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에 대한 소비심리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었던 지난 겨울, 이와 관련해서 일본의 ‘한정상품’을 떠올렸던 기억이 있다. 벚꽃의 분홍색을 바탕으로 ‘봄한정’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음료와 과자는 여름이 되면 ‘여름한정’으로 바뀌면서 가을은 ‘단풍’ , 겨울은 ‘눈’ 등을 테마로 해서 계절별로 옷을 갈아 입는다. 레스토랑에서는 기간한정에 ‘선착순 10명’이라는 수량한정 문구를 더하는 것으로 구매자로 하여금 꼭 먹어야만 될 것 같은 압박마저 느끼게 한다. 또한 겉 포장에 유명캐릭터가 삽입되는 ‘한정상품’은 내용물과 상관없이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마니아층을 유혹한다. 그러다 보니 맥주 한 캔을 살 때에도 ̒계절한정̓이라는 문구를 찾아보게 되고 일반상품을 살 경우 아쉬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일본의 ‘한정상품’에 대한 인상은 필자만의 의견이 아닌, Okwave.com̓이라고 하는 일본에 사는 외국인들의 의견과 고민을 투고하는 사이트에서도 소재가 되었다. 왜 일본은 ‘한정상품’이 이렇게 많은가에 대해 “일본은 사계절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 “벚꽃의 한때를 아쉬워하는 문화적 심리가 기저에 있다” 등의 다양한 분석을 제시한다. 그러나 ‘한정상품’에 대한 소비심리는 일본만의 독특한 소비현상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일본사람은 한정상품에 약하다’라는 말이 있다. 일본의 인터넷검색엔진에는 ‘한정상품’의 연관어로 ‘일본인’ , ‘좋아하다’ , ‘약하다’라는 관련어가 따라온다. 이는 인간의 보편적인 소비심리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사람’이라고 특정화되고 ‘일본사람은 한정상품에 약하다’라는 말이 일본사회에서 일반화될 정도로 ‘한정상품’이 넘쳐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없이 다양한 ‘한정상품’이 끊임없이 출시되는 가운데 한정상품에 약하다고 ‘정의된’ 일본인이 상품을 소비하는 꼬리잡기와 같은 반복이 오히려 ‘한정상품’의 ‘일반화’라고 하는 일본의 독특한 상품문화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일본의 일상이 되어버린 ‘한정상품’은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일본의 기념상품이라는 내용과 더불어 일본을 방문한 순간(기간)이 한정됨으로 물건의의미를 더해줄 것이다. 또한 지금은 필자에게도 일상이 된 일본의 ‘여름패키지 맥주’가 생각나는 것 또한 새로운 ‘한정상품’의 효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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