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광복 70주년이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들은 광복과 관련 있는 행사들을 기획하고, 광복과 독립운동, 그리고 70이라는 단어들로 광고를 만들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와 예술 등의 관계자들도 광복과 관련해 감동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리고 대중들은 SNS에서 광복에 관한 글에 연신 ‘좋아요’를 누른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광복에 대한 관심이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관심이 단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번에 실생활에서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일본어에 대해 기사를 쓰다 보니 생긴 의문이다. 기사를 쓰기 위해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 문화 속에 아직도 일본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일본 외래어인지도 몰랐던 단어도 있었고, 알면서도 딱히 대체할만한 단어가 없어 그냥 사용하는 단어도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는 대체 단어가 있어도 별 생각 없이, 혹은 귀찮다는 이유로 일본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였다. 예를 들어 ‘오뎅’은 일본어에서 비롯된 단어이기 때문에 우리말 ‘어묵’을 쓰는 것이 맞다. 그러나 실제로 시중에서 판매 되고 있는 제품에는 대부분 오뎅이라고 표기돼 있고 사람들 역시 ‘어묵’보다는 ‘오뎅’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그만큼 자주 쓰이고 익숙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사람들의 정신을 반영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일본어를 단순한 문제로 치부할 것은 아니다. 광복 70주년을 기뻐하고 독립운동가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하면서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잘못된 일본어 사용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기사 내용 중 일본의 행적을 비판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일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등장시켰다. 말로는 비판하면서 행동은 바꾸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싶었다. 광복에 대한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첫 수순은 바로 자신이 매일 하고 있는 말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겉핥기’식 관심과 진정한 관심의 차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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