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로봇월드컵 대회 2위, 로봇 ‘깜돌이’와 함께한 ‘ZSTT’팀을 인터뷰하다

 

     본교 학생들로 이뤄진 ‘ZSTT’팀이 2015 FIRA 세계 로봇월드컵 대회 휴로컵부문 종합 2위를 하는 쾌거를 이다. ‘ZSTT’팀은 본교 글로벌미디어 학부에 재학 중인 △최동진(미디어·11) 군 △신봉경(미디어·11) 군 △김단희(미디어·13) 군 △정윤상(미디어·13)군과 △정재식(전자정보공학·05) 동문 △양지현(본교 대학원 미디어학과 박사과정) 동문으로 구성된 팀이다. ‘ZSTT’ 팀원들은 힘들었던 세계 로봇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낸 덕분인지 밝아 보였다. ‘FIRA’에 대해서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로봇 ‘깜돌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활짝 웃어보이던 팀원들. 팀원들의 로봇에 대한 애정은 남달라 보였다.

  팀 이름인 ‘ZSTT’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신봉경 군
: 먼저 Z는 ZMP(Zero Moment Point)의 줄임말이에요.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처럼 넘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이 중심을 잡기 위한 알고리즘이에요. 한마디로 보행할 때 가장 필요한 핵심 기술이죠. S는 System을 의미하고요. T는 Technology, 마지막 T는 Team이에요. 로봇이 걷는 모습이 볼 때는 단순해 보여서 쉬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어려운 일이에요. 무게중심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로봇이 뒤뚱뒤뚱 걷거나 넘어지거든요. 그래서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보행에 충실한 팀이 되고자 팀 이름에 ZMP 알고리즘을 넣었어요.

   어떻게 모이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최동진 군
: 같은 글로벌미디어 학부라서 이미 알고 있기도 했지만, 저하고 봉경이 형하고 윤상이는 ‘미디어 마에스트로’라는 프로젝트에서 같이 활동을 했어요. ‘미디어 마에스트로’는 글로벌 미디어학부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참가팀이 기획서를 내서 선발되면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학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최동진 군: 같은 글로벌미디어 학부라서 이미 알고 있기도 했지만, 저하고 봉경이 형하고 윤상이는 ‘미디어 마에스트로’라는 프로젝트에서 같이 활동을 했어요. ‘미디어 마에스트로’는 글로벌 미디어학부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참가팀이 기획서를 내서 선발되면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학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단희는 다른 팀이었지만 저희 팀과 단희네 팀의 멘토가 둘 다 정재식 선배님이었어요. 정 선배님이 이번 대회에 같이 나가지 않겠느냐고 저희 네 명한테 제의를 한 거죠. 글로벌미디어 학부는 로봇을 다루는 학부가 아니라 걱정도 됐지만 정 선배님께서 용기를 주셨고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 같기도 했어요. 그래서 다 같이 참여했죠.                            

    ‘FIRA’는 어떤 대회인가요?
  정윤상 군: 세계로봇축구연맹이 1997년에 처음 출범한 뒤 매년 ‘FIRA’라는 이름으로 국제 로봇월드컵을 개최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영국, 대만, 중국,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독일, 미국, 프랑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열렸어요.
    올해 제20회 2015 FIRA 국제 로봇월드컵은 한국에서 개최했어요. 경기는 지난달 4일(화)부터 9일(일)까지 6일 동안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렸어요. 이곳은 예전에 대전 엑스포를 개최했던 곳이라 다들 잘 아실 거예요. 이번 대회에는 16개국 80개 팀이 참가했고 저희 팀은 로봇 마라톤은 1위, 스프린트와 페널티킥 그리고 웨이트리프팅 부문에서는 2위를 차지해서 종합 2위에 올랐어요.

