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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선선해지고 새내기들이 기대에 찬 마 음으로 대학의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매년 이맘때쯤이면 새내기 배움터에서 ‘환영’ 혹은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선배들의 ‘갑질’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지성인의 행동이라곤 너무나 민망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옵니다.

  연세대학교 새내기 배움터에서 15학번 선배가 16학번 남학생에게 “술을 마시고 싶지 않으면 동기 여학생의 다리와 가슴을 만져라.”고 했습니다. 선배가 이를 거부하자 해당 선배는 후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고 합니다. 중앙대학교에서는 남학생들이 방을 돌아 다니며 벌칙으로 여학생의 쇄골에 술을 부 어서 마시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건국대학교에서는 민망한 제시어를 주고 이를 몸으로 표현하는 ‘25금 몸으로 말해요’라는 게임을 했습니다. 게다가 신입생을 사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노예팅’을 진행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해당 대학 측에서 모든 새내기 배움터를 금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 니다.

  이 사건 모두 올해 2월, 한 달 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새내기 배움터에서 발생하는 성추행은 매년 20여 건 정도라고 합니다. 이런 사태가 계속 되자 교육부까지 나섰습니다. 교육부에서는 "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한 대학에 진상 조사와 해당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내기 배움터는 신입생들이 대학생활을 알아가고 선배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입니다. 모든 것이 낯선 신입생들에겐 선배들의 사소한 요구조차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 다. 그런 심리를 이용해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은 참으로 통탄할 일 입니다. 새내기 배움터의 목적은 신입생들이 앞으로의 대학생활에서 필요한 지식을 얻고 학우들과 친해지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새내기 배움터 문화는 술과 성추행으로 얼룩져있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새내기 배움터의 본래 취지에 맞는 유용한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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