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반미대결전’과 신천박물관
북한의 ‘반미대결전’과 신천박물관
  • 김규현 교수 숭실평화통일연구원
  • 승인 2016.03.07 21:47
  • 호수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3월 7일)부터 4월 30일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및 독수리(FE) 훈련이 진행된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에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동원되는 인원 및 첨단장비의 수준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기간 중에 함께 전개되는 한미 해병대의 ‘쌍용훈련’은 상륙훈련에 그치지 않고 최단시간 내에 평양을 점령하고,핵·미사일 등 핵심시설과 지휘부를 장악하는 ‘참수작전’을 상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도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반발하면서 ‘반미대결전’을 고취시키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20일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평양사수’ 기동 훈련과 공군 조종사들의 비행검열을 실시하였다. 2월 23일에는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 성명’을 통해 “1차 타격목표는 청와대, 2차 타격목표는 미국 본토” 운운하면서 “날강도 미제와의 최후 결전을 위해 세기를 두고 다져온 우리식의 타격전으로 만 가지 악의 소굴(미국)이 지구상에 다시는 소생하지 못하게 잿가루로 만들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 ‘성명’에 부응하여 이틀 만에 150여만 명의 북한 청년과 제대군인들이 군대에 입대하거나 복대(군에 다시입대)를 탄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은 2월 27일 이들에게 보낸 ‘감사문’에서 “당과 군대와 인민이 철통같이 뭉친 강철의 혁명적 단결은 동서고금 그어디에도 있어본 적 없는 조선의 진 모습이고 원쑤들은 백번 죽어도 이해할수 없는 우리 사회의 생리이며, 바로 이것이 몇 십, 몇 백 개의 원자탄이나 수소탄에 비할 바 없는 우리의 최강의힘”이라고 강조하였다.


   북한의 반미관점 요지는 “미제는 우리나라를 분열시키고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장본인이며, 우리 민족에게 온갖 악행을 자행한 악의 화신이다. 철천지 원쑤인 미제와는 반드시 총대(무력)로 결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이러한 반미감정의 뿌리를 거슬러 가보면 신천박물관이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신천박물관은 황해남도 신천군 원암리 밤나무골에 있는 반미교육장이다. 북한은 “전쟁 기간 중인 1950년 10월 17일부터 12월 7일까지 52일간 미군이 주둔하면서 ‘해리슨’ 중대장의 지시 하에 전체 신천군 주민의 4분의 1인 35,383명을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학살했다”고 하면서 수천 점의 자료와 사진, 그림들을 이곳에 전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1960년에 처음 개관되었고, 김정은의 지시로 2015년 7월 27을 기해 새롭게 건축되었다. 작년 7월김정은은 현장을 방문하여 “미제의 본성과 야수성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으니, 털끝만한 환상을 가져서도 죽음을면치 못한다. 항복서에 도장 찍을 놈도없이 미제를 쓰러버려야 한다.”고 독려하였다.


  ‘신천사건’에 대한 견해는 이념적 편향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 사건을 다룬 저작들로는 황석영의 소설「손님」(2001년), MBC의「이제는 말할 수 있다: 망각의 전쟁」(2002년 4월), 한화룡 교수의 「전쟁의 그늘: 신천사건을 통해본 진실과 화해」(2015년)등이 있다. 이들이 밝혀낸 역사적 실체는 “해방 이후 토지개혁, 이념, 종교문제 등으로 좌우익 간에 원한이 쌓인 상태에서 북진과 후퇴를 겪는 전황에 따라 서로 학살과 보복을 거듭하면서 잔혹상이 극에 이른 사건”으로 모아진다. “전시 작전권을 쥔 미군에게 최종 책임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있지만 “미군이 신천지역에 체류한 기간이 이틀에 불과하고, ‘해리슨’ 중대장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에서 설득력이 낮다.

  한편 북한이 주민들에게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집중적으로 주입시키고 있는 이면에는 ‘수령의 위대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북한 ‘수령론’에 의하면 “미 제국주의의 싸움은 매우 복잡하고 힘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위대한 수령의 영도 하에 일심단결 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인민들은 수령을 결사옹위하는 총폭탄이 되어 자신의 육체적 생명을 초개와 같이 버려야 한다. 그리하면 영생하는 정치적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을 ‘철천지 원쑤’로 설정하여적대감을 고취시키는 북한의 행태는 외부의 적을 설정하여 주민들의 단결과 충성심을 이끌어 내려는 전통적인 통치술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