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원해 주는데 넌 왜…

  본교는 ‘숭실 2020 발전계획’에서 ‘연구·산학협력 활성화 체계 정착’을 핵심 전략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교수들의 연구를 장려해 연구 성과를 향상시키겠다는 학교의 의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전임교원 1인당 국내 등재 논문 게재 실적과 국제SCI(과학기술논문 인용지수)급 논문 게재 실적은 본교 자체평가에서도 핵심성과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 등재 논문 게재 실적의 경우 △2010년: 0.902편 △2011년: 0.783편 △2012년: 0.81편이며, 국제SCI급 논문 게재 실적은 △2010년: 0.214편 △2011년: 0.232편 △2012년: 0.24편으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외평가에서 본교의 논문 실적은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10월에 발표된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따르면 본교 교수 1인당 국제학술지 논문과 국제논문 피인용 지표 모두 40위 밖이다. 평가 상세 점수는 국제학술지 논문 부분이 0.56점, 피인용 부분은 0.385점이다. 이는 각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고려대의 2.677점과는 4배, 포스텍의 4.264점과는 11배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교수에게 제공되는 연구 지원 종류는?

  현재 교내 연구 지원제도에는 학술연구비 지원과 학술활동 지원이 있다. 학술연구비 지원은 세부적으로 △융합연구 지원 △토대연구 지원 △신임교원 지원 △후속연구 지원으로 나뉜다. 융합연구지원비는 융합 연구를 위해 연구비를 신청한 교수에게 지급된다. 토대연구 지원비는 교수의 논문 게재 수에 따라 금액이 책정되며, 신임교원 지원비는 본교에 임용된 지 3년이 되지 않은 교수에게 지원된다. 후속연구 지원비는 외부 연구를 수주할 때 법에 의해 간접비가 발생할 시 발생비용의 일부분을 학교가 지원하고 있다.

  학술활동 지원은 국내외에서 이뤄지는 학술활동을 뒷받침하는 제도다. 세부 항목으로 △외부연구과제 제안서 지원 △학술대회 참가 및 개최 경비 지원 △우수저서 지원 △연구과제 보증보험 지원 △외부연구비 수주 장려금 △미래기술기획 연구회 지원이 있다.

  또한 본교는 교수의 연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구마일리지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연구자의 교외 연구과제가 본교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적립 마일리지는 현금으로 환산해 보상하거나 △수업 일수 경감 △연구년 추가 배정 △연구공간 추가 배정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교원업적 평가에 연구 부분을 반영해 교수 연구를 독려한다. 교원업적 평가는 교수의 승진∙재임용과 연구업적 및 학문적 우수성 심사를 목적으로 한다. 평가영역에는 △교육 △봉사 △연구 △산학협력 등이 있다. 각 분야마다 점수를 차등 부여해 그 결과가 우수한 교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는 ‘숭실펠로우십교수(Soongsil fellowship professor)제도’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연구지원, 교수들 “글쎄…”

  이처럼 교수의 연구를 장려하는 다양한 지원 제도가 있지만, 일부 교수들은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인문대 ㄱ교수는 “국가적으로 이공계 연구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어 학교 역시 그쪽으로 지원을 많이 해준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인문계열은 그 중요도에서 점점 밀리는 경향이 있어 지원을 받기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인문대 ㄴ교수는 “현재 학교는 논문 편수마다 지급되는 연구비에 상한선을 두고 있어 교수들이 연구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지 못 하고 있다.”며 “인문계열 특성상 주로 국내 논문을 많이 쓰는데, 국제 논문을 많이 쓰게 되는 이공계열보다 지원받는 금액이 적다는 점도 문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본교는 국내 논문의 경우 게재 수에 따라 최대 1천만 원까지 지급하며, 국제 논문은 최대 2천만 원까지 가능한 데다 그 초과분으로 50%까지 인정하고 있다. 논문 한 편당 연구비를 비교하면, A급 국내 논문은 250만 원, 국제 논문은 1천만 원으로 산정되고 있다.

