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구역까지 왔다 갔다 하며 피워야 하나?”

  유명무실 흡연구역… 수도 적고 홍보도 잘 안 돼

  「국민건강증진법」에 의거해 현재 본교 캠퍼스 전체는 금연구역으로 정해져있다. 그러나 동법 제9조 4항에 흡연자를 위해 건물 바깥 등에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어 본교는 흡연구역을 경상관과베어드홀 사이에 두고 있다.

   이렇게 흡연구역이 설치는 돼 있으나, 실제로는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흡연자 학생들이 흡연구역이 아닌 본교 곳곳에서 흡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흡연자 학생들이 흡연구역에 대해 모르고 있는 탓이 크다. 중앙도서관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기계공학과 ㄱ군은 “흡연구역이 있는지 몰랐다. 꽁초가 쌓인 쓰레기통이 있기에 항상 이곳에서 피운다.”고 말했다.  

  타 대학들의 경우 스모킹 부스나 지붕 형태로 된 흡연 구역을 설치해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피켓 등을 사용해 흡연 구역을 알 리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나 본교의 흡연 구역은 팻말만 하나 세워져있을 뿐이다.

  또한 흡연 구역에 관한 별다른 홍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흡연구역이 한 곳밖에 없다보니 거기까지 가서 흡연하기에는 귀찮다는 입장도 있다. 예술창작학부 ㄴ군은 “흡연 구역이 교내 이곳저곳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담배를 피울 때마다 정해진 흡연구역으로 가는 것은 번거롭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른 학교에 비해 본교는 흡연구역이 적은 편이다. 한양대의 경우 교내 건물 57채 중 25곳에 흡연구역이 있으며, 서강대는 전체 건물 36채 중 23곳, 중앙대는 전체 건물 36채 중 15곳이다. 본교의 경우 건물 27채 중 흡연 구역은 단 한 곳이다.

  피해 입는 비흡연자들… 교내 사방에서 담배연기

  이 같은 상황에 비흡연자 학생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흡연구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여기저기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학생들 때문이다. 심지어 ‘금연구역’이라고 표시돼 있는 중앙도서관 라운지 및 조만식기념관과 나무계단 근처에서도 버젓이 흡연을 하고 있다. 인문대 ㄷ양은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진리관이나 조만식기념관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면 언짢다. 냄새가 지독해 화가 난다. 쫓아가서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로 본교 금연구역 곳곳의 쓰레기통에 담배꽁초가 가
득 쌓여 있었다.

  건물 내부에서까지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있다. 본교의 한 청소노동자는 “강의실 근처에까지 꽁초가 떨어져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교내의 여러 건물에 있는 화장실 및 학생회관 샤워실에도 담배 냄새가 나며 꽁초도 함께 발견되기도 하는 사례도 많다. 이 같은 상황에 본교는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본교 관리팀 관계자는 “하루아침에 개선될 문제가 아니다. 학교가 억지로 담배를 뺏을 수는 없는 문제고, 결국은 학생들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보건소의 단속, 현실적으로 힘들어

  흡연 단속을 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지난 2013년 동작구 보건소는 학교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될 시에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비흡연자 학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한 사례는 없다. 이는 흡연자 학생들의 수가 많아 일일이 과태료를 부과하기가 어려우며 학생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동작구 보건소 관계자는 “단속을 나갈 때 총학생회가 마뜩찮아 했다. 그리고 흡연자 학생들도 금연 구역인지 몰랐다며 맞서기도 한다. 이에 단속을 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보건소는 지난해에는 약 5번의 단속을 나왔으며, 올해는 금연 캠페인만 실시했다.

  반면 지난해 9월 12일(금) 고려대학교에선 성북구 보건소 단속반이 금연 단속을 실시해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던 학생들을 적발하고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적발된 학생들도 ‘금연 구역인줄 몰랐다.’ , ‘재떨이가 있어서 흡연 구역인줄 알았다.’고 반박했으나 보건소 측은 ‘금연구역이라고 표시된 구역에서는 과태료를 물린다.’는 입장을 표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모범적 사례는 없나?

  중앙대학교는 지난 2012년 흡연 부스와 지붕형 흡연구역을 설치했다. 이는 중앙대 54대 총학생회가 내건 공약이기도 했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설치뿐만 아니라 흡연구역 알리기 캠페인도 활발하게 펼쳤으며, 그 성과로 흡연자 학생들이 대체로 흡연구역을 잘 이용하게 됐다. 중앙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잘 협조해주고 있다. 통행로 근처에 있는 흡연구역에서 가끔 냄새에 관한 민원이 들어오는 것을 제외하고, 흡연자
및 비흡연자 학생들의 불만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본교 관계자들도 이같은 상황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윤홍준(수학·08) 총학생회장은 “흡연 구역을 홍보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학교와 잘 상의해 흡연구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본교 관리팀 관계자는 “흡연 구역 문제는 학교의 어느 한 기관만이 노력해서는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며 “각 기관이 흡연 구역에 관한 업무를 잘 처리하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일을 처리해야 보다 안정적인 흡연구역 운영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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