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
북한에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
  • 김승연 교수
  • 승인 2015.11.30 01:36
  • 호수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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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우린 북한을 떠나온 사람들의 아픔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았는데 이번에는 북한에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을 떠나온 사람들은 대개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데 우선 연령대를 보면 20-40대가 주축을 이루고 10대와 50대가 포함되는 형태이며 10살 미만이나 60세 이상은 거의 없다. 직업적으로는 군인이나 공무원은 많지 않고 주로 농민이나 노동자가 많다. 보통 가족중에 가장 활동적인 인물이 탈북하여 나머지 가족을 남한으로 데려오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 가족이 탈북한 뒤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탈북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처 및 사후 처리는 탈북자의 신분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우선 일반 탈북자들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는 탈북자 가족들이 모두 정치범 수용소나 탄광촌 등으로 즉시 숙청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이 북한의 가족들과 연락하고 심지어는 생활비를 보내주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의아해했을 것이다. 

  이것은 일전에 얘기한 것과 같이 탈북이 무조건 남한행이 아니고 중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탈북자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가족들은 일단 친인척 방문이나 장기출장을 갔다고 주장하다가 나중에 행불이 되었다고 신고를 한다. 

  이 경우 지역단위 감시 부서에서는 탈북자가 남한 귀순 또는 중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일단 행불처리를 하는데, 이것은 자신들에게도 감시 실패로 인한 처벌이 내려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즉 탈북자가 남한에 있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친인척 방문이나 중국 등지에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가족들에게 조용히 귀국을 종용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북한의 감시 체계가 우리처럼 공항, 항만, 거주지역이 통합 컴퓨터망으로 연결되어 바로 출국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인적자원에 의한 감시체계이기 때문에 해외 출국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김일성 사망(94.7.8) 이후 시작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수많은 주민이 굶어 죽게 되자 탈북자와 사망자를 구분하기 어려워 대부분 탈북자를 사망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함경도, 평안도, 양강도, 자강도 등 중국 접경지역에서 집중 발생하였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남한 귀순으로 처리할 경우 지역사회가 무너지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즉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묵인하였다는 것이다. 

  다음은 북한 당․정․군 간부나 주요 보직자들이 탈북하였을 경우인데 이 경우 북한은 즉시 체포조를 구성해 끝까지 추적하고, 필요하면 중국 공안(경찰)및 안전부와 업무 협조를 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인다. 체포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은 즉시 숙청하고 죄질에 따라 일가친척까지 숙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최고위층의 인사가 탈북할 경우는 어떠할까? 일단 이런 경우 탈북 확인이 용이하기 때문에 북한은 즉시 외교적인 경로를 통해 납치라고 주장하면서 탈북자 신변을 확보하고 있는 국가에 대하여 송환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한편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에 난민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이 경우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처리가 매우 복잡하다. 특히 최고위층의 경우는 가족들을 모두 처벌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숙청의 범위를 적게 하기 위해 탈북자나 가족들을 강제로 이혼시켜 한쪽은 죄를 사하여 주고 나머지 한쪽만 처벌한다. 이것은 북한이 대부분 고위층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 하고 조용히 처리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상은 정권을 유지하는 핵심 권력층인 상류층의 분열과 배신을 막기 위한 독재자의 통치 행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대부분 북한에 남겨진 탈북자 가족들은 하루하루를 피가 마르는 고통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이 탈북하여 무사히 남한으로 귀순하였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고난과 고초를 겪었는지 알 수 없어 그저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들은 죽을 때까지 가족과 생이별한아픔과 북한 사회에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죄인으로 살아가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을 떠나온 사람들의 아픔과 함께 북한에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도 가슴에 품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하루빨리 아무 죄도 없는 이들의 아픔이 해소될 수 있도록 통일의 그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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