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는 서울지역 16개 대학 학보사의 연합체입니다. 학보의 주 독자가 대학생 그리고 20대인 만큼, 정몽준 후보가 20대에게 어떤 후보인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몽준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묻는 질문인데, 저는 정몽준을 ‘정을 몽땅 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별명을 흔히들 알부자라고 하는데요. 그 뜻은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는 뜻이라고 하고 싶네요.

 

  정 후보님이 대학에 다니던 70년대의 대학생활은 지금과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정 후보님의 대학생활은 어떠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계동의 중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독일어가 재미있어 문화원에 다녔던 경험이 있어요. 1학년 때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많은 생각을 한 기억이 납니다. 3학년 때부터 ROTC 훈련을 받으면서 엄격한 군대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ROTC 경험이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기르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2년 4개월의 군 복무 생활 동안 소위 임관을 시작으로 예비역 중위로 만기 전역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행복주택 일부 공급 △대학생 전세임대 지속 공급 △공공기숙사 및 연합기숙사 건축비 일부 융자 지원 △주택바우처 도입 등을 통해 2017년까지 대학생 주거지원율 25% 달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전국에서 대학생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대학생 주거 정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현재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생 주거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대학의 경우에 대학 부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분류가 돼서 학교 안에 여유 부지가 있어도 기숙사를 못 짓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장이 된다면 이런 개발제한구역을 완화해서 대학교 안에 기숙사를 증축해, 보다 많은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전에 제가 시장이 되면 “임대주택을 10만 호를 공급하겠다.”라고 말씀드렸는데 10만 호 중에 2만 호 정도는 기숙사형 원룸으로 공급을 할 생각입니다. 대학생들은 가능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을 해요. 미국 보스턴에 있는 대학원에 가서 생활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다섯 명이 기숙사 생활실을 같이 썼는데요. 그때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학교가 더 많은 기숙사를 확보하도록 하고 서울시는 이를 돕도록 할 것이며 서울시 차
원에서 기숙사형 임대 아파트를 공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대학생은 원룸 등 임대주택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일부 학생단체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외에 대학생들이 주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계십니까?

  현재 서울시에서는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120다산콜센터의 뉴타운 척척박사 등 주거와 관련된 다양한 기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거정보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기관의 분절로 인해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주거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주거지원 정보 센터’를 만들겠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대학생을 포함한 모든 서울시민들이 편리하고 쉽게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새터민과 외국인들의 주거문제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누리당 국민행복드림본부가 제시한 <가족행복 2014 3호·대한민국 청소년 기(氣) 살리기>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대학생 주거 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을 공급의 부족으로 진단하고 △행복주택 조기 공급 및 전국으로 확산 △대학생 전세임대 공급 확대 △행복(공공)기숙사 확대 등 다양한 형태의 주거지원 방안 추진을 주요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정 후보께서는 서울시의 대학생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정책이 현재 교육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학교 안에 여유 부지를 갖고 있어도 도시계획에 맞지 않아 기숙사를 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도시계획을 변경해 학교 안에 많은 기숙사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현재 10%에 불과한 기숙사 수용률을 20%까지 증설해 보겠습니다.

 

  정 후보께서는 공공기관 이전 부지에 벤처산업 단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신 바 있습니다. 제시하신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부지 매입을 위해 7조 원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실 방안인지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내년과 내후년 중 서울에 있는 백여 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82만 평의 빈 부지가 생겨나게 됩니다.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서울에서 행정 및 공공업무, R&D 분야 등의 다양한 기능이 유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이전 기관이 비용 확보를 위해 수익 중심으로 매각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저는 정부와 협의해 서울시 차원에서 이전 기관 부지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창조산업과 벤처산업 단지를 조성해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서울시가 매년 천억 원 정도의 부지를 매입해 창업 보육, 기업 지원시설 입주 등 선도사업을 시행하고 민간개발을 유도해 지식 산업센터를 유치할 계획입니다.

 

  독일은 모든 대학의 등록금이 면제되지만 ̒교육의 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고, 미국은 세계 대학순위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할 만큼 높은 교육의 질을 자랑하지만, 연간 3천만 원에 달하는 높은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다녀야 합니다. 대학진학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등록금과 교육의 질 문제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후보님은 현재 서울시 대학들의 교육의 질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등록금 수준’이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며 동시에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현재 4년제 대학의 1년 평균 등록금이 660만 원 수준이라 들었습니다. 반값 등록금을 하면 모두가 좋아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소식을 들어 보니 반값 등록금을 좋아하는 대학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박원순 시장도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반의 반 수준으로 내렸는데요. 제가 한 시립대 교수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 말씀이 대학 재정이 반값 등록금으로 낮아지는 바람에 교수들 연구비 명목으로 20~30%가 깎였대요. 교수님들 반응이 좋을 리가 없죠. 학생들 입장에선 반값 등록금을 하면 좋아하겠지만요.

 우리나라 대학을 ‘최고의 지성’이라고 하는데 저는 반값 등록금이라는 단어가 최고의 지성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값 등록금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고의 교육기관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더불어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인 존경심이 많이 훼손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등록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문제지만 기숙사 문제를 먼저 해결해 주고, 장학금을 더 많이 주는 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반값등록금이 실현된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시립대입니다. 반값 등록금으로 부담은 줄었지만, 이로 인한 예산 감소 문제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이 될 경우 서울시립대 등록금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입니까? 그리고 등록금 인하 정책이 계속될 경우, 예산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입니까?

