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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월) 교육부는 교육부 홈페이지 정보 공개를 통해 2014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현황을 공개했다. 2014년 4월 1일(화)을 기준으로 집계된 교육부의 해당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유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총 84,89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 2004년도부터 국내 △2년제 대학 △4년제 대학 △대학원 △원격대학 등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모두 조사해 현황을 집계해 왔다. 집계에 따르면 2004년 16,832명이었던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1년에 89,537명까지 증가했으며 2012년부터 올해까지는 소폭 감소했다. 출신지역별 유학생 수는 중국인 유학생이 전체 유학생의 59.3%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 지역 출신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국내 학령인구의 급격하고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따라 앞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확대해 오는 2020년에는 외국인 유학생 수를 20만 명 수준까지 유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계속해서 늘려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무조건 ‘유치’, 수준은 ‘미달’

  교육부는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기 위해 각종 국비지원 사업이나, 대학평가 등에 국제화지수를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국제화지수 지표에는 유학생 수가 반영되기 때문에 교육부 평가에서 국제화지수 점수를 높이려는 대학들이 유학생의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유치에만 힘썼다는 논란이 있어왔다. 지난 2011년 당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지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일부 대학이 유학생의 학비를 30%에서 50%까지 감면해 주고, 낮은 수준의 학점 기준만 채우면 장학금을 주는 등 외국인 학생들을 무분별하게 유치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교육부는 “외국인 유학생 증가에 대응하는 질 관리 미흡으로 한국 대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될 우려를 막고자 한다.”며 이듬해인 2012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를 시행해, 대학의 유학생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학들 유학생 장학금은 따로 줘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여전히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유학생 장학제도를 일반 장학제도와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 장학 제도를 통해 대학들은 유학생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더 쉽게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는 유학생 경우 평점평균이 2.4 이상만 되면 최대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반면 평점평균 2.4 이상인 일반 학생이 등록금을 지원 받으려면 소득분위 등을 고려해 선정하는 가계 곤란 맞춤형 장학금 대상자로 선발돼야 한다. 고려대는 ‘Global KU’ 장학제도를 통해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연세대 역시 외국인전형 장학제도를 따로 운영해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본지가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통해 조사한 결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포함한 △건국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조사를 진행한 서울권 12개 주요대학에서 유학생만을 위한 특별 장학제도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민주당 안민석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사립대에 재학 중인 일반 학생들의 평균 등록금은754만 원이었고, 평균 장학금이 172만 원이었다. 반면 유학생들은 평균 616만 원의 등록금을 내고 평균 237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받아, 일반 학생보다 적은 등록금을 내고 더 많은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거도 외국인 먼저?

  유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주거 문제에도 갈등이 생기고 있다. 수용인원이 한정돼 있는 대학들의 기숙사에 유학생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숙사에 입사할 학생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학이 유학생에게 기숙사를 우선 배정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외국대학과 교류협정을 통해 교환학생에게 의무적으로 기숙사를 배정하기로 한 서울대가 협정대로 유학생에게 기숙사를 우선 배정하면서 일부 재학생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350여 명에 이르는 유학생들이 기숙사를 갑작스럽게 우선 배정 받아 대기번호를받고 기다리던 재학생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의 경우 유학생 기숙사 수용률이 37%에 달하는 반면 일반 학생 기숙사 수용률은 21%에 불과하다.

  한편 서울대, 이화여대, 영남대 등은 유학생만 이용이 가능한 외국인 전용 기숙사도 운영 중이다.

  학생들 “우리 대학이 우리를 차별해”

  이처럼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를 위해 과도한 혜택을 주면서 오히려 내국인 학생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양대에 재학 중인 권순희(융합전자·4)군은 “우리들은 입시 지옥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에 들어오고도 비싼 등록금을 내며 대학에 다니는데, 외국인이라고 해서 입학도 너무 쉽게 이뤄지는 것 같고 장학금도 쉽게 받는 것 같아 화가 날 때가 있다.”라고 전했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서상배(토목·2)군 역시 “일반 학생이 장학금을 받으려면 집안 사정이 아주 어렵거나, 성적이 아주 좋아야 한다. 하지만 유학생들은 최소한의 기준 성적 이상으로 유지하면 등록금이 나오는데다 평가 기준도 우리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 억울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우리나라 대학들은 외국 대학들과 반대로 유학생에게는 일반 학생보다 등록금을 싸게 받고, 장학금 비율을 높여 학위를 팔고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본교, 유학생에 대한 지원 많은 편

  본교도 서울권 주요대학과 비교해 유학생들에게 쉬운 조건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교는 지난 2010년 국제화 등을 목표로 유학생을 급격히 늘렸으며, 지난 8월 5일 (화)을 기준으로 현재 총 497명의 유학생이 본교에 재학 중이다. 본교 학칙에 따르면 이들은 평점 평균 2.0 이상 2.5 미만일 경우에 수업료의 35%를, 평점평균이 2.5 이상일 경우에 수업료의 55%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한편 본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약 10% 수준인데 반해, 유학생 기숙사 수용률은 약 39%로 나타났다. 본교 레지던스홀 운영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주거를 해결하기가 어려워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최대한 수용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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