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빔프로젝터 화면이 흐립니다. 보드마커는 다 써서 잘 나오지 않고, 시계는 약이 없어 멈췄습니다. 목소리가 작은 교수님이 사용하시는 마이크도 작동이 안 됩니다. 어째 형광등도 깜빡거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강의실에 앉아있는 약 40여 명의 학생들, 모두 가만히 있습니다. 분명히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는 있습니다. 불편하다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문제를 해결하려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서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숭실에서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서글픈 자화상입니다.

  서글픈 자화상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본 기자도 강의실에서 조용히 앉아있는 학생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우리가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좋은 교육 환경은 학생들의 참여로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주기적으로 교육 환경을 점검하고는 있다지만,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을 강의실마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수업에 필요한 물품 등을 대여해 주는 기자재실과 강의 시설에 문제가 생길 시 수리해주는 시설관리팀 등을 운영하며 교육 환경을 저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은 학생들이 나서서 찾아내 알려줘야 합니다. 학생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교육 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학교도 나서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할 것 입니다. 본 기자도 지금까지 가졌던 소극적인 태도를 반성하고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강의 시설 문제는 살면서 느끼는 불편함 중 극히 사소한 불편함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사소한 불편함을 외면하다 보면 우리는 결국 더 큰 문제와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변화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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