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에 관한 서적 5권을 집필한 박종평 작가의 저자강연회가 지난 9월 18일(목) 오후 7시에 본교 김덕윤예배실에서 열렸다. 영화 <명량>의 누적 관객수가 1700만 명을 돌파한 지금, <진심진력>의 저자 박종평씨는 영화에서 알려지지 않은 이순신 장군의 참모습을 말하려 한다. 그가 말하는 이순신을 들어보자.

  강연장에 오게 된 사연

  “개봉된 <명량>을 보고는 이순신 장군을 공부하는 사람이기에 영화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을 했어요.” 최소한 <난중일기>라도 똑바로 읽어 봤다면 저렇게 영화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에는 이순신 장군에 대해 왜곡된 사실이 있었고 대중에게 알려야 되는 내용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알리고자 강연을 하게 됐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

  “1597년 10월 14일 봉함을 뜯기도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 “내 마음은 이미 죽어 껍질만 남아 울부짖을 뿐이다. 하룻밤이 1년 같구나…이경에 비가 내렸다.” 이순신 장군이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쓴 일기의 내용이에요. 그는 이 편지를 받고 통곡했어요. 왜 편지를 받고 장군이 울었을까요? 그의 셋째 아들,이순신 장군을 가장 많이 닮은 아들 이면이 아산에서 전사했어요. 장군은 수백 척의 배를 침몰시키고 수천 명의 일본군을 바다에 수장시켰어요. 그런데 그런 그도 자식의 죽음 앞에서 한없이 눈
물을 흘립니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 승리의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아들의 전사를 알게 됐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 그리고 그날의 일기가 이순신 장군의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기를 보면 “내가 지은 죄 때문에 화가 너에게 미친것이냐?”라고 말합니다. 승리의 대가를 그의 아들로 지불했어요. 그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일기를 썼으며, 통곡했어요. 이것이 이순신 장군입니다. 우리가 닮고 우리가 배우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바로 인간 이순신 장군이에요.

  현실과 타협했으면 패배했을 것이다

  그의 일기는 항상 날씨 이야기로 시작해요. 해군에게 날씨는 전투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고 합니다. 장군은 아들이 죽었던 사실을 알았던 그날, 고통스럽게 절규하는 일기를 쓰는 와중에도 마지막에 날씨를 썼어요. 그 고통의 순간에도 자신의 일을 멈추지 않았어요. 본업을 잃지 않았죠.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아프고 힘들다는 이유로 잊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잊지 않았어요. 이런 점이 이순신 장군을 불패 장수로 만들었어요.

  아들의 전사 소식을 들은 후 며칠 동안 부하장수들이 그를 찾아왔어요. 하지만 그는 슬픈 마음을 감췄어요.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자신의 부하를 죽음에 내몰았기 때문에 부하들 앞에서 울 수 없었죠. 그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고, 원칙을 지키는 장군이었습니다.

  최근 몇 달을 돌아보죠.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는 기가 막히는 일들을 보십시오. 세월호의 그 바다가 어딥니까? 명량해전의 무대 ‘기적의 바다’, ‘생명의 바다’, ‘승리의 바다’는 세월호 사고의 바다가 됐어요. 4백 년 동안 우리는 기적의 바다를 통곡의 바다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우리의 책임이죠. 누구에게 책임을 묻지 마십시오. 이순신 장군처럼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살면서 수없이 타협을 했기 때문이죠. 이순신 장군은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의 국민들이 바다에 가라앉았어요.

  명량에서 어떻게 이겼느냐, 전선 12척을 가지고 어떻게 130척을 이겼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원칙을 지키는 이순신, 항상 준비하는 이순신을 배워야 합니다.

 

지난 9월 18일(목) 오후 7시에 본교 김덕윤예배실에서 강연 중인 박종평 작가.

  참 진(眞), 다할 진(盡),나아갈 진(進)

  <난중일기>에 의하면 명량해전 전날, 이순신 장군은 꿈을 꿨고 신선이 전투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12척을 가지고 수백 척을 이겨야 하는 그는 얼마나 절박했을까요. 이기기 위해서 그는 얼마나 고통스럽게 고민하고 하늘에 기도했을까요. 그 증거가 바로 그 전날 만난 신선입니다. 여러분 삶 속에서 장군처럼 절박하게 갈망해 본 기억이 있으세요? 그는 사욕 때문에 기도한 것이 아니에요. 나라를 위해 절박하게 갈구한 것이죠. 그리고 그 기도 후 기적 같은 승리가 일어났습니다. 진심으로 절박한 마음이라면 하늘도 움직일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이것이 바로 이순신 장군이 말하는 참진(眞)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일기에는 다할 진(盡)이 자주 나와요. 이순신 장군은 부하들에게 정말 네가 최선을 다했느냐? 라고 묻고 그 사람이 최선을 다했다면 상황을 탓했어요.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장군이 말했던 다할 진(盡)입니다.

  장군은 또 백성들과 멱을 감고 부하들과 술을마셨어요. 이렇게 백성과 부하들을 스스럼없이 대했기에 이순신 장군이 서울로 이송될 때 백성과 부하들이 통곡했죠. 그는 물고기를 직접 잡고 쌀을 사왔어요. 군사 5천 명을 위해 직접 음식을 준비했고 병사들과 같이 농사도 짓고 건물을 지었어요. 군사의 수 5780명을 직접 확인하여 기록했고, 742명이라는 노동 인원도 정확히 적어 회계장부를 만들었습니다. 직접 행동하는 것. 이것이 장군이 말하는 나아갈 진(進)입니다.

  ‘나’ 존중하고, 믿고, 따르라!

  장군은 자신이 죽지 않는다면 해낼 수 있다고 얘기해요. ‘신이 죽지 않는 한’ 해볼 수 있다고 얘기해요. 그 문장 안에는 이순신 장군의 모든 것이 있어요. 여러분은 스스로를 존중하나요? 진짜로 존중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이에요. 우리는 자신의 못난 점만 쳐다봐요.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자신을 존중했죠. 이순신 장군은 내가 있는 한 그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고 했어요. 여러분이 가져가야 할 생각입니다. 여러분을 존중하고 사랑하십시오. 내안에 있는 진짜 나를 사랑하신다면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이순신 장군처럼 이길 수 있어요.

12척의 배를 타고 꿈을 꾸다

  여러분에게 12척은 무엇이죠? 여러분이 위기에 처했을 때 여러분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강연을 하면서 이순신 장군이 이끈 12척의 배를 각자 자기 자신에게서 찾으라고 해요. 그것은 경력일 수도, 책, 가족, 친구일 수도 있어요. 12척의 배, 그것을 찾아내면 여러분도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어요.

  아직 시간이 많아요. 우리는 꿈꾸는 존재, 매일 할 일이 있는 존재죠. 여러분은 매일 어떤 꿈을 이루시려고 하세요? 어렸을 때 꿨던 꿈, 지금 잊지 않았나요? 여러분이 꿈꾸어왔던 그 세계를 지금부터라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시길 권할게요. 꼬마 이순신은 어렸을 때 대장이 되는 것을 꿈꾸었다고 해요. 문과집안의 자제였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 장군이 됐고 나라를 지켜 우리들의 후손이 이어졌죠. 여러분도 꿈을 찾아 나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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