  4년이란 시간을 대학에서 보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해요. 젊었을 때 일 년은 나이 들었을 때 10년과 같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인생 중의 4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대학에서 보내죠. 미국의 유명한 빌 게이츠는 자신이 대학에서 배울 것이 없다며 대학을 나왔잖아요. 자신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죠. 이렇듯 4년이라는 시간이 저는 등록금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등록금과 장학금 등의 문제는 제가 시장이 된다면 학생과 교수들의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인천, 경기도 등 서울시 외곽 지역에서 한 시간 이상씩 걸려 가며 통학을 하고 있습니다. 통학 시간과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이 맞물리다 보니 해당 시간의 광역버스 부족 문제는 계속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경기도는 버스 증차를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 측은 교통 혼잡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 후보께서는 서울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계획 중입니까?

  광역버스는 꼭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증차의 필요성이 있다면 저는 그걸 시행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증차를 반대하는 서울시의 입장이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간에 교통량이 많은데 필요하다면 지하철이나 광역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더 개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신촌 및 경춘선 철도 인근 ‘대학 관광특구’ 지정 및 대학 밀집지역을 활성화시킨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대학문화 관광 특구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또한 제시하신 20~30대 중심의 새로운 문화 상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시장·군수까지 전부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해요. 그러면 먼저 ‘관광’이라는 것이 뭔지 생각을 해 봐야죠. 일반적으로 우리가 외국에 간다고 하면 등산이나 쇼핑, 해수욕, 스포츠 등 그 목적이 각각 다르지만 저는 어쨋거나 관광의 핵심은 외국에 가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학창시절을 보낸 보스턴은 작고 별로 구경할 게 없어요. 그나마 보스턴에는 유명한 대학교는 하버드와 MIT가 있죠. 많은 사람들이 학교 구경을 가지만 학교도 별다른 눈요기가 못돼요. 하버드는 유명한 학교지만 대개 오래된 저층의 붉은 건물들에 불과하죠. 그렇지만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 젊은 학생들과 교수들이 다니는 풍경을 볼 수 있어 사람들은 그걸 구경하곤 합니다.

  서울의 신촌에도 많은 학교가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제일 큰 여대인 이화여대부터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한 홍익대, 그 밖에 연세대, 서강대 등이 있죠. 저는 그것이 서울의 중요한 관광자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한 번은 이화여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학교 안에 들어서자마자 학교 분위기가 참 좋다고 느껴졌어요. 대학 건물 안에 들어가 교수실을 방문했는데 교수실 분위기도 참 학문적이면서 여유 있는 것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도시생활과는 다른 특별한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저는 우리가 도시계획을 제대로 구상한다면 신촌과 같은 대학이 밀집한 지역에 대학 분위기가 쉽게 조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시장이 된다면 대학이 밀집된 지역들을 매입할 거예요. 그 지역을 조금만 아름답게 꾸며 주면 서울 최고의 관광지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서울시의 문화예산은 2.2%로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저는 앞으로 최소한 문화예산을 3%까지 올릴 생각입니다. 제가 지금 어떠한 문화상품을 만들겠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가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참된 문화정책은 정부와 서울시가 젊은 예술인들을 지원하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규제 완화는 비용이 감소하는 측면도 있지만, 세월호 참사와 같이 안전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한 후보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또한 서울시장이 될 경우 서울시 내부의 규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실 계획입니까?

  우리나라는 규제에 관한 많은 법이 있고 그 법에 의한 더 많은 규제가 있죠. 규제 중에서 제일 무서운 규제는 ‘서랍 속에 있는 규제’라고 합니다. 제가 동작구 국회의원 당시 남성초등학교 운동장 부지를 개발해서 주차장을 만들고 어린이집도 짓고 더 나아가 아이스링크도 지으려고 했어요. 그 내용을 담은 제안서가 제 손을 거쳐 도시개발 책임자 앞까지 갔는데 하는 말이 현행법에 위반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안서 내용을 법무법인에 해석을 맡겼더니 현행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그래서 문제가 없는 제안서를 들고 다시 찾아갔습니다. 그랬더니 그쪽에서 하는 말이 “전례가 없다.”라고 그러더라고요. 지금 우리나라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가 ‘창조경제’임에도 불구하고,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를 한다는 것에 분노한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이 규제라고 생각해요. 많은 규제는 이유가 다 있고, 다 나쁜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부분이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지역 대학생 그리고 20대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길을 가는데 어떤 분이 저에게 와서 그런 말을 했어요. 정치인이 서민이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기분이 나쁘대요.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정치인이 서민이란 단어를 쓸 때는 “너는 계속 서민으로 남아서 선거 때마다 나를 찍어라.” 이렇게 들린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서민이란 표현보다 중산층이라는 단어를 썼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전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분의 말씀처럼 서민들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는 반면, 서민을 도와서 중산층으로 변화시키는 정치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서민을 도와서 중산층을 만든 실적이 있어요. 제 아버님이 대통령 선거에 나오셨을 때 나온 공략으로 ‘반값 아파트’를 제시하셨는데요. 제가 회사에서 일할 때 그 ‘반값 아파트’ 정신을 살려서 종업원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아파트를 공급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주택 자가 보유율이 99%까지 됐던 것 같네요. 집이라는 것이 주거 이상으로 재산 형성의 중요한 수단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실질적으로 서민이 중산층을 되게 만든 실적을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를 했는데, 이것은 큰 돈을 벌어서 잘 먹고 잘 살자는 그런 학문이 아닙니다. 한정된 자연조건 내에서 어떻게 공동체가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저는 그러한 정신에 따라 열심히 잘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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