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도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한 손으로도 들기 버거운 법전을 들고 다니며 어려운 법 용어들을 섞어서 이야기하는 모습. 혹은 냉정한 판결을 내리는 법관. 이런 것들이 떠오르기 십상이다. 그러나 봄 날씨만큼이나 따뜻한 가슴을 가진 법학도들이 있다. 바로 제4회 모의콘텐츠 분쟁조정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솔LAW몬 팀이다. 냉철한 법적 판결이 아닌 대화를 통한 화해의 방식으로 조정을 이끌어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지식재산권연구회 여러분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김시열 교수(이하 교): 저는 숭실대 법학과 99학번을 졸업했고 현재 법학과 겸임교수로 있는 김시열입니다. 지식재산권연구회 지도교수이기도 합니다.

  김도유(이하 김): 저는 법학과 11학번 김도유라고 합니다. 지식재산권연구회 3기 부회장이고요.

  박도윤(이하 박): 저는 국제법무학과 13학번 박도윤입니다. 작년 9월에 선발돼서 3기부터 활동했고 현재는 총무를 맡고 있어요.

  허아련(이하 허): 국제법무학과 13학번 허아련입니다. 작년에 교환학생을 가서 지식재산권법에 관한 강의를 듣고 흥미가 생겨 지식재산권연구회 3기에 합류하게 됐어요.

 

  지식재산권연구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교: 지식재산권이란 특허나 상표, 혹은 디자인 같은 저작권을 말해요. 사실 지식재산권은 우리 법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분야예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지식재산권에 대해 가르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됐어요.

  김: 김 교수님 지도 하에 지식재산권법에 대해 공부하고 2주에 한 번씩 세미나를 열고 있어요. 이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에 관련한 공모전이나 경진대회에 참가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서 ‘솔LAW몬’이라는 팀 이름을 짓게 되었나요?

  김: 저희는 법대학생들이니까 팀 이름에 ‘Law(법)’을 넣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식재산권은 상호가 조정을 해야 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조정과 법을 결합한 재미있는 이름을 원했죠. 그렇게 고민하다 이스라엘 시대 때 백성들 간의 갈등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솔LAW(로)몬으로 팀 이름을 정했죠.

 

  모의콘텐츠 분쟁조정경연대회는 어떤 대회인가요?

  김: 모의콘텐츠 분쟁조정경연대회는 콘텐츠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콘텐츠진흥원과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공동주관하는 대회예요. 대회 방식은 학생들이 가상 분쟁 상황을 만들어 해결을 목표로 조정위원회를 열죠.

  사실 많은 학생들이 소송과 조정을 구분하지 못해요. 소송의 경우는 누가 잘못했고 누가 피해자인지가 명확하게 판단을 내려야 하는 반면 조정은 양측을 이해시키고 합의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다르죠.

 

  어떤 내용을 가지고 대회에 참가하셨나요?

  박: 저희는 총 10명이 참여했고 그중 7명이 같이 연기를 했어요. 저희 내용은 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극장으로 전체관람가 영화를 보러 가요. 그런데 영화 상영 전에 광고를 하잖아요. 여러 광고 중에 성형 수술 광고가 지나가요.

  허: 이후 그 아이는 유치원에서 인성검사를 하게 돼요. 미에 관한 인식에서 아이가 ‘외모가 예뻐야 성공한다.’는 식의 외모지상주의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요. 이 결과를 들은 엄마는 당시 영화관에서 시청한 성형외과 광고가 아이에게 악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며 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요.

  교: 제가 부연설명을 덧붙이자면, 성형외과 광고는 의료법상 시간이나 장소에 대해 어느 정도 규제를 받아요. 그런데 극장에서 상영하는 성형외과 광고는 규제하는 법률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관 입장에서는 성형외과 광고를 내보냈다고 법을 어긴 것은 아니죠. 그래서 엄마(조정 신청인)가 가져온 자료만을 가지고는 아이에게 악영향을 끼쳤다고 법적 판결을 내릴 수 없어요. 그리하여 양쪽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둘 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로 구성을 했습니다.

