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어느덧 그날로부터 500일이 지났습니다. 5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가족들은 광화문 천막에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고, 9명의 실종자들은 여전히 바다 깊은 곳에서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올해 2월에 구성됐습니다. 그러나 여러 갈등과 반목으로 팽목항에서의 현장조사는 특조위가 출범한지 7개월이나 지난 뒤에야 시작됐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조사인데도, 사고가 일어난 지 1년이 흐른 뒤에야 이뤄진 것입니다. 유가족들에게 지급되는 특별법상 배상금과 위로지원금 신청 접수는 오는 9월 30일에 종료됩니다. 이를 두고 일부 국민들은 ‘돈만 밝히는 유가족들’ 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조사조차 확실히 파악되지 못한 판국에 맘 편히 보상 신청을 할 수 있는 유가족이 몇 명이나 될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유가족들은 가족을 잃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오해로 인한 비난으로 더 많은 고통과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보상 문제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세월호 참사 해결을 위해 먼저 할 일은 배·보상도, 추모도, 심리치료도아니다. 독립적인 진상조사 기구를 통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먼저다.”라고요. 이는 유가족들은 금전적인 배·보상이 아닌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으며, 이것이 진정한 배·보상이란 것을 의미합니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이 이렇게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지겹다’, ‘그만해라’라는 말을 일삼습니다. 어쩌면 이들도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배·보상 문제를 집요하게 노출시키는 정부와 또 이를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받아쓰고 자극적으로 내보내는 일부 언론들의 행태 때문이지요. 그런데 정말세월호 참사가 유가족들이 그만하면 해결될 문제일까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그들만의 문제로 규정하고 그냥 잊는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일이 여러분에게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고, 내년 열릴세월호 2주기 추모제에서는 여러 논란 없이 모든 국민들이 진심어린 추모만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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