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학교와 중앙일보의 매거진 M이 공동으로 주최한 ‘내 멋대로 현실의 발견’ 영상 페스티벌에서 ‘하소연’(김명환, 오성규, 전지웅, 박정현)이 매거진 M상을 받았다.

  과거 본교 인터넷 방송국 ‘씨즌넷’에서 활동했던 국원들이 모여 영상을 제작해오던 실력을 선보인 ‘하소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4학년의 고민거리와 그의 시선을 통한 개개인의 고민을 잘 표현해 준 작품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졸업을 앞둔 상황이고, 씨즌넷 활동을 마쳤잖아요. 어떻게 다시 모이게 됐나요?

  전지웅 학생(이하 전지웅): 공모전 소식이 작품발표 며칠 전에 올라와서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대략 2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고, 10일 이내에 작품을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 있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그래도 제작기간은 정말 짧았죠. 5~6일 전부터 작품 제작에 들어갔고, 실질적인 제작기간은 2~3일 정도였어요.

  오성규 학생(이하 오성규): 2주도 되지 않는 시간 내에 영상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능숙한 사람들이 모이는 편이 좋아서 팀 편성을 이렇게 했어요. 콘티와 녹음도 함께 하고, 시나리오도 짜야 하니 씨즌넷 활동을 했던 경력이 많은 고학년 위주로 모이게 됐습니다.

 

  영상제작 쪽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박정현 학생(이하 박정현): 원래 영상제작 보다는 방송국 자체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씨즌넷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촬영이나 편집기술을 배우지 않으면서 활동만 했죠. 하지만 씨즌넷에 있다 보니, 재미있을 것 같은 영상이 많아서 계속해서 영상 촬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전지웅: 어릴 때부터 영상 제작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는 여건이 마땅치 않아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했어요. 대학교에 입학하고 씨즌넷에 들어온 이후 본격적으로 영상 제작을 시작했어요. 비록 제 전공과는 다르지만 재미있게 참여했습니다.

  오성규: 저는 글로벌 미디어학부 학생이에요. 때문에 영상 제작을 많이 했고 영상 기획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씨즌넷에 들어온 이후로는 단지 기획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두루두루 해야 했어요. 덕분에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게 되었죠.

  김명환 학생(이하 김명환):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관심이 많아서 영상 제작을 꾸준히 해왔어요. 씨즌넷에 들어오기 전에도 영상 제작 활동이 많았고 이후에도 많았죠. 이것저것 찍고 만들다 보면 재미있는 점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 매력 때문에 계속해서 활동했던 거고요. 씨즌넷에 들어온 이후로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공모전에 많이 나가지 못했지만 이번에 이렇게 기회가 생겨서 팀을 꾸려 공모전에 나가게 됐어요.

 

  인터넷 방송국(이하 씨즌넷)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김명환: 씨즌넷은 숭실대학교의 언론 5국 중 하나예요. 저희는 2000년도 10월 10일에 개국했어요. 햇수로 따지면 15년 정도 됐죠. 저희는 학교 내의 소식이나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동영상의 형태로 자유롭게 올리고 있어요. 다른 언론과 다르게 매체를 인터넷에 올리는 거잖아요. 숭대시보와 교지편집위원회, 숭실타임즈는 신문이나 잡지 같은 매체를 통해서 알리지만 씨즌넷은 나름 표현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죠. 그래서 좀 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내용도 많고 재미있고 다양한 컨텐츠를 포함하고 있어요. 매년 가을에는 저희 씨즌넷의 제작 영상들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영상제를 열고 있고, 학교 축제 때는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학우들에게 생생한 현장을 전하고 있어요. 단순히 말해서 그냥 영상을 좋아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죠.

 

  ‘하소연’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줄거리 좀 알려 주세요.

  오성규: 저희가 영상제작 회의를 했을 때 가장 많이 나왔던 이야기가 취업 이야기예요. 그래서 주인공을 4학년 컨셉으로 잡았고 영상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갖고 있는 고민들을 보여줬죠. 4학년의 눈에는 다들 평화로워 보이지만 다들 개인적인 고민거리가 많음을 보여줬어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주인공이 숭실대 정문에서 도서관까지 걸어 올라가며 과거를 회상해요.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하고 있는 신입생과 기타를 치고 있는 학생을 보며 평화롭고 고민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을 하죠. 그런데 사실 그 학생들은 각자 고민거리를 갖고 있지만 4학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뿐이에요.

