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博物館)은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온갖 오래된 물건들로 가득한 곳이다. 그런 점에서 어떤 쓰임새를 갖고 있는 물건인지 잘 알 수 없는 유물들이 많다. 특히 나무에 끼워서 사용한 금속 물건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나무가 모두 썩어 없어진 후에 최종적으로 발견되기 때문에 더욱 용도를 알기 어렵다.

  지금 소개하는 유물은 2,000년 전 수레의 굴대(바퀴축) 끝에 끼워서 고정하는 물건이다. 즉 양쪽 바퀴를 굴대에다 끼워서 돌아가게 만든 다음,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긴 원통형의 고정물이다. 조립방법은 우선 굴대에 바퀴를 장착 하고 굴대투겁을 끼운 다음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비녀장을 꽂아 고정한다. 전국시대부터 사용되는데 한나라 시대가 되면 길이가 짧아진다. 우리 박물관 소 장품은 길이가 7.5cm로 소형이며 한나라(낙랑) 시대의 것이다.

  처음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었을 때는 그 용도를 알 수 없어 청동금구, 장식금 구 등으로 불렸다. 그러나 중국에서 수레와 함께 발견되면서 그 용도를 알게 되 었다. 이 유물은 대표적인 중국 한나라 유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평양을 중심으 로 한 낙랑군이 있었던 지역에서만 발견된다. 간혹 경상도 지방에서도 발견되지 만 바퀴와 함께 출토된 예는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무덤에 묻힌 사람이 일반 사람들과 차별화된 신분임을 나타내는 물건(위신제)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수레굴대투겁을 언제부터 사용하였을까? 현재까지 발 견된 고고학적 성과로 볼 때 수레바퀴 흔적과 도로들은 주로 삼국시대에 집중되 어 있다. 따라서 삼국시대 이후부터 수레가 일반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길을 가 다 흔히 마주치는 물건들도 세월이 지나면 유물이 된다. 후대 사람들은 전혀 다른 용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박물관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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