   대회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신봉경 군: 종목은 9개 정도 되는데, 그 9개 종목에서 팀이 선택한 6개의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종합점수를 내서 순위를 매겨요.
   첫날에는 경기장에 맞춰서 로봇을 재설정하는 시간을 가져요. 로봇이 영상을 처리하는 능력 등은 경기장의 빛이나 바닥재질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그래서 경기장의 환경을 살피고, 이에 맞춰 설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거예요. 그리고 다음 날부터 경기를 시작해요. 저희 팀이 나간 종목은 △스프린트 △웨이트 리프팅 △패널티킥 △로봇마라톤 △장애물 피해가기 △베스킷볼이에요.
    스프린트는 4m 정도의 구간을 얼마나 빨리 왕복하느냐가 관건이에요. 그리고 로봇이 코스를 벗어나지 않고 왕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해서 어려워요. 이 부문에서는 저희가 2등을 했어요.
  웨이트리프팅은 로봇이 역기를 낮게 들고 1m를 간 뒤, 나머지 1m는 역기를 어깨 위로 들고 가야 하는 경기예요. 역기는 시디를 막대기 양쪽에 꽂아서 만들어요. 최대한 많은 개수의 시디를 꽂아서 로봇이 무거운 역기를 들게 할수록 점수가 높아져요. 이 부문에서도 역시 2등을 했답니다.
    페널티킥은 로봇이 세 개의 장애물을 피해서 드리블을 한 뒤 골대에 도착, 이어 골을 넣는 경기예요. 골대 앞에도 장애물이 한 개 있고요. 총 5번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저희는 1번 성공을 해서 2등을 했어요. 1번을 성공했는데 2등을 했다고 하니 아시겠지만, 페널티킥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종목이에요. 장애물을 피하면서 로봇이 공을 드리블하는 것도 어려운데, 골키퍼(장애물)가 있는 골대에 골을 넣기까지 해야 점수를 받아요. 1등을 한 팀은 2개밖에 성공을 못했을 정도니까요. 이 경기는 KBS에서 촬영을 해서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답니다.
    로봇 마라톤은 200m 가까이 되는 빨간색 선을 따라서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완주하는 종목이에요. 옛날에는 실제 마라톤 거리(42.195km)를본 딴 42m만 완주하면 됐는데, 지금은 200m를 뛰어야 해요. 이 종목에서는 빨간 선이 2m 정도없는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에서는 로봇이 바닥에 붙어있는 스티커만을 인식해서 코스에서 벗어나지 않고 가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요. 경기 준비를 할 때 이 구간의 영상처리기술을 구현하는데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종목에서 저희 팀이 1위를 했는데, 완주는 하지 못했고 가장 멀리 주행을 했어요. 이번 로봇 마라톤은 야외에서 진행했는데 햇빛이 강해 영상처리가 잘 안됐고, 주행 구간도 보도블럭이라 울퉁불퉁해서 로봇이 걷는데 어려웠어요. 그래서 모든 팀이 완주를 하지 못했죠.
   장애물 피해가기는 로봇이 경기장에 산발적으로 놓인 장애물들을 피해 빨리 완주한 팀이 이기는 경기에요. 장애물을 스치기만 해도 탈락하고 말아요. 특히 장애물 중 바닥에 있는 노란색 선을 피해가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이 종목에서는 아쉽지만 탈락했습니다.
    베스킷볼은 로봇이 땅에 놓인 테니스공을 잡고 던져서 골대에 넣는 종목이에요. 저희는 예산이 부족해서 손목의 모터가 없었어요. 필요한 모터가 50만 원 정도 하거든요. 정자세에서 한손으로 공을 던지면 골대에 닿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로봇은 앞 방향으로 던지는 다른 팀들의 로봇과는 달리 공을 잡고 뒤로 돈 뒤, 뒤를 본채로 투석기처럼 공을 던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어요. 결국 이 종목에서도 점수를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로봇이 어떻게 장애물을 인식하는지 궁금합니다.
   정윤상 군: 눈에 달려있는 카메라로 인식해요.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카메라로 비추는 물건을 인식하고, 내부 알고리즘을 통해 물체를 정보로 바꾼 뒤 이를 읽어내는 거예요. 쉽게 생각하면 주차장 들어갈 때 자동차 번호판을 카메라가 인식하고, 쓰여진 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카메라에 잡히는 물체를 로봇이 내부 정보로 입력한 뒤 이를 바탕으로 좌로 갈지, 우로 갈지 등 상황에 맞는 적절한 판단을 내리도록 하는 게 영상처리 기술이에요. 조금 어렵나요? (웃음)

   대회에 참가했던 로봇은 어떤 로봇인가요?
    김단희 군
: 저희 팀의 로봇 이름은 깜돌이랍니다. 원래 이름 없이 대회를 나갔는데 주최 측에서 저희 로봇이 까맣다고 해서 깜돌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때부터 깜돌이로 명명했어요. 깜돌이의 장점은 빠르면서도 안정적으로 걷는다는 것이에요. 다른 팀들의 로봇을 보면 균형도 잘 안 잡히고 뒤뚱거리면서 걸어서 보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어요. 그런데 깜돌이는 안정적으로 잘 걸어서 다른 팀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이 많이 느껴졌어요. 팀 이름과 맞게 기본적인 걷기에 충실해서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은 것 같아요.

    대회를 준비하며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을것 같아요.
    정윤상 군
: 글로벌미디어학부가 로봇을 전공하는 학부가 아니어서 로봇을 실제로 작동해 볼 수 있는 공간이 협소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교내 정보과학관 지하 1층 등 이곳저곳에서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또 대회 중에 모터가 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해서 새벽에 다른 팀에게 모터를 빌리러 가기도 하고, 이 때문에 한때나마 대회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어요. 결국 모터가 다 안 고쳐진 상태에서 대회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고요.

