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대학과 최하위 대학의 격차 128배

  지난 2일(화) 대학알리미에 2013년 대학별 기부금 현황이 공시됐다. 대학 기부금은 법인회계와 교비회계 기부금을 합하여 산정하며 동문, 기업체, 외부기관이 기탁한 기금이다.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사립대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받은 대학은 성균관대로, 437억 7000만 원을 기록했으며 연세대와 고려대가 각각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그리스도대의 기부금 수입은 3억 4000만 원으로 평가 대상 대학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기부금 격차 ‘심각’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울 소재 4년제 사립대 28개 중 10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금한 학교는 7개 학교였으며 10억 이하의 기부금을 모금한 학교는 3개 학교였다.

  기부금이 100억이 넘는 대학은 △성균관대: 437억 7000만 원 △고려대: 431억 6500만 원 △연세대: 427억 9700만 원△이화여대:290억 1900만 원 △동국대: 185억 5900만 원 △한양대: 150억 6100만 원 △중앙대: 118억 1200만 원 등이었으며, 10억 이하의 기부금을 받은 대학은 △한성대: 8억 원 △덕성여대: 7억 7000만 원 △그리스도대: 3억 4000만 원 등이었다. 기부금이 가장 많은 대학인 성균관대와 가장 적은 그리스도대와의 격차는 128배로, 대학 간 기부금 빈부격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 증가율도 쏠림 현상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기부금 증가율도 일부 대학의 독주가 뚜렷하다. 서울권 4년제 사립대 28개 학교 중 14개 학교에서 기부금이 약 330억 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기부금 증가의 대부분이 △이화여대: 151억 원 △동국대: 69억 원 △숭실대: 49억 9000만 원 △중앙대: 24억 8000만 원 등 증가율 상위 4개 대학에 집중됐다. 이 4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대학들의 증가폭은 각각 10억 원을 넘지 못했다.

  한편 나머지 14개 대학에서는 기부금이 약 200억 원 감소했는데, 이 중 10억 이하의 기부금을 받은 대학도 포함되어 있어 기부금 증가율 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덕성여대와 그리스도대는 지난해 대비 6천 700만 원과 6천 900만 원의 기부금이 각각 감소했다.

 

  기부금 모집 가로막는 현실적인 요소들

  기부금을 많이 모금하기 위해서는 △정원 △졸업생들의 사회진출 △인지도 △학교에 대한 자부심 △애교심 등의 요소들이 충족돼야 하지만 이 모든 요소를 충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인지도를 많이 확보한 대학들과 그렇지 못한 대학의 기부금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한성대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동문들의 기부금 외에 일반인들의 기부금이 있는데 인지도가 높은 대학은 일반인들의 기부를 쉽게 유치하고 기부금도 많지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낮은 대학은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대학들 모금에 ‘필사적’

  기부금 조성을 위해 대학들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경희대는 기부금에 따라 △학교 달력 발송 △총장 명의의 감사장 증정 △평생 도서관 출입증 △경희의료원 의료비 감면 및 장례식장 이용비 할인 등의 혜택을 부여해서 기부금 모금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학교 건물과 강의실등의 이름을 남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국대도 기부금에 따라 △도서관 이용 △자녀의 진로, 적성 검사 △평생교육과정 강좌 수강 △외국어(영어, 일어, 중국어 등) 교육의 수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도 기부금에 따라 △연 1회의 건강검진 △진료비 감면 △도서관 평생 이용증 △연간 무료주차 △국제 어학원수강료 할인 △기부자 초청행사 △기념 물품 발송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한성대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개교기념일과 같은 다양한 행사로 기부금을 유치하고 있다.”라며 “학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학교를 홍보하는 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한 기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학생들의 관심 절실하다

  미래에 동문이 되는 재학생들의 관심은 미래에 기부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각 대학은 기부금에 대해 재학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성대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미래의 동문인 학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그들이 지금부터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미래에 그것이 기부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김민선(신문방송·4)양은“대학 간에 기부금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날 줄은 몰랐다.”라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우리 학교의 기부금을 알게 될 정도로 학교 기부금에 관해서 크게 관심이 없었다. 지금 기부하는 것은 어렵지만 졸업 후 사회에 나가면 학교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꼭 기부를 해서 학교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권나혜(전기전자·3)양은 “학교에 기부자의 이름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많다. 그 건물들을 보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참 멋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부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어서 타 대학에 비해 우리 학교의 기부금이 이렇게 많이 차이나는 줄 몰랐다.”라며 “만약 사회에 나가게 된다면 꼭 기부를 통해 학교를 돕고 싶다.”라고 전했다.

 

  본교 기부금 모금에 총력전

  본교의 경우 전년 대비 기부금 증가율이 서울 지역 사립대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본교 총동문회 관계자는 “120주년 기념 관련으로 동문회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동문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많은 기부금이 모금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본교 발전협력팀 관계자는 “기부금 모금을 위해 대외적인 행사로 유치 활동을 하고있고, 학교 내에서는 재학생들에게 활발하게 모금을 홍보하며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학교 뉴스와 학교 소식지를 동문들에게 발송하여 학교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기부동의서 서식을 같이 보내 기부를 독려하는 활동도 하고 있는데, 홍보하면 할수록 고액의 기부자들이 생긴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