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에서 온 18명의 공무원이 본교에서 새로운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1년 6개월 과정의 본교 정보과학대학원의 글로벌ICT(Information and Cummunications Technologies)융합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케냐를 떠날 때 두근거리던 마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Wamoto Francis(정보과학대학원‧14)씨는 한국을 떠나야 하는 올해 12월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과거에 많은 나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한국이 오늘날에는 케냐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Wamoto씨, 우선 자기소개부터 해주시겠어요?

  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Wamoto Francis입니다. 1979년 3월에 케냐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한 뒤 케냐의 남서쪽에 있는 Northrift에서 2009년부터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2학기에 왔어요.

  왜 숭실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된거죠?

  KOICA에서는 여러 대학을 지원해주고 있어요. 그 중 ICT와 관련있는 대학은 숭실대뿐이었고, 다른 대학은 주로 농업과 관련 있는 교육을 하고 있었죠. 그러나 제 전공이 IT계열이고 케냐에서도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숭실대로 왔습니다. 과거 케냐에는 수도인 나이로비에만 ICT 담당 부서가 있었지만 이후 나머지 8개의 지방에도 ICT 부서가 생김에 따라 관련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해져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어요.

   케냐는 어떤 나라에요? 케냐 하니까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생각나네요

  킬리만자로산은 탄자니아에 있는 세계에서 가 장 큰 휴화산이고요. 케냐에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케냐산’이 있어요. 많은 분이 헷갈리 시더라고요. 케냐는 8개의 지방으로 나뉘어 있어요. 관광업 과 농업이 주된 사업이죠.

   케냐와 관련해 커피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커피 이외에도 차와 옥수수 등도 많이 수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어요. 에버랜드의 사파 리에 있는 동물들을 집 앞에서 볼 수 있죠. 이 동물들을 보려고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고 있어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민물호수인 빅토리아 호 수도 유명해요. 나일 강의 근원지이자, 우간다와 탄자니아와 케냐가 접하고 있는 바다 같은 호수 거든요

  저는 커피 좋아하는데, 케냐 사람들은 커피를많이 마실 수 있겠네요?

  아닙니다. 케냐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대부분 수출돼서 비싸요. 그래서 대부분의 케냐인들은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차나 코코아를 많이 마셔요.

  그렇군요. 한국에 오신 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불편한 점은 없나요?

  막상 오니까 크게 불편하거나 어려운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외국에 나가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문제인 언어의 차이가 극복하기 힘들더라고요. 외국인을 만나고 문화를 교류하기 위해선 소통이 필요한데 언어의 장벽이 높으니 쉽지 않죠. 또 김치가 이렇게 매울지는 상상도 못 했어요. 케냐에서는 매운 음식이 없어서 김치를 먹기까지 많은 도전이 필요했습니다. 요즘은 잘 먹고 있어요.(웃음)

  외국인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불편하진 않으세요?

  어딜 가도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져요. 식당을 갈 때도 많은 사람이 쳐다보니까 불편할 때도 있어요.

   같이 수업 듣는 17명의 연수생과는 친한가요?

  네, 수업도 같이 듣고 기숙사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친하게 지냅니다. 모두 각자 다른 나라에 서 왔지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는 중이 에요. 같이 장도 보고 음식을 해먹기도 합니다.

  케냐와 한국이 모두 식민사회를 겪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케냐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죠? 케냐는 1963년 12월 12일에 독립한 뒤 조모 케냐타가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어요. 그 후 당선된 다니엘 아랍 모이는 24년간 독재정치를 했습니다. 현재는 우후루 케냐타(조모 케냐타의 아들)가 지난 2013년에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아버지와 그 자녀가 대통령이 된 것이죠. 한국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죠?

  영국인들과의 갈등은 없나요?

  과거에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서 많은 분이 돌아가셨어요. 마우마우(Mau-Mau)단체라고 영국 식민통치에 대항하기 위한 무장투쟁단체도 있었죠. 하지만 요즘 영국인들과의 갈등은 크지 않습니다. 그들이 케냐에 투자하고, 동물과 산을 보러 오면서 케냐의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 점이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해요. 한국사람들도 한국에 있는 일본인을 보고 분노하거나 싸우지 않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들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대신 부족 간의 갈등은 항상 발생했어요. 케냐에는 43개의 부족이 있어요. 공식어는 영어이고,스와힐리어가 통용어에요. 하지만 부족마다 모두 다른 언어를 사용해요. 다툼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갈등은 선거 때문에 발생해요. 가장 큰 부족인 키쿠유족에서 대통령이 나오자 다른 모든 부족들이 반발해 유혈사태가 생겼었어요. 이같은 부족 간의 갈등이 국가의 발전을더디게 하는 것 같아요.

   Wamoto씨는 한국에서 공부한 것을 케냐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일단 정말로 배운 것이 많아요. IT기술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와 사람들에 대해서도 많은 사실을 알게 됐어요. 올해 12월에 돌아가면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거에요.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는 제 지역의 ICT담당 부서 책임자이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다른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에요. 그러면 그들도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고, IT기술을 적용할 것이에요. 조언도 해 줄 수있을 것 같아요. ‘한국은 이런 방식이다.’라고 알려주는 거죠.
  한국은 굉장히 짧은 기간에 발전했어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에요. 과거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 한국에 원조를 해준 적도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죠.

    교육이나 세계화 등의 부문에서 숭실대가 바뀌어야 할 점이 있다면?

  많은 학교를 가보진 않았지만, 숭실대의 시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 같아요. 케냐의대학에도 컴퓨터가 있긴 하지만, 숭실대처럼 많진 않아요. 특히 수업을 위한 프로젝터가 잘 돼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항상 웨스턴민스턴홀에서 수업들을 들어서 다른 건물에 가볼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수업 이외에도 다양한 체험을 해서 한국의 교육환경을 더 알고 싶어요.
  그리고 숭실대로 온 외국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더 많은 교류를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18명의 연수생은 각자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정작 한국학생들과 함께하는 수업이 없거든요. 이는 한국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거에요. 몇몇 학생들을 교환학생으로 해외로 보내 다양한 문화와 경험을 겪고 오게 할 수는 있지만 모든 학생에게 그런 기회를 줄 순 없잖아요.
  또한 교환학생을 보낼 때 더 다양한 대학을 대상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한국학생들이 미국과 유럽이 아닌, 아프리카의 대학에도 와서 여러문화를 배우고, 또 한국만의 문화를 알리면 더욱 좋겠죠.

    한국에 오고 나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사람들이 외국인들을 대할 때 소극적인것 같아요. 케냐에서 외국인을 보면 ‘어디서 왔어요?’라고 말을 걸며 궁금해하고 적극적으로 다가 가요. 저는 숭실대에서 한국인 친구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또 한국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것 같아요. 환승을 통해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못 가는 곳이 없잖아요.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고요. 특히 택시의 가격이 저렴한 것 같아요.

  교육적인 면에서 케냐와 한국의 차이가 있다면?

  한국사람들은 학교에 가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가고 대학교도 엄청 많고요. 물론 사회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어쨌든 케냐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대학에 진학하길 원하는 학생도 적고, 대학 자체를 신경 쓰지않는 경우가 많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 12월에 교육과정을 끝내고 케냐로 돌아가요. 그때까지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을 더 많이 알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 학생들과 더욱 친해지고 싶고, 재밌는 곳에 데려가줬으면 좋겠어요. 조성찬 기자님도 앞으로 저와 가끔 연락하고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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