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했던 중간고사가 끝났다. 좋지 않은 결과에 실망한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원하던 결과가 나와 기뻐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결과가 어떠하든 시험은 학생들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고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평가받는 시간이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공정하게 경쟁해야하며, 교수와 조교의 감독 역시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공정하게 치뤄져야 할 시험이 그렇지 못하다면 어떠한 문제를 야기시킬까?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의 수고는 어떻게 될까? 물론 이번 중간고사에서 이런 불상사가 있었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시험 과정에서 발생했던 허술한 감독이 앞으로 여러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이를 지적하고 싶다.

  수십 명의 학생이 강의를 듣는다. 당연히 수십 명의 학생이 시험을 본다. 교수가 시험을 보기 전 강의 시간에 모든 학생의 얼굴과 이름을 대충 익혀 놓는 것은 가능하지만 완벽히 외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몇몇 강의에서는 시험 시간에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하여 본인확인 절차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 절차가 굉장히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학생에 따르면 신분증을 책상 위에 꺼내놓긴 하지만 신분증과 시험 보는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넘어갔다고 한다. 신분증 검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학생의 제보도 있었다.

  이것은 여러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음과 동시에 극단적으로는 대리시험이라는 굉장히 큰 부정행위를 유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시험을 잘 준비하지 못한 한 학생이 있다. 만약 본인확인 절차가 허술하고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 학생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준비를 열심히 한 학생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실행으로 옮겨진다면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다. 또한 대리시험만 믿고 아예 시험 준비조차 하지 않아 학생들간의 학습능력 격차가 벌어지는 문제도 초래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시험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시험 하나에 울고 웃고, 그 성적 하나에 장학금이 움직이기도 한다. 우선 중간고사는 드러난 문제없이 잘 끝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시험 감독에서 허술함이 지속된다면 앞으로의 시험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