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지도(東國地圖) -

이 지도는 18세기에 그려 진 조선지도이자 대형 관 방(關防)지도이다. ‘동국 (東國)’은 중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 동쪽에 위치한 조 선을 지칭하는 이름이며, ‘동국지도’란 곧 ‘우리나라 지도’라는 뜻을 지닌 보통명사라 할 수 있다. 

  관방지도란 군사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지도로,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국토를 수 호하기 위해 지형지세를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적절한 장소에 군사시설 을 설치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당시 조선의 관방은 주로 중국과의 관 계가 주가 되었기 때문에 이 지도는 한반도를 포함하여 만주까지를 하나의 지도로 그렸다. 이런 까닭에 만주지역의 지형 윤곽이 심하게 왜곡되어 있고 방위 또한 부 정확하다. 

  이 지도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남북의 길이를 동서의 길이에 비해 크게 표현한 점이다. 그리고 구도상 한반도의 동쪽을 지도의 상단에 배치하고 서쪽을 하단에 배 치한 특징이 있다. 남북을 상하로 배치한 한반도 지도를 대형으로 제작하여 벽에 걸 어 놓을 경우 그 높낮이 때문에 남북의 모습을 동시에 열람하기 쉽지 않은데, 동국 지도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남북을 좌우로 길게 배치하여 누구라도 쉽게 열 람할 수 있도록 고안된 지도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동서는 축소되고 남북이 길게 표현되어 있는 형식은 군사지도에서 나타 나는 특징이기도 하다. 축척과 방위가 상당히 부정확하지만 전체적인 산맥과 하천, 개별 군현과 진(鎭) 등이 자세히 표현되어 있어 전국적인 관방 및 해방(海防) 시설 을 한눈에 파악하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한편 한양의 성곽과 4대문 도 비중있게 표현하였고 성곽 안의 경복궁, 창덕궁, 경희궁, 종묘, 육조 등도 치밀하 게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군사적 목적으로 제작된 관방지도는 조선초기 북방의 4군과 6진이 개 척되면서 많이 제작되기 시작하였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을 겪으면서 국방강 화의 필요성이 한층 커져 육지뿐만 아니라 해안지방까지 그린 관방지도가 다수 제 작되었는데, 이 지도 역시 조선의 관방을 한눈에 살피고자 하는 의도에서 제작한 군 사지도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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