  심사위원들에게는 내용에 관해서 설명을 해드리진 못했어요. <최종병기 활>을 감독하신 김한민 감독님과 본교 경영대학원장 이태식 교수님 등 여러 영화 관계자 분들이 저희 작품에 대해서 평가를 해주셨어요. 이태식 교수님은 2013년도에 개봉한 영화 <군사통제구역 820지대>를 제작하셨고요. 기승전결이 있는 구성과 짧은 기간에 불구하고 완성도 있는 영상이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특히 중앙일보 매거진 M에서 칭찬을 많이 해 줬어요. 그 때 상을 받을 것 같다고 느꼈죠.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점이나 공모전에서 인상깊었던 팀이 있나요?

  오성규: 공모전 같은 곳에 출품하면 전문 연기자를 섭외하지 않는 이상, 연기자는 보통 친구들로 섭외해요. 때문에 촬영하다 웃긴 연출도 많이 나와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김한민 감독님께서 저희의 연기를 보고 왜 이렇게 어색하냐고 말씀하셨는데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고 했죠. 하지만 김 감독님은 어색한 게 오히려 영상에 어울린다고 말씀하셨어요.또 영상은 5분이지만 촬영 시간은 10시간 정도 오래 걸렸어요. 그날따라 사람이 많아서 촬영에 지장이 있었고, 형남공학관 앞의 ‘형남풍’이 그치질 않아서 힘들었어요. 이 외에도 가끔씩 영상 촬영을 하다 보면 정말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요. 이번에는 시간이 촉박해서 따로 편집해서 소장하지 못했지만 영상을 촬영하다 보면 NG 장면 등을 편집해서 따로 소장하기도 해요. 이렇게 인터넷 방송국에서 활동하다 보면 웃을 일이 정말 많아요.

 

  김명환: 공모전 중에 제 후배가 나온 팀이 있었어요. 그 팀 영상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카메라를 메고 걸어가는 학생이 두 갈래 길이 나오자 카메라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 중 한 길로 걷는 장면이 제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습니다. 30초 가량의 분량인데도 내용이 상당히 임팩트 있어 기억에 남네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박정현: 제가 영상 관련 공모전을 참여할 기회는 앞으로 없을 것 같아요.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해요. 저의 전공은 경영학이기 때문에 그 쪽 공부에 집중하고 영상 제작은 취미로 계속 할 예정입니다.

  전지웅: 영상 제작에 관심이 많았지만 진로선택에 있어서 고민이 많이 되요. 전공은 정보통신전자공학부입니다. 앞으로는 취미로 활동하고 제 공부는 따로 열심히 해야죠.

  오성규: 처음부터 관심이 많았던 영상 기획을 좀 더 공부해서 준비할 생각입니다.

  김명환: 저는 앞으로 방송국에 취직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이긴 한데, 저 같은 경우는 방송국 같은 곳의 틀에 박혀서 영상을 만들기보다는 참신하고 재미난 영상을 많이 만들고 싶어서 아직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저희 과를 졸업하거나 미디어 쪽으로 진로를 정한 사람들은 보통 외주 제작사 같은 곳에 들어가서 드라마나 영화를 찍거나 방송국에 취직하는 경우가 대다수예요. 하지만 저는 저만의 영상을 만들고 방송국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많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어요. 특히 요즘은 소셜 네트워크가 많이 발달됐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 영화의 미래와 영상에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명환: 제가 글로벌미디어학부여서 그런지 몰라도 재밌는 영상 매체가 많이 있어요. 글로벌미디어학부의 졸업작품 중 <내일로> 같은 경우도 특이한 형태였죠. 파노라마 방식으로 촬영을 한 덕에 관객이 직접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표현됐어요. 또한 디지털 아트라고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해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수 있어요. 단순히 순수한 영상을 통한 표현이 아닌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통해 관객들이 직접적으로 미디어에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겼어요.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영상들이 많이 나오고 있죠.

  한가지의 예로 요즘 한창 인기인 <겨울왕국>의 OST ‘Let it go’를 보면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이 따라 부르고 그 음악을 즐기게 되잖아요. 디즈니에서 ‘싱어롱’이라고 극장에서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게 색다른 콘텐츠를 만든 거죠. 이런 건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형태인데, 그런 점에서 정말 재밌는 것 같아요.

  그뿐만이 아니라 영상을 촬영하는 기법도 많이 달라졌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D촬영 정도가 가장 진보된 촬영 형태였죠. 하지만 최근 출시된 ‘구글 글래스’의 경우만 봐도 사람들이 직접 보는 것을 촬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초보자들도 영상 매체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됐어요. 이처럼 영상 분야에서 재미있는 형태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직접 참여하는 형태의 영상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새로운 촬영 방식도 늘어나게 될 거예요. 영상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돼 영상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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