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박물관은 낙랑 관련 유물의 보고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버금가는 많은 낙랑 관련 유물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학기 박물관 유물 소개의 큰 주제는 ‘낙랑(樂浪)’이다. 우선 낙랑군의 위치비정 문제부터 시작하여 낙랑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박물관의 고고학적 위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낙랑군(樂浪郡 : 기원전 108년~기원후 313년)은 중국 한(漢)나라의 무제(武帝)가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설치한 군현 가운데 하나이다. 고고학과 사학계에서는 낙랑군의 위치를 현재의 북한 평양 일대로 보고 있다(평양설). 그 근거는 3,000여 기에 달하는 한나라 무덤에서 다량의 유물이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1990년대에는 낙랑의 인구수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목간 자료까지 발견되었다. 그러나 행정문서의 도착지에서 개봉되는 봉니(진흙인장)가 출발지인 평양에서 발견되고 있어 평양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한편 재야사학자들은 중국 사서에 기록된 내용을 근거로 낙랑군이 중국의 요서지방에 있었다고 주장한다(요서설). 문제는 요서지방에서 낙랑군과 관련된 고고학적 물질문화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주된 사서 기록은 낙랑군 이후에 기록된 것으로 그 신빙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낙랑군의 위치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논쟁이 진행되는 것은 우리 민족 역사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 볼 때는 평양설이 좀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두 학설 모두 아직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낙랑 관련 자료는 역사적인 가치가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나라 거울, 장례용품, 토기 등은 희소성 면에서 그 어느 박물관의 자료와도 비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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