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창조의 동물이다. 동시에 파괴의 동물이기도 하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표현한 창작물로, 저작권으로 보호되고 있다. 몇해 전 수업시간에 김 모 군이 몇 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한 내 저서를 복사해서 수강하는 것을 보는 순간 꼭지가 팍 돌았다. 저 놈은 F를 줄 거야, 속으로 결심을 했었다. 하지만 웬걸, 기말고사를 보니 고 놈이 아주 답안지를 그럴싸하게 써 냈지 아니한가? 그때 깨달은 것이 있으니, 내 저서를 직접 사서 공부하는 놈보다 저렇게 복사해서 하는 놈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서 공부한 학생에게는 책이라도 한 권 남았지만, 복사한 친구는 책이 없으니 추억을 먹기에는 책을 산 학생이 더 낫지 않겠는가? 인생은 긴 것이니 말이다.

  저작권법은 저작재산권, 그 밖에 저작법에 의해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침해하는 조항이 바로 저 ‘복제’의 경우라고 할 것이다. 얼마 전 전국대학교 연합회에서 대학교수들이 출간한 저서 및 논문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복제사용할수 있도록 동의해 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맘씨 좋은 상당수 교수들이 이에 동의해 주었다. 물론 나도 맘씨가 좋아서 동의해 주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저작권을사수(?)해야겠다는 일부 교수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동의서를 제출한 교수의 저작물에 대한 복사는 마음 놓고 해도 된다. 하지만 부동의한 교수의 저작물 불법복제는 당근 처벌이다. 하고 싶은 학생은 그 교수 명단 파악에 심혈을 기울이기 바란다(그 시간에 공부해라).

  스타벅스 비싼 커피는 사 마셔도 피가 되는 교재를 사 볼 돈이 없는 가난한(?) 학생 여러분, 하지만 너무 걱정 마시라. 저작권법은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복제를 허용하고 있으니, 학생회에서 단체로 복사하거나, 복사점에서 돈을 주고 복사하지만 않으면 될 일이다. 총없이 전쟁터 나가면 총 맞아 죽는다. 책 사서 공부해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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