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동신선무늬거울(龍樹殿閣文鏡) -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모든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중간자의 설정은 여러 종교에서도 확인된다. 인간과 신을 직접 연결할 수 없기에 인도자적 성격의 중간자를 설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고려시대 사람들이 생각한인간계와 신계의 중간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청동신선무늬거울은 용과 버드나무, 멋진 집이 어우러진 도안으로 용수전각문경이라고도 한다. 우리 거울은 지름이 19.8인데 제작 상태가 양호하고, 보존상태가뛰어나 이러한 모양의 거울을 대표하고 있다.

도안의 배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거울 제일 아래에는 파도치는 물결과 역동적인용이 보인다. 용은 불법과 신선세계의 수호자이다. 그 위로 다리가 있는데 다리 중간에 있는 인물이 오른쪽에 있는 인물을 인도하듯 손을 뻗고 있다. 다리의 맨 왼쪽에는 방아를 찧는 토끼와 두꺼비가 보이는데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인 서방정토(西方淨土)를 의미한다. 여기가 인간 세계와 신선 세계의 경계인 것이다. 그 왼쪽에는구름 위에 탑 모양의 갓을 쓴 세 명의 인물이 보인다. 중앙의 인물은 손을 모은 채앉아 있고, 좌우 두 인물이 보좌하고 있다. 바로 아미타여래, 관음보살, 보현보살 등아미타 삼존불이다. 가장 상단에는 구름에 휩싸인 기와집이 보인다. 건물 문은 반쯤열려 있는데 한 인물이 몸을 반쯤 빼꼼히 내밀고 있다. 여기가 바로 극락(천국)이다.

전체적으로 인간이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다리를 건너는 과정으로 기독교에서의요단강과 같다. 결국 중간자의 도움으로 경계(다리)를 건너 삼존불과 만나 궁극적으로는 천국(누각)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서사적으로 보여주는 아주 멋진 한 편의 이야기다. 다리를 건너기 위한 중간자가 바로 예수님과 같은 존재이다.

이번 주는 고난주간이다. 그리고 45일은 부활절이다. 이 거울을 통해 예수님을한 번 떠올리는 한 주가 되길 바란다.

한국기독교박물관 학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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