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소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특히 김연아 선수의 마무리가 좋지 않게 끝나서 참 아쉬웠다. 러시아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어주며 안타까운 은메달에 무르고 말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김연아 선수에게 아쉽다고 말하기에는 우리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했었던 게 사실이다. 다만 확연한 실력 차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편파적인 판정이 국제적으로 인정됐다는 사실이 나를 비롯한 많 은 세계인을 경악케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불합리와 부조리는 늘 있어 왔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상식과 법을 뛰어넘는 일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권력이나 재산을 조금이라도 가진 자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약자를 돕거나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데에는 인색하다. 이러한 사회의 부조리한 점들은 매우 작은 것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취업에 있어서 학벌이나 외모, 출신에 대한 차별 및 무시 등은 옳지 않다는 것을 모두 알지만 우리 사회 속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처럼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식의 현실성 없는 대안은 부적절하다. 맹수들이 들끓는 정글로 묘사되는 지금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의 역량을 최대화해야 한다. 극소수의 봉사정신이 투철한 이타주의적인 사람들 말고는 자신을 돕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다. 따라서 각종 비리와 꼼수로 남을 짓밟는 것이 아닌 자신의 능력을 계발해 사회의 이기적인 것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도록 해야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군가 자신을 무시하거나 어떠한 역경에 처했을 때 이를 당당히 이겨내고 한층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만한 실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다소 잘난 체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탁월한 실력만이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다.

김연아 선수처럼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도 이번에는 자기 자신을 지키지 못했다. 하물며 우리들은 말할 필요가 없다. 모두들 자신을 갈고 닦으며 한 분야의 최고가 되어 사회의 온갖 불합리한 점이나 악·폐습 부조리 등이 우리를 어찌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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