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발간된『 혼인론』은 당시 한국인의혼인문제에 관해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정리한 계몽서이자 전도문서이다.
 

  저자 한승곤은 1881년 평양 출생으로 일찍이 기독교에 입문하여 예수교장로회 산정현교회의 목사로 재직했고, 미국 시카고와 LA에서 한인교회 목사로 시무했다. 1930년 국내 기독교계 항일운동을 주도하다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3년간 복역한 기독교민족주의자이다.
 

  『혼인론』에는 저자의 종교관 및 근대의식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당시 기독교를 배경으로 근대 계몽적 메시지를 담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국의 풍속과 습관을 개량해야 하는데 특히 인륜의 중요한 부분인 혼인에 관한 풍속과 습관의 개량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혼인을 제대로 해야 좋은 부부도 많아지고 가정의 복락이 생기고 올바른 자녀교육을 통해 교회와 사회, 나라에 유익한 사람이 많이 배출된다고강조하고 있다.
 

  당대 혼인의 폐해, 즉 조혼, 이혼과 중혼, 축첩, 간통, 매매혼 등의 폐해로 인해 가정이 파탄되고 있고 크리스찬 가운데에도 잘못된 혼인생활로 인해 출교 당하는 일이 빈번했던 저간의 상황을 감안해 보면, 혼인과 관련한 폐해는 단순히 가정과 사회의 문제뿐 아니라 교계에도 큰 해악을 끼치는 사안이었다.
 

  그러한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이 자료는 크리스찬의 자세와 사명으로 하나님의은혜와 참 이치를 깨달아 혼인의 악한 풍속을 버리고 선하고 옳은 이치를 좇을 것을 강조하며, 그 구체적 지침으로 제1장 ‘믿는 사람과 혼인할 것’ , 제2장 ‘나이 장성한 후에 혼인할 것’ , 제3장 ‘혼인할 때 돈을 주고 받지 말 것’ , 제4장 ‘부모가 자식의 혼인을 인도하는 것이 좋으나 자식의 원치 않는 것을 억지로 하지 말 것’ , 제5장 ‘과부와 홀아비가 다시 장가가고 시집갈 때 혼례를 신중히 할 것’으로 제시하였다.
 

  『혼인론』은 기독교와 서구사상이 유입되어 전통사회의 풍속과 충돌하면서 겪었던 문화적 갈등과 당시 복음전도상의 난제를 ‘혼인’ 문제를 통해 극복하려 했던 실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한국기독교박물관 학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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