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이어 올해도 <시네마 천국>이 재개봉됐다. 하루에도 수많은 영화가 상영되고, 또 그만큼 많은 영화가 종영되는 현실 속에서 <시네마 천국>처럼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는 영화는 많지 않다. <시네마 천국>의 강점은 ‘향수’에 있다. 살아온 시간이 적든 길든 간에 과거의 기억을 자극 시키는 탁월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

  <시네마 천국>은 영화 속 감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창’을 장치로 내세운다. 주인공 토토의 어린 시절에 ‘창'은 영사실과 영화관을 연결해 주는 시각적 오브제이자 영사 기사 알프레도와의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장치가 된다. 동시에 토토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영사실 창 안을 훔쳐보던 꼬마 토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영사실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토토가 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영화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과 알프레도와의 우정에서부터 연인 엘레나에 대한 사랑으로 까지 이어진다. 토토와 엘레나의 사랑은 안타까운 첫사랑으로 끝나지만, 고해소 창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토토는 그 속에서 성장한다. 모든 상처를 안고 고향을 떠난 토토는 결국 영화감독으로서 성공하게 된다. <시네마 천국>에서 영화는 토토의 삶이자 전부이다. 그렇기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차창에 비친 토토의 얼굴을 단순한 슬픔이나 그리움으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시네마 피라디소’가 불타 없어진 자리에  ‘신 시네마 피라디소’가 생겨났듯, 토토의 기억 속에 알프레도는 여전히 선명한 영상으로 남아있다. 알프레도가 남긴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토토는 더 이상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스크린이라는 '창'을 통해 과거로 회귀한다. 그 순간만큼은 토토도 성공한 영화감독이 아닌 관객에 불과하다. 결국 영화는 타인의 삶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삶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천국일지도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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