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도 불편한데, 4년간 숭실에서 자신보다 더 불편한 학생들을 위해 봉사해온 학우가 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근로·방중 해외봉사·베어드봉사단·학과 봉사 등 대학생활 동안 계속해서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최강우(사회복지학부·09) 군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사회복지학부를 졸업하셨는데, 원래부터 봉사에 뜻이 있으셨나요?

   저는 원래 사회복지학부가 아니었어요. 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윤리나 철학 분야에 흥미가있어서 철학과로 입학을 했죠. 그런데 학교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접하면서 봉사가성격에 알맞다고 생각했고, 마침 철학에 대한 흥미도 떨어졌던 터라 1학년이 끝나고 사회복지학부로 전과하게 됐어요.

 

  학교에서 어떤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는지 궁금해요.

   지금 생각나는 건 방학 때마다 봉사지원센터에서 떠나는 해외봉사가 기억이 나요. 2010년과2011년, 제가 2학년과 3학년 때 캄보디아로 방중해외봉사를 다녀왔는데 2010년에 팀원으로 다녀오고 나서 바로 다음 해 팀장으로 참가했어요.

   팀원으로 참여할 때는 팀장의 지시 하에 준비한그대로 따르면 되는 거니까 2010년에는 비교적가벼운 마음으로 떠났다면 팀장으로 갔을 때는부담이 컸어요. 팀에 저보다 나이가 많은 학우들도 있었는데, 그 학우들도 제가 팀장으로서 이끌어야 했고 현지 상황이 계획과 달라질 때마다 팀원들이 제게 물어보고 의지하니 제가 해결책을제시해야 했어요.

    이렇게 팀장으로서 어떤 사안에 대해 제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 그리고 팀장으로서 함께 해외봉사에 참여하는 교직원들과교류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어요.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근로하며 장애학생들을 도왔던 일도 생각나네요. 장애학생지원센터는 근로 장학생을 따로 뽑아요. 몸이 불편한 친구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말이죠.여기서 근로를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놀기도 하고 학교 수업을 듣는 데 필요한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화장실 등 어떤 장소에 가고싶다고 하면 그 친구를 도와 데려다 주기도 했어요.

    또한 저는 베어드봉사단 1기 출신인데, 베어드봉사단은 저희들끼리 프로그램을 짠 후 학교예산을 받아 운영하는 봉사동아리예요. 저희끼리 영어캠프를 기획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는데, 방학 중에 철원에 있는 동성초등학교에 찾아가 7박 8일의 일정으로아이들과 시간을 보냈어요. 캄보디아 해외봉사도 비슷한 교육 봉사를 하는데 국내에서는 막상그런 프로그램들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베어드봉사단을 통해 아이들에게 재능 나눔을 했던 것 같아 뿌듯했어요.

  

   이렇게 다양한 학교 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한 동기가 혹시 있나요?

   특별한 계기라고 말하긴 조금 민망한데, 제가평소에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위주로 학교생활을했어요. 제가 입학할 때 ‘특수교육지원대상자’ 전형으로 들어왔거든요. 이 전형은 장애 학생들을뽑는 전형인데, 제가 다리가 조금 불편해 그 전형에 지원하게 됐어요.

   그리고 이 전형을 통해들어온 학생들은 장애를 가진 학생들인 만큼 자연스레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인연을 맺게 돼요.그래서 저는 공강 시간에 장애학생지원센터에 찾아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근로 장학생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입학할 때부터 다니다 보니 정이 들어서 그런지 시간이 날 때마다 그 곳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주위에 도움을 주면 더 잘 할 수 있는 장애 학생들이 많이 보이다 보니 그 친구들을 돕고 싶어 봉사활동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4년간의 학교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교직원이있다면?

   봉사지원센터의 이기문 팀장님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처음 대학에 왔을 때 저는 조금 힘들었어요. 제가 흥미가 있어 들어온 학과인데 과도 잘 안 맞고 그래서 조금 무기력해지고힘들었는데, 이기문 팀장님이 뒤에서 ‘이거 해 봐라’, ‘저거 해 봐라’라며 여러 활동을 제시해 주셨어요.

    예를 들면 1학년 겨울방학이 다가오면 뭘할지 몰라 그저 노는 학생들이 많아요. 저 또한 그랬는데 이기문 팀장님이 학기 말에 “방학에 뭘할거냐?”고 물어보셨어요. 아무 계획이 없었기때문에 그냥 생각해 본다고 대답했는데, 딱히 할일이 없으면 여기 참여해 보는 게 어떠냐며 해외봉사 안내문을 보여 주셨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경증이지만 제가 장애인이고,해외를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팀장님께서 갈 수 있다고,하라는 것만 잘 하면 된다고 용기를 주셨어요.그 때 팀장님이 주신 용기 덕분에 더 많은 프로그램에 도전할 수 있던 것 같아요. 

  

   혹시 졸업 후 진로가 정해졌나요?

   저희 전공이 사회복지학부다 보니 많은 친구들이 사회복지 기관이나 관련 계통에 취직을 하는데, 저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진 않았어요. 저는 봉사활동을 좋아하긴 하지만 직업으로 봉사를 하는 것과 지금처럼 단순히 즐겁게 봉사를 하는 것은 분명 다를 것 같거든요. 그 차이에 대해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4년간의 대학생활을 통해,우리 학교가 장애 학생들에게 적절한 편의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혹시 장애학생들을 위해 학교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이 있으신가요?

   딱히 건의할 건 없어요. 제가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활동을 했으니까 잘 알잖아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장애학생들을 위해 정말 많은편의를 제공하고 있어요.따로 도서관에 가기 힘든 친구들을 위해 안에서재도 마련돼 있고, 컴퓨터도 배치돼 있어 필요한 학생들은 언제든 여러 가지 정보도 검색할 수있어요.

    그런데 오히려 학교에 있는 장애학생들이 이용을 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장애학생 명단을 받아 전화를 해 보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이 많아요. 동아리방처럼 편하게 와서 이용하면 되는데이름이 장애학생지원센터다 보니까 낙인이 찍힌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처음부터 이용한 학생들은 좋다고 많이 이용하는데 아예 처음부터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아쉬워요.

   장애학생들에게 필요한 큰 책상을 개인 시간표에 맞춰 강의실에 배치해 주는 등 학교 수업하는 데 불편함이 있으면 도와 주고, 이 이외에도수업에 필요한 게 있다면 최대한 지원해 주니 많이들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경증 장애학생의 경우에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용을 꺼리는 학생이 많은데, 경증 장애학생이든 중증 장애학생이든 상관없으니 많이 이용했으면좋겠어요.

  

   새로 입학하는 장애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와서 낯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장애학생들이 학교를 이용하는 데있어서 소극적인 면이 있더라고요. 새터나 MT등 여러 학과 활동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 몸이조금 불편하더라도 과 학생들과 어울리는 데 적극적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만약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참여하고 싶어도 못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이왕 대학에 왔으니까 처음부터 많은 걸 해 보고, 최대한 많은활동에 자신있게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세상이 생각보다 좁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한데서 아는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싶어요. 앞으로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요.그리고 만약 사회복지사가 된다면 제가 마음으로 행하는 진정한 봉사와 일로써의 봉사를 잘 조율해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제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큰데 예산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이런두 가지 면에서 조율을 잘 해서 도움이 필요한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을 적절히 제공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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