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국회의장이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구입 △희망 △꿈 등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는 7포세대인 지금의 청춘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넨다. 건강사회를 꿈꾸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말하는 청춘들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연애와 결혼에 겁먹지 마라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연애를 시작해서 대학교 끝 무렵까지 이어갔어요. 그때의 경험으로 연애가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 여러분 세대의 연애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세대 때는 옆에 앉기보다는 마주보고 얘기하고, 스킨십 같은 것도 순수하고 부끄러워서 장갑 낀 손으로 3번 정도 잡아본 게 전부였어요. 그래도 그때 3년간 연애하며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남자로서의 고민, 그리고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색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이 기억은 훗날 사회에 나가 무언가에 부딪쳤을 때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절대로 연애를 포기하면 안돼요. 사람은 반드시 그 나이에 느껴야 할 것들이 있는데, 연애를 포기하면 그때 느껴야 할 것을 느끼지 못하잖아요.


  더불어 결혼도 포기하면 안됩니다. 요즘 GDP가 1인당 이만 팔천 달러가 됐다는데, 우리 때는 천 달러도 안됐어요. 제가 67학번인데 그때 우리가 한 이야기가 뭔지 아세요? ‘만 40살에 자기 집을 가지면 인생 성공했다.’였어요. 저도 결혼 생활의 출발은 원룸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의 청년들은 시작의 기준을 너무 높이 설정하고 그 기준이 안된다면 쉽게 포기하는 것 같아요. 고생하는 것에 일찍부터 겁먹고 인생의 큰 행복을 놓치는 실수는 하지 마세요.

 인간관계에 정성을 더하라

  지금의 청춘들이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이유는 아마 공부하고 이런저런 스펙을 쌓느라 시간이 부족해서 일겁니다. 그런데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여러분은 스마트폰 세대죠? 하지만 우리 때는 은사님이나 좋아하는 선배에게 기념일마다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를 쓰고, 봉투에 넣고, 풀발라서 우체국에 가서 부치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드는 일입니까. 우리 때는 그렇게 마음을 전했어요. 그렇지만 여러분은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작성해 전송만 누르면 바로 전달되잖아요.

  기술의 발달로 마음을 전하는 것이 너무 쉬워지다 보니 인연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점점 잊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친해지고 싶거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친구에게는 반드시 자주 먼저 연락을 하세요. 그럼 받는 사람은 분명히 좋은 응답을 보일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마음을 표현하고, 부디 정성을 담아 마음을 전하세요.

  매일 다짐하고 하나씩 이뤄나가라

  꿈을 버리는 청춘들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꿈을 왜 버립니까? 어쩌면 당장 눈앞의 희망은 우리를 슬프게 할 수도 있습니다. 희망을 가졌는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절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꿈은 여러분들에게 절대 실망을 주지 않아요. 이뤄질 때까지 도전하세요.

  제가 5선 국회의원이 됐을 때, 국회의장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국회의장이 돼 국민들의 원성을 사는 국회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상도 국회의장 집무실이 보이는 쪽으로 두고, 출근할 때마다 다짐했습니다. ‘꼭 국회의장이 될 것이다.’라고요. 그렇게 매일매일 다짐하며 노력하다 보니 저는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됐습니다. 꿈을 현실로 만든 것이죠. 국회의장의 꿈을 이룬 저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국회지만, 꼭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국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분 제발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매일 다짐하고 하나씩
이뤄가세요.

  길고 긴 인생, 결과만을 좇지 마라

  제가 이번에 국회의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이, 사람들이 너무 결과만을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과정이 더 중요한데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을 많이들 하더군요. 청년들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대학교 이름만 중시하는 것만 봐도 그래요. 과정을 성실하게 쌓아온 사람은 대학에 떨어져도 분명 좋은 기회가 찾아올텐데, 청년들은 그걸 못 믿죠. 그래서 결과만을 좇다가 그럴 듯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또 금방 포기해버립니다. 내가 누군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알려고도 하지 않아요.

  국회에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고, 그것이 끝인 줄 알고 좋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학에 합격했다고 성공이고, 불합격했다고 실패가 아니며 국회의원이 됐다고 모든 사람들 위에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과정을 얼마나 중요시하고 살았는가?’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면 대학 합격여부가 아니라 3년 동안 고등학생답게 잘 살았는가가 중요하고, 국회의원도 당선 후 국회의원답게 어떻게 정치를 해왔는 지가 중요하단 말이죠. 여러분들은 우리들보다도 평균수명이 10년, 20년 정도 더 길잖아요. 지금처럼 결과만을 좇지 말고, 긴 인생에서 과정을 중요시하세요.

  이기주의와 부정부패가 만연한 나라, 대한한국

  저는 세월호 참사가 대한민국에 대한 적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너무나 이기적인 사회가 돼버렸습니다. 옆 사람이 죽든지 말든지 상관을 안합니다. 그런 인성을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기주의를 이타주의로 바꿔 나가야 해요. 

  사실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 다. 저도 지금 100% 그렇다고 할 수 없어요. 그러나 계속해서 조금씩이라도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이타적으로 살면 모두가 좋아지고, 이기적으로 살면 자기만 좋아져요. 그런데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에서 혼자서만 좋아진 다는 것이 가능합니까? 결국엔 다 망하게 될 것 입니다. 

  세월호 참사 일 년 후, 우리는 아직도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기업가 출신의 국회의원이 자살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있지 않습 니까?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 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하다는 것입니다. 세계부패지수를 보면,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늘 40 등에서 50등 사이를 왔다갔다합니다. 지금 우리 나라의 경제력이 어느 정도입니까? 아마 무역량만 따진다면 10등 안에 들어갈 거예요. 경제력으로 따진다면 15위 경제 대국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런데 부패는 40등에서 50등 수준입니다. 얼마나 창피한 일입니까? 돈이 많다고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부자라고 존경합니까? 권력이 있다고 존경합니까? 1인당 GDP가 3만 불 이상이면 선진국입니까?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 선진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먼저 국민들이 선진국민이 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선진국민입니까? 여러분이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숭실인이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묻는다!

  지금 대학생 새내기로 돌아간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습니까?

  우선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대학을 졸업 하고 오늘까지 너무 힘들게 살았기 때문 입니다. 힘들다는 것은 가난했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죽도록 열심히 살았다는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게 된다 면 좀 더 많은 독서와 사색을 하고 싶네요.

  국회의원으로 지내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 는 순간이 있다면?

  많은 기억이 있어서 하나만 꼽으라고 하니 참 어렵네요. 제가 1996년에 국회의원이 됐는데, 당시 대한민국에는 아동학대방지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동학대방지법을 발의했고 가정폭력방지법과 함께 통 과됐어요. 그 일로 아동학대방지예방협회에서 감사패를 받았던 적이 있는데 그 일이 기억에 가장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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