으로 전국 대학 중 12번째로 비싸다. 기숙사비, 해결됐다고 보는가?
   절대 해결됐다고 보지 않는다. 특히 여학생들은 치안상의 문제와 편의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숙사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학생이건 여학생이건 비싼 주거비뿐만 아니라 물이 새는 등 기숙사 환경에 대한 문제를 많이 얘기했다. 그래서 착한 기숙사 짓기 연대 운동을 진행했다. 지난 2월 6일(수)에는 대학생의 주거권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에게 기숙사 문제와 대학생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에 관한 담론을 형성했다고 본다.

   
   기숙사 관련 공약에는 ‘민자 기숙사 문제, A-Z까지 주거 문제해결단 만들기’도 있었는데 이는 실천했나?
   착한 기숙사 짓기 운동에 참여했던 학생들 중 기숙사 문제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학생들이 주로 주거 문제해결단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참가 인원이 너무 적어 완벽하게 공약을 지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취하는 학생들의 집에 경보기를 설치해 주는 ‘자취집 경보기 설치’ 또한 주거 문제 관련 공약이었다. 이행됐나?
   자취집 경보기 설치 공약은 총여 자체에서 기획한 것은 아니다. 동작구 보건소에서 기획한 것을 총여가 함께 학내 구성원들에게 알리는 홍보만 진행한 것이다. 여학생뿐만 아니라 남학생도 가능한 사안이었는데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본교 예산이 들어간 작업은 아니어서 손해 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문화 부문과 관련해 ‘진짜 건강미인 프로젝트’나 ‘속 시원한 클럽’은 진행했나?
   호신술, 요가, 배드민턴, 헬스 등 다양한 체육 분야에서 함께 운동할 사람을 찾아주는 작업을 통해 건강한 문화 생활을 구축하려고 했다. 또한 항상 억압돼 있고, 사회가 규정한 여성상에 갇혀 답답한 여학생들을 위해 속 시원한 클럽도 마련하려 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공약은 예산이 부족해 진행하지 못했다.

  
    ‘여휴 와락이 모집’이나 ‘One-week One-day 클린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여학생 휴게실 관리는 잘 이루어졌나?
   여학생 휴게실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인 여휴 와락이를 모집하려 했다. 그리고 학교 측에 요청해 이들의 봉사 시간을 인정받고자 했다. 하지만 봉사지원팀에서 “학생회 같은 자치기구 활동에 대해 학교가 봉사 시간을 주는 것은 어렵다.”고 말해 모집하지 못했다. 대신 총여 집행부원들이 여학생 휴게실을 관리했다.

   클린시스템 구축은 하루에 한 번씩 여학생 휴게실을 관리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집행부원들이 요일별로 돌아가며 청소를 했고, 매일 청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표도 붙여 놨다.

   
   여학생들의 치마 속이 보일 수 있다는 우려로 진리관 2층 전면 창 하단을 불투명화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 이 작업은 완료됐나?
   한 달 전쯤에 작업이 완료됐다. 사실 임기 초부터 진리관 2층 전면 창이 투명한 것에 대해 많은 여학생들이 불편함을 제기해 바로 학생서비스팀에 불투명화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요구한 이후에도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에 꾸준히 요청한 결과 불투명화 작업을 임기 내에 완료할 수 있었다.

  
    SNS를 통한 학생들과의 소통도 시도한 것으로 안다. 총여 전용 카카오톡 아이디를 생성한다고 했는데 소통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됐나?
   임기 초에 총여 전용 아이디인 ‘SSUWR’을 만들어 꾸준히 학생들과 소통해 왔었다. 주로 총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나 행사 일정이나 장소 등에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카톡이 접근성이 좋은 만큼 활용도가 높았다. 하지만 1학기 말쯤 카카오톡이 업데이트되면서 전화번호와 연동된 계정만 만들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이후에는 페이스북으로만 학생들과 소통하게 됐다.

   
   그런데 총여 페이스북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던 듯하다. 온라인을 통한 학생들과의 소통은 부족하지 않았나?

   학생들이 생각보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학생들은 오히려 직접 찾아오거나 전화로 연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지난 10월 1일(화) 축제 때 김조광수 감독을 초청한 강연회에는 5명 정도의 학생이 참여하는 등 참여도가 매우 낮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인 행사에 홍보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
   ‘김조광수 감독과 함께 보는 로빈슨 주교의 두가지 사랑’ 강연회에서 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외의 행사들에는 학생들의 반응이나 참여율이 나쁘지 않았다. 또한 김조광수 감독 초청 강연회의 경우 총여의 예산으로 개최한 것이 아니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주최한 공모전에 선정돼 감독님을 초청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예산 낭비 지적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총여는 올해 남성과 여성 모두를 포용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는데 남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었나?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나 속 시원한 클럽 외에는 남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와락신문>을 남학생 화장실에도 부착했던 것도 남녀를 구분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다. 지난 4월 3일(수)에 진행한 ‘Hand made 생리대 프로그램’에도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라며 남학생들도 초청했다. 비록 이 행사에는 남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알바권리 찾기 강연 및 행사의 경우는 남학생들만 참여했다. 이와 같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올해 총여가 남녀 간의 벽을 많이 허물었다고 생각한다.

   
   총여의 운영비는 전체 학생들이 낸 학생회비에서 나오지만 투표권은 여학생들에게만 있다. 아직까지도 일부 학생들은 총여의 필요성을 부정하며 여성 모임과 같은 작은 단위로 축소해야 한다고생각한다. 지난 한 해 동안 활동한 것을 토대로 총여의 필요성을 말해 달라. 
   여성 모임으로 축소될 경우 총여학생회일 때보다 활동이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하다. 또한 여성 단체는 외부 행사에 치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교내 성추행이나 성폭력에 대한 대응에서도 여성 단체가 아니라 학생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총여가 학생회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학내 사안에 관여할 수 있고, 단체일 때보다 자치 기구일 때 더욱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내 성 문제 등에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총여는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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