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난 일이지만 교내에 일 만여 마리의 꿀벌이 날아다녔던 이른바 ‘숭실대 꿀벌 사태’를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이 벌을 연구했던 교수님이 근처에 있어 이 사태를 잘 정리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학생들은 위험한 곤충인 벌을 굳이 학교에서 키우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벌에 쏘이는 것도 많이 두려워하고 있다.

  본 기자도 그랬다. 그러나 이 사태에 대해좀 더 알아보기 위해 해당 교수님을 직접 찾아뵙고 얘기를 들은 결과 생각이 바뀌었다. 학생들은 자연에서 벌을 접해본 경험이 없어 꿀벌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벌에 쏘이는 위험성에 대해 실제보다 큰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꿀벌은 본래 그 성질이 순해 상대의 과잉된 행동이 없으면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또한 꿀벌을 키움으로써 가능한 생태계의 보전도 중요하다. 서울 도심에서 벌을 키우는, 이른바 ‘도시양봉’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와 각 구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양봉장도 있을 정도다. 또한 이 도시양봉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수업과정도 존재한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도시양봉 연구를 진행 중이고, 서울여자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연구를 위해 별도로 팀을 꾸렸다고 한다. 도시양봉은 농촌에서 바이러스로 멸종하고 있는 꿀벌과 삭막한 도시 생태계 양쪽에 좋은 해답이 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도시양봉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안전을 위한 명확한 규정과 체계가 필요하다. 벌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한두 번 정도는 분봉하려는 벌의 특성을 고려해 넘어갈 수 있지만, 앞으로 장기간 동안 양봉을 계속할 예정이라면 안전에 대한 학생들의 걱정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꿀벌들이 탈출해 돌아오지 않는다면 연구에 차질을 빚는 문제도 생긴다. 지속적인 관찰과 관심을 통해 양봉 연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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