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하면 떠오르는 음료는 무엇일까? 아마도 맥주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그렇다면 독일인들은 언제부터 맥주를 마셨는지 궁금해진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가쓴『 게르마니아』를 보면, ‘그들은 보리나 밀을 포도주처럼 발효시켜 마신다.’고 적혀 있다. 인접한 갈리아에서 포도주를 마셨다면, 라인강 건너편에 살고 있던 게르만족은 보리나 밀을 발효시킨 맥주를 마셨음을 알 수 있다.

  독일맥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은 엄격한 품질관리 때문이다. 이미 12세기에 맥주양조에 대한 규정이 있었고, 1516년에는 바이에른 지방에서 ‘맥주순수령(Reinheitsgebot)’이 공포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맥주는 맥아와 호프와 물로만 만들어야 한다. 맥주의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바이에른 지방을 비롯한 남부지방에서는 맛이 텁텁하고 걸쭉한 바이첸비어(Weizenbier)를 많이 마시고, 북부 독일에서는 투명한 빛깔의 씁쓸한 맛이 나는 필스(Pils)를 즐긴다. 독일에서 맥주는 술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음료이다. 식사할 때 반주삼아 잠깐 들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지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과음하지는 않는다.

  독일인들의 먹거리는 어떠한가? 타키투스는 게르만족이 주로 ‘야생 과일, 사냥해서 얻은 신선한 육류, 굳어진 우유’를 먹는다고 말했다. 필자가 독일에서 경험한 독일인들의 식단은 소박했다. 아침과 저녁에는 차갑고 가벼운 음식을 먹는다. 아침에는 겉은 바삭하고 질기지만 속은 부드러운 빵(Brötchen)에 잼이나 꿀을 발라먹거나 치즈와 햄을 곁들여 먹는다. 저녁에는 크고 넓적한 빵에 소시지나 샐러드를 먹는다. 하지만 점심 때는 수프와 삶거나 으깬 감자, 돼지고기 요리 등 따뜻한 음식이 주를 이룬다. 독일인들은 특히 감자와 돼지고기를 좋아하는데, 감자는 일종의 주식으로 삶거나 튀기거나 잘라서 구워 먹는다. 돼지고기는 돈가스처럼 고기를 얕게 썰어 빵가루를 입힌 후 튀긴 슈니첼(Schnitzel)이나 우리의 족발에 해당하는 슈바인스학세 (Schweinshaxe)가 있으며, 수육처럼 돼지고기를 덩어리째 익혀 썰어 먹기도 한다.

  만약 독일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맥도날드 햄버거보다는 겨자 바른 구운 소시지를 끼운 빵이나, 터키 음식이지만 독일인들이 즐겨 먹는, 넓적한 빵 안에 양고기와 야채가 듬뿍 담긴 케밥(Kebab)을 꼭 먹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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