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가 경험 있어… “불쾌감 느낀다” 응답 많아




우리학교에서는 학내전도가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크게 불편을 겪고 있다. ‘학내에서 전도하는 사람한테 붙잡혀 설교를 들었다’거나 ‘학교식당에서 혼자 있으면 말을 걸어오는데, 덕분에 시험공부하려고 갔다가 설교 듣고 시험을 망쳤다’라는 등의 불만사항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학내 전도 문제에 관해 7일(수)부터 9일(금)까지 조만식기념관 엘리베이터 옆에서 스티커부착식 설문으로 학생들 의견을 조사했다. 학내전도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 119명 중 115명으로 97%를 차지한 데 반해 없는 사람은 4명에 불과했다.


학내전도를 받고 불쾌함을 느꼈다는 사람은 전체 127명 중 117명으로 92%를 차지했고 믿음을 갖게 된 사람과 관심을 갖게 된 사람은 각각 2%, 무관심한 사람은 4%를 보였다. 학내전도에 대한 금지 여부에 대해서는 79%가 찬성하고 21%는 반대의견을 표시했다.


학내전도로 인한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인데, 이는 단순히 전도에 대한 불만만이 문제가 아니다. △학교이미지 손상 △이단 위험성 등의 문제점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입생 OT나 논술고사 때 두드러진다. 신입생 OT때 지나친 전도로 불편을 느끼자 숭기연에 경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학교 이미지에 심각한 문제다. 또한 ‘이단’의 접근성이 쉽다. 김 모군(정통전·3)은 “학생식당에서 만난 사람에 의해 모임에 나갔던 적이 있는데, 이상한 교리를 강요해 황당했다”는 경험을 밝혔다. 기독교 학교라 교내에서는 기독교만 전도하는 줄 알았다가 큰일날뻔 했다는 것이다. 김 군은 “모태신앙이었다가 대학에 와서 다시 교회에 다니려다 그런 일을 겪었다”며 “어느 정도 교리에 대해 알고 있어 이단인 걸 알 수 있었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런 일을 겪었다가는 믿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학내 전도에 대해 적극적 규제를 요구하거나 극단적으로는 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
최근 연세대에서는 노방전도와 관련해 허가받은 곳만 패찰을 붙여 표시할 계획이고, 건국대는 총학생회와 연계해 학내전도를 자제시키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등 학내전도에 대해 규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숭실기독인연합(이하 숭기연) 대표 옥상철(사학·4) 군은 “숭기연 자체가 ‘연합’의 성격이라 적극적인 통제는 힘든 편이지만 가입 동아리들이 지나친 전도를 하지 않도록 권고하는데 힘쓰고 있다”며 “문제는 학내전도의 경우 연합인보다는 비연합인들에 의해 더 자주 이뤄지므로 권고를 해도 뚜렷하게 학내전도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목실의 임도한 목사는 “전도가 물의를 범하지 않는 한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단에 대해서는 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기독교라고 해도 막무가내의 전도는 되어선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교목실 내에서도 본질은 잃지 말되 방법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종교적 특성상 전도를 아예 금지할 수 없다하더라도 규제가 필요한 실정이다. “진지한 고민이 될 때는 도움이 된다”거나 “모두가 상냥하게 대해줘 좋다”는 의견도 있어 다가가는 방식에 따라 학내 전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무분별한 전도 행위는 학교와 종교,모두에게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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