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무대를 휩쓸고 챔피언스리그에서 멋진 세트피스 중거리슛까지 터트렸던 손흥민이 드디어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떴다. 지난 13일 손흥민은 선덜랜드를 상대로 처음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61분 동안 활약했다. 이영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토트넘 선수가 탄생한 것이다. 이영표 때와는 너무 달라진 토트넘. 그때보다 강해졌지만 막상 이번 시즌 토트넘은 아직까지 정체된 상황이다.

  사실 토트넘의 팀 전체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축구 팬들은 손흥민에게 온갖 비난을 해대고 있다. 언론이 부추기는 건지, 축구 팬들의 냄비근성 때문인 건지. 손흥민은 최선을 다했고 데뷔전이었기 때문에 이만하면 됐다. 우선 선수들이 기존에 있던 리그에서 다른 나라 리그로 이적을 하면 적응하기 힘들다. 생활 패턴, 팀의 분위기, 전술, 어느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지, 더 나아가 생활패턴, 문화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물론 첫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첫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시간이 필요하고 팀이 실제 경기에서 어떤 전술로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정말 혼자서 플레이하는 선수가 아닌 이상은 팀에 녹아들 기간이 충분히 필요하다.

  손흥민에겐 그럴 시간이 부족했다. 토트넘 이적이 이적시장 마감 직전에 이뤄진것이고 이적 이후에도 바로 국가대표팀 훈련에 합류했기 때문에 소속팀의 경기를 제대로 지켜보지 못했다. 팀 동료들과 제대로 호흡을 맞춰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국과 독일 리그의 축구 스타일도 너무 다르다. 영국은 빠른 템포와 강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경기가 이뤄지기 때문에 독일보다 더 좋은 피지컬이 필요하다. 심판들 역시 선수들의 강한 몸싸움에도 휘슬을 아낀다. 아직 손흥민의 피지컬로 영국 리그의 어마어마한 떡대(?) 수비수들과 싸우기엔 역부족이다. 기성용처럼 손흥민도 꾸준한 피지컬 운동이 필요하다.

  이제 고작 23살인 손흥민이다. 아직까지 성장할 날이 많고 배울 것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고 한 경기 좀 못 뛰었다고 비난하는 것보다 응원과 격려를 해줘야 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뿐이다. 이러다 손흥민도 기성용처럼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지’를 속으로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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