 

  본인이 맡은 역할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 주세요.

  허: 저는 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엄마 역할을 맡았어요. 영화관에 나오는 성형외과 광고 때문에 제 아이가 인성검사 결과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왔고 이에 화가 나 조정을 신청하죠.

  연기 연습을 할 때 조정 신청서를 작성하는 부분까지는 무난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흥분하고 화내는 장면이 많아서 어떻게 해야 실감나게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박: 저는 영화사의 대표이사인 박노비 사장 역할을 맡았어요. 사장의 역할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거예요. 우리는 법적 책임을 다했다. 그러나 도의적인 차원에서 합의해 주겠다. 이런 입장을 계속 고수했어요.

  김: 저는 영화관 대표이사와 엄마 사이에서 중재를 해야 하는 조정위원장을 맡았어요. 저는 모의재판만 경험해 봤기 때문에 조정이라는 절차도 누군가는 악하고 누군가는 선한 선악구도라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교수님의 지도를 통해 조정은 단순한 선악구도가 아닌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조정위원장으로서 조정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인자한 연기를 하려 했어요. 그런데 제가 평소에 감정이 없고 무뚝뚝한 편이라 힘들었어요.

  교: 사실 이 친구들 외에도 경연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많아요. 작은 배역을 맡았거나 모의조정에 참여하지 않고 조정에 관련한 문서 작업만 했던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은 많이 지루하고 힘들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해줘서 매우 고마웠어요.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나요?

  교: 법대 학생들은 판결이 명확한 재판에 익숙하다 보니 조정을 하는 조정위원회가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리고 저희 연구회가 처음 대회에 나간 거라 참고 자료가 없어서 조금 힘들었요. 하지만 올해 많이 배웠으니 다음 대회에서는 조금 더 수월할 것 같아요.

  김: 처음 조정위원장으로서 조정안을 쓸때 소송 판례문처럼 법리적인 부분들을 강조해서 썼어요. 하지만 조정이라는 것 자체가 갈등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정안 작성에 어려움을 느꼈어요. 또한 조정과 소송은 많이 다르구나 하고 배웠죠. 

 

  학부생으로만 구성된 팀으로 이 대회에서 처음 수상했는데 어떤 점 덕분에 수상할 수 있었고 최우수상 수상 후 느낌이 어땠는지?

  김: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것도 있었지만 팀원들끼리 호흡이 정말 잘 맞았어요. 무엇보다도 지식재산권 조정을 학문하기 위해 노력했던 저희의 남다른 열정이 다른 팀들과 차별화되었다고 생각해요.

  박: 저는 진짜 발표나자마자 울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모의조정 당시 너무 긴장해서 중간에 대사를 잊어버렸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다행스럽게도 최우수상을 받아서 더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지식재산권연구회의 미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김: 상반기에는 저작권 논문대회에 논문을 제출하고 하반기에는 콘텐츠 분쟁조정대회에 나갈 계획이에요. 연구회가 분쟁조정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어느 정도 자리도 잡은 만큼 매년 우수한 결과를 거둬 법대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부탁드릴게요.

  김: 지도 교수께서는 저희 학과 선배님이시다 보니까 더 애정이 가고 법에 관련해 좋은 멘토가 되어 주세요. 이 연구회에 들어와 교수님께 가르침을 배우며 많은 것들을 느꼈어요. 저도 아직 배워나가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후배들에게 제가 배운 지식들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또한 활동하면서 교수님과 선후배들 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져서 애정이 생기는 연구회인 것 같아요.

  교: 지금 학생들이 하는 고민들은 제가 학부시절에 했던 고민들과 비슷해요. 지금 친구들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것처럼 저도 그랬거든요. 그리고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질수록 어두워져가는 모습들을 옆에서 보면 정말 안타까워요. 그런 친구들에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자신이 어떤 진로로 나아가려 할 때, 그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진로에 대한 한계점을 느껴요. 근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저는 학생들이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며 함께 나아가고 싶어요. 학생들, 함께 달려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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