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임수빈(문예창작·11)

오! 로라
혀끝을 입천장에 갖다 대면
잠들어 있던 네가 깨어나

너는 새벽의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나는 정오의 소음 속으로 걸어가지

우리는 어제처럼 오늘도
오늘처럼 내일도
다른 시침으로 흐르겠지

나는 한 번도 불러 본 적 없는
새벽의 노래
나는 영원히 들을 수 없는
새벽의 노래

네가 흘린 음표들이 뒹구는
게으른 오후
음표들을 입 안에 넣어본다

입 안 가득 울리는
주인 잃은 음표들의
불협화음

오! 로라
혀끝을 입천장에 갖다 대면
잠들어 있던 너는
더 깊은 잠속으로

오, 로라
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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