   모터가 탄 이야기를 좀 더 해주시겠어요?
   정윤상 군: 대회 6일 동안 모터가 두 번이나 탔어요. 처음에는 연습하다가 모터 선이 끊어져서 탄 건데 새벽에 한국의 다른 팀에게 사정해서 모터를 빌렸어요. 아마 그 팀이 아니었다면 대회를 마무리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모터를 수리를 했지만, 로봇을 다시 점검해야 했기 때문에 그날 오전의 베스킷볼 경기에는 참여하지 못했고, 결국 두 번의 기회 중 좋은 성적을 반영하는 베스킷볼 경기에서 전날에 받았던 안 좋은 베스킷볼 성적만 획득하게 됐어요. 그리고 그날 경기 도중 급하게 로봇을 작동시킨 나머지 또 모터가 타버렸어요. 그땐 정말 포기할까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래도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주최 측에서 모터를 받고 다음 종목을 준비했어요. 참고로 주최 측에서 제공한 모터의 수리비는 추후에 청구되는데 다행히 성적이 좋게 나와서….

     이런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이렇게 좋은 성적을 받을 거라 예상하셨나요?
신봉경 군
: 처음에는 대회장에 우리처럼 학생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로봇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주눅도 들었고 그냥 경험해 본 것에 의의를 두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종합 2등을 한 거죠. 사실 처음 참가한 거고, 반쯤 재미로 참가한 경기에서 2등을 했다는 게 과분하기도 해요. 기본적인 보행은 훌륭했기 때문에 보행 쪽에서는 좋은 성적을 얻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종합 2위라는 성적을 받을 줄 꿈에도 몰랐죠. 페널티킥도 굉장히 어려운 종목이라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2위를 했고, 특히 종합 3위의 성적이었다가 마지막 로봇 마라톤에서 1위를 해서 2위로 역전했어요. 이때가 가장 짜릿하고 기분도 최고였던 것 같아요.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정윤상 군: 규모가 큰 세계대회에서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과 교류하고 공감한 것이에요. 평소에는 기회도 없고, 다가갈 용기도 나지 않잖아요. 대회 마지막 날에는 로봇 페널티킥이 열렸던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다 같이 풋살을 하고 어깨동무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어요. 그리고 처음 접했던 로봇이라는 낯선 주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뭐든 도전하면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수확이에요.

   현재 로봇산업의 발전은 어떤 수준일까요? 한국기술력의 현재 위치도 궁금해요.
     정재식 동문:
세계적으로 로봇산업은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요. 하지만 인간처럼 판단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많은 발전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진행된 ‘DARPA Robotics Challenge’를 예로 들어볼게요. 이 대회는 세계 최대의 로봇 대회인데, 우승상금이 200만 달러나 됩니다. 이번 대회는 원자력 발전소처럼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곳에서 로봇이 대신 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자는 취지로 개최됐습니다.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팀들이 참가했는데, 총 8개의 임무를 완벽히 해낸 팀은 3팀에 불과했고, 하나의 임무를 진행하는데도 평균 1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어요. 따라서 아직 이 로봇들을 당장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대회에서 한국의 카이스트가 우승을 차지해 한국의 로봇 기술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어요. 사실 한국의 로봇 기술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아직 못 미친다고 생각하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최고가 되기위해 많은 로봇 공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

   ZSTT팀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최동진 군: 이번 대회에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기구학이나 영상처리 같은 기술을 좀 더 연구해서 저희 팀원들이 논문을 발표할 계획이에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완성하도록 할 거예요. 또 내년 8월에 FIRA가 이란에서 열리는데 정선배님과 양지현 박사님을 포함한 저희 팀원 모두가 그대로 대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 대회에서는 종합우승이 목표입니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우수했던 도보기술은 물론이고, 성적이 부진했던 종목에서는 좀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게 깜돌이를 보완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정재식 동문
: 글로벌미디어 학부는 로봇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함께 팀을 이루었을 때 ‘과연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공학과 예술의 융합을 지향하는 학부의 학생들답게 뛰어난 팀워크와 창의력을 보여줬어요. 그리고 저한테도 새로운 학문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어요.
   5박 6일 동안 대회가 진행되면서 대회장에서 연습할 시간이 모자라 숙소로 돌아와 새벽 3-4시까지 함께 연구하고 아침 7시에 대회장으로 가면서도 누구하나 힘든 내색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한 팀원들에게 고맙네요. 또 지도 교수님인 송관호 교수, 김규정 교수, 이강희 교수, 박진호 교수님과 정기철 학부장님의 지지는 저희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셨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단순하게 대회를 참가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이론과 실천을 병행하는 로봇연구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최동진 군: 팀원들이 각자 의 역할을 잘 해준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대회에서도 그 날 대회가 끝나면 바로 다음 날 대회를 준비하는 등 일주일가량 강행군을 했는데 불평 없이 따라줬던 팀원들이 자랑스러워요. 앞에서 언급한지도 교수님들께서도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고 정 선배님과 양 박사님이 ‘이건 너희가 배워서 스스로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저희를 믿고 맡겨주신 점도 정말 감사하고요. 정기철 학부장님도 지원과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준비를 잘 할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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