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컨텐츠 기획자 전하연(벤처중소·13) 양 강연

▲ 1인 컨텐츠 기획자 전하연양이 강연을 하고 있다

“제가 무대에 섰을 때 여러분들은 ‘쟤는 나이도 어린데 왜 벌써 무대에서 강연을 하는 걸까.’ 라는 의문을 가지셨을 거예요. 사실 저는 여러분에 비해 특별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무대에 올라와 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여러분은 제 말을 들으시게 됐죠. 큰 무대에 설 수 있고, 큰 무대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저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는 게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 제가 가진 꿈은 강연자였습니다. 그렇지만 제 최종 목표는 강연자가 아니었어요. 따라서 이번에는 강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찾게 된 저의 꿈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난 3일(목) 오후 5시, 본교 벤처중소기업센터 309호에서 ‘제6회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콘서트’가 열렸다.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와 강연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본교 학생신분으로 무대에 올라 ‘1인 컨텐츠 기획자가 되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전하연(벤처중소·13) 양이었다. 전 양은 강의를 통해 자신의 꿈과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적성과 소명을 찾기 위해
  저는 고등학생 때까지 연애를 열심히 했어요. 연애를 하면서 크게 배운 게 있는데, 영원할 줄 알았던 것들이 생각보다 쉽게 변할 수 있다는 것과 타인을 사랑하더라도 내 인생을 걸고 온전히 의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어요.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찾고 싶었지만 연애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었어요.

  대학에 들어와서 이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감명 깊은 글귀를 봤는데, ‘인간에게는 소명이 있고 천직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사람으로서 단순히 살아가는 게 아니라 소명이나 천직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이것이야말로 제가 찾던 답이었죠. 그렇다면 ‘내 소명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진로를 탐색해주는 기관에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직업적성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예상과는 너무 달랐어요. 예술가, 가수, 모델, 연기자를 추천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저는 이 계통의 직업을 소화할 능력도, 자신도 없었어요.

  진정한 나의 적성, 강연자!
  적성검사 결과가 예상과는 너무 다르게 나오니, 갑자기 적성을 찾고 싶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혼자 힘으로 딱 3년만 미친 듯이 적성을 찾아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말에는 백화점 진열대에서 그리고 호텔 중식당에서 서빙을 하며 돈을 벌고, 끝나면 강남에 가서 창업 교육을 받았어요. 그 외에도 주중에는 춤 동아리와 창업 동아리 그리고 학교 공부 등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도서관에 가서 독서를 했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다보면 적성을 찾을 줄 알았는데, 정작 저는 정말 누구나 겪는 경험에서 제 적성을 발견했어요. 그때 제가 조별과제를 5개나하고 있었는데 그 수업들의 발표를 제가 다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누군가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게 아니고 제가 하는 게 자연스럽게 정해지더라고요. 발표를 준비하고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것이 좋았어요. 과정도 즐겁고, 또 결과도 괜찮았고요. 그러다가 문득, ‘어, 내가 강연자가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강연자, 창업, 연속되는 도전에도 이어진 실패들…
  강연자를 하리라 마음먹었는데 강연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잘 알고 좋아하는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유명하지도 않고 ‘누군가’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제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만의 성공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창업을 했어요. 구제 신발 쇼핑몰을 운영하려 했죠. 관련업계에서 유명한 CEO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안산까지 내려가고, 광장시장에서 직접 흥정해 싼값에 물건을 들여왔어요. 상품을 소개하려고 전지를 깔고 사진을 찍어 보정도 했어요. 처음에는 이 모든 과정을 열정적으로 소화했어요. 그런데 막상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려고 사업자 등록까지 했는데, 그 다음 발걸음을 못 내딛겠더라고요.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그저 성공만을 위해 창업을 했더니, 스스로 의미를 잃어버린 거예요.

  그래서 뭘 해야 할까 하다가 글을 써보기로 했어요. 저는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싸이월드에 글을 많이 썼고, 학교에서도 시험지 뒷장이나 교과서에 쉴새없이 글을 썼었거든요. 시험 삼아 페이스북에 글을 써서 올렸는데 ‘좋아요’를 2,000개나 받게 됐어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였고, 이후 올리는 글들의 ‘좋아요’ 수가 줄어들더라고요. ‘좋아요’가 줄어들 때마다 견디기 힘들었어요.

  남의 시선을 내려놓기까지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제가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더라고요. ‘빨리 성공해야 한다.’는 말을 끊임없이 되뇌다 보니 마음이 급해진 것 같았어요.

  우리는 때가 되면 수능을 봐야하고, 때가 되면 취업 준비를 해야 하고, 때가 되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이걸 전문 용어로 ‘사회적 시계’라고 하더라고요. 제 손목에도 그 사회적 시계가 있었어요. 저는 그걸 보면서 매일 ‘난 너무 늦은 사람이야’ 라며 뛰어다녔는데, 옆을 보니 주변 사람들도 모두 다 늦었다며 뛰고 있는 거예요. 그때서야 저는 ’아, 이건 내 시계가 아니다. 남들도 똑같이 보는 시계, 나도 여기에 맞춰서 살고 싶진 않다.’는 생각을 하며 시계를 풀었어요.

  휴학을 하고 오직 글쓰기에만 매달렸어요. 8시부터 다음날 새벽 4~5시까지 방 안에서 아무것도 안하면서 글만 썼어요. 이게 힘이 안드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 보니 ‘스펙업’에서도 글을 쓰게 되고 카카오 연재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에도 작가로 선정됐어요. 원하는 분야의 스펙을 쌓으려고 아등바등하지 않고 제 자신에 집중했을 때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었어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보자
  남들이 모두 바라는 좋은 수능점수와 대기업 입사를 저도 원했어요. 그러나 그때의 저는 변두리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삶의 중심에 닿지 못하고 변두리만을 헤매고 있었죠. 하지만 제가 원하는 것을 좇자 정말 저의 인생을 살 수 있더라고요. 여러분도 남에게 뒤쳐지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것을 멈추고, 정말 자신이 원하고 잘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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