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제인스 오스틴 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감정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거짓된 마음은 언제나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위험한 감정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오만과 편견』이었다. 사람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사소한 오해로 시작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단지 19세기 연애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두루 꿰뚫는 통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작품 중반까지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관계는 제목 그대로 오만과 편견 그 자체였다. 하지만 다아시의 갑작스런 청혼으로 이 둘의 관계는 180도 변하게 된다.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둘의 성격과 가치관이 송두리째 변하는 과정은 이 소설의 백미이다. 다아시의 청혼은 처참히 거절당하지만, 이후 속사정이 담긴 편지를 읽은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좁은 편견이었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다아시에 대한 감정은 점차 사랑으로 변한다. 무엇보다 재미있던 장면은 서로에 대한 감정 변화를 본인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채 서술되는 부분이다. 이때의 모습은 가랑비에 옷 젓듯이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내색하지 않으려 하지만 마음 속에는 온통 그 사람뿐이고,사소한 감정 변화나 상대방의 작은 반응에도 일희일비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다아시 또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의 그의 모습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묘사하는데, 그 생생함이 나한테도 전해지는 듯했다.    작품 후반부 등장인물들이 겪는 감정은 누군가를 좋아했다면 누구나 한번 쯤 느꼈을 감정일 것이다. 시대불문하고 인간 공통의 감정을 생동감 있고 효과적으로 묘사한 것이 이 작품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배려가 오만과 편견이라는 장애물을 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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