 

  함께 연구해도 대학원생은 찬밥

  본보는 1107호에서 대학원생들을 지원하고 교수들의 연구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BK21 플러스 사업(이하 BK21)에서 본교의 부진한 성적의 이유로 교수 연구를 보조하는 대학원생들이 적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일부 교수는 대학원생들의 부족은 학교의 지원이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공대 ㄷ교수는 “함께 연구를 하는 대학원생들을 보면 학교를 다닌다기보다 매일 직장에 출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며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혜택이 없어 대학원생 입장에서는 연구 참여가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교는 K21 선정으로 지급되는 장학금을 제외하면, 참여한 대학원생들에게 주는 지원이 전무한 상태다. 반면에 BK21에 8개의 사업팀(단)이 선정된 세종대는 참여 대학원생에게 △학술대회 참가지원 △대학원생 인센티브제 △국제교류능력 배양 등의 항목으로 지원하고 있다.

 

  연구 지원비는 결국 교수의 몫

  대학알리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전임교원 교내 1인당 연구비 통계’에 따르면 의과대학이 없고 예산 수준이 본교와 비슷한 서울 3개 대학(△국민대 △세종대 △홍익대) 중 본교는 연구비가 가장 적다. 우리 학교의 지난 3년간 연구비는 △2011년: 5천 216만 원 △2012년: 3천 342만 원 △2013년: 4천 302만 원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교내 연구비는 교수 개인의 역량에 달렸기 때문에 타대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진흥팀 최재웅 팀장은 “교내 연구비의 경우 교수님의 활동이 많으면 금액이 늘어나고 적으면 줄어들기 때문에 매우 가변적이다.”라며 “결국 지원비를 타대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내 연구비는 교수들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교수 자체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교수들의 연구 자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IT대 ㄹ교수는 “공학 계열 연구 부분은 본교의 수준이 최하위인데, 이는 학교의 문제보다 연구를 하지 않는 교수들의 문제다.”라며 “본교의 연구 지원에 부족함을 느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공대 ㅁ교수 또한 “교수 개인이 연구를 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일 때가 종종
있다.”고 답했다.

 

  허술한 제도 속 교수는 ‘태평’

  본교는 연구마일리지제, 숭실펠로우십제도와 같은 연구 장려 제도를 실시한 뿐만 아니라 학교가 요구하는 연구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교수들에게는 불이익도 가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교수의 교육업적 점수와 봉사업적 점수, 연구업적 점수가 기준치에 미달할 경우 호봉 승급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교수업적 평가에 반영되는 연구 부분의 점수가 낮으면 직급 승진을 규제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정년직 교수 373명의 교수 중 3.5%가 연구업적 점수에서 미달되어 호봉 승급이 제한됐다.

  하지만 이런 학교의 방침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회대 ㅂ교수는 “많은 교수들이 논문과 연구에 힘쓰고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부분은 학교가 제도적으로 논문을 요구하는 점이 허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대 ㄷ교수 역시 “학교가 교수에게 직접적으로 주는 압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본교의 직급 최장 연한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각 대학에서는 교수들에게 동일 직급에 근무할 수 있는 최장 연한을 제한하고 있다. 만약 최장 연한을 초과할 시 근무가 더 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조교수들은 승진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는 승진 제도를 통해 연구를 소홀히 하는 태도를 제한하고 교수들의 연구 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학교의 취지다. 하지만 본교가 규정하고 있는 최장 연한은 타대에 비해 긴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본교의 경우, 부교수와 조교수 각각 12년이다. 반면 세종대는 최장 연한을 부교수 9년, 조교수 7년으로 정하고 있으며, 동국대는 조교수와 부교수 각각 9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무팀 한철희 팀장은 “최장 연한을 두는 목적은 교수님들을 퇴출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연구 및 다른 부분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라며 “교수님들이 학교 제도에 허술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원 인사규정 개정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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