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당시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노라조 2.0(이하 노라조)’를 개발, 전 세계를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는 당찬 숭실인이 있다. 바로 졸업을 미룬 채 꿈을 펼쳐 창업을 결심하고, 현재 앱(App) 개발 회사 위플리를 세운 젊은 숭실인 박종현(컴퓨터·04) 공동대표다. 본교 중소기업센터 2층에 있는 창업기업실에 들어서자 작은 회사들이 각자의 팻말을 내걸고 자리하고 있었다. 그 중 '위플리(Weplli)'라고 적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방 한켠에서 세 명의 개발자가 뽀로로를 보며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그 중 잔잔한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기자를 맞이했다. 바로 박종현 공동대표였다. 그는 어떻게 앱 개발을 시작하게 됐을까. 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원래 꿈이 게임개발자였어요.”

 
   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게임회사를 창업하는 꿈을 꿨다. “어린 시절 다닌 컴퓨터학원의 원장 선생님이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곤 했어요. 그 때부터 저도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후 박 대표는 본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해 PC게임 개발을 향한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PC게임 개발의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PC게임을 개발하려면 많은 인력이 필수적이었고,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해본 경험도 필요했어요. 경험을 쌓기 위해 게임회사에 수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떨어졌죠. 하지만 개발의 꿈을 접을 수는 없었어요. PC게임에 비해 적은 인력과 기술력으로도 완성도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게임 앱 세계로 뛰어들 결심을 했죠.”
 

   “이건 신세계야.”

 
   2009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앱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게 된다. 그 후로 안드로이드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는 동생의 안드로이드 폰을 보고 큰 충격을 느꼈다는 박 대표. “그 당시 스마트폰은 초기의 스마트폰이라 지금 보면 상당히 저사양이였지만, 당시 제가 보기에는 하나의 컴퓨터였어요. 그 자체로 신세계였습니다.”그러던 찰나에 앱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통신업체 등이 주관하는 공모전들이 열리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도전. 그러나 번번이 입상에 실패했다. 박 대표는 권토중래라는 사자성어를 마음 속 깊숙이 새겼다. 수차례 도전으로 실력을 쌓아 앱 개발의 기반을 닦은 박 대표의 창업의 열망은 본격적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순조로운 출발

    박 대표는 죽마고우 친구인 현재의 위플리김용수 공동대표와 손을 잡고 본교 중소기업센터에 둥지를 틀게 된다. 그 후에 개발하게 된 첫 번째 게임 작품 액션 팽귄 디펜스를 개발해 사람들의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그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선전을 했던 것 같아요. 아마 그 당시에는 이라는 분야에 사람들이 많이 뛰어들지 않은 때였던 터라 그랬던 것 같아요. 당시 이용자들의 호평이 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줘서 차기작 앱을 만들 만한 원동력이 됐어요.”
   이후 박 대표는 계속해서 앱들을 개발한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앱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달콤함에 이어진 쓴맛

 
   박 대표는 노라조를 개발하여 20122월에 드디어 출시하기에 이른다. 같은 시기 정부에서는 앱 홍보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앱 개발자들을 대신해 정부가 앱을 홍보를 해주는 사업이었다. 박 대표는 정부가 선정해 준 민간 홍보업체를 선정해 협업체제를 만들었다. “노라조를 해외에 출시하자 반응이 뜨거웠어요. 스마트폰 바탕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떠다닌다는 아이디어는 사람들을 매료시켰죠.”노라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기 속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 생각에는 캐릭터의 옷을 팔아 이익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결제를 안 했어요.”
 
   박 대표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이용 동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까 그 답이 나오더라고요. 사용자가 노라조 앱을 사용하는 목적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휴대폰에서 쉽게 보기 위함인데, 굳이 캐릭터를 꾸밀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거예요.”
  
   이후 박 대표는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바꾼다. “당시 노라조의 시스템은 바탕화면에 설정 할 수 있는 캐릭터 개수가 기본 20개로 설정돼 있었는데, 이것을 2개로 제한해서 더 많은 캐릭터를 설정하고자 할 경우 돈을 받는 방식으로 변경했어요. 그러니까 조금씩 수익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구글마켓의 수익구조는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구매하면 구글마켓이 개발자에게 돈을 보내주는 방식이었으나, 협업한 민간업체의 늦은 계좌등록 때문에 박 대표 측의 계정이 블록(Block)’처리가 돼 버렸다. “결국 그 계정을 못 쓰게 돼 버렸어요. 계정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이 안 되니까 사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졌어요. 그간 해외에서 쌓은 신임과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죠.” 그러나 앱 개발에 대한 박 대표의 열정이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그해 5, 3개월의 수정과정을 거친 노라조 2.0’은 국내에 출시하게 되고 500만이라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된다.
 

   “제가 만든 앱을 사람들이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자랑스러워요.”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이 제가 만든 앱을 자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뿌듯함을 느꼈다는 박 대표. “문득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제가 만든 노라조 2.0’ 앱이 핸드폰 바탕화면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봤어요. 인터넷이나 마켓에서 앱이 좋다는 댓글만 보다가 막상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자랑스럽고 보람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박 대표는 앱을 잘 만들어 나가고 있구나.’하는 생각과 더 좋은 앱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해외시장을 겨냥한 앱 개발

 
    박 대표가 하나의 앱 개발에 쏟는 시간은 보통 3~4개월 정도이며 만드는 모든 컨텐츠는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한다. 현재 개발 중인 앱 레인보우 디펜스의 경우에도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번역을 완료해 놓은 상태다. “요즘 많은 회사들이 상품을 내걸고 홍보를 하잖아요. 우리는 소규모 회사이다 보니 홍보를 진행할 여력이 못되는 게 아쉬워요.” 겸손한 그의 대답과 달리 마켓에 미리 출시된 베타버전이 만여 명 이용자의 입소문을 타며 반응을 얻고 있다.
 

   “특별한 마음을 가져야 다른사람을 돕는 건 아니잖아요.”

 
    박 대표의 회사는 매달 빈민국 어린이를 돕기 위해 성금을 내고 있다. 비록 작은 회사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특별한 마음을 가져야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아니잖아요. 우연히 힐링캠프의 차인표 편을 봤는데 한국 컴패션이라는 단체를 알게 됐어요. 그것이 후원의 시작이었죠.” 현재 박 대표의 회사는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짧지만 굵은 회사

   
   박 대표와 김 대표가 공동 창업한 회사 위플리의 역사는 짧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고있다. “재작년에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머니투데이가 매달 우수 앱을 선정해 시상하는 대한민국 모바일 앱 어워드에서 입상하기도 했어요. 작년에는 아시아 7개국이 참가하는 스마트폰 국제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일하다 보면 뛰어난 숭실대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 우수한 학생들이 어우러지지 못하고 혼자 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우수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노력하면 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S대 학생들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자연스레 협업하는 분위기를 이뤄가는 것에 비해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개인 차원을 넘어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협동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이 더 뛰어난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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