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새는 기와집의 처마 끝을 막기 위하여 만든 기와의 한 종류이다. 동그란 모양과 길쭉한 모양이 있는데 동그란 것을 수막새, 길쭉한 것을 암막새라고 부른다. 초기 형태의 수막새는 반원 모양이었다가 중국 한나라 시대 이후 원형으로 통일된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기와를 사용했고, 주로 도성의 관청 건물에 사용하였다. 일반인은 조선시대까지도 주로 초가집을 짓고 살았기 때문에 기와를 사용하지 않았다. 수키와의 앞면은 화려한 문양이 특징적인데 삼국시대에는 주로 기하학문이나 연꽃문양이 많다. 삼국시대에는 6장의 연꽃 장식이 많았는데 통일신라시대로 가면서 이파리 수가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중국은 이미 서주시대(西周時代)부터 기와집을 지었으며, 한(漢)나라 때 가장 발달한다. 서북한 지역 낙랑토성 유적에서도 다수의 수막새가 발견된 바 있다.

  ‘장생무극(長生無極)’의 뜻은 ‘오래도록 삶이 끝이 없다’라는 것으로 장수와 관련된 길상구이다. 대체로 도교의 장수 사상과 관련이 깊다. 특히 장수에 관심이 많았던 진시황제 이후 이러한 길상구가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중국에서는 주로 황제와 관련된 유적에서 많이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한 대 황제의 정원이었던 장안성의 상림원(上林園)에서 다수 발견되었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이후 크게 유행한다. 조선시대에는 노리개에 달아서 장식한 별전(別錢)에도 많이 사용되었다.

  우리 박물관 소장 장생무극명 수막새는 지름 17.3cm의 원을 4등분하여 예서(隸書)체의 글자를 시계 방향으로 각각 한 자씩 배치하였다. 이 수막새는 낙랑토성의 중심 건물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다른 박물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표적인 낙랑의 수막새이다. 이제 지붕을 볼 때는 그 끝을 막은 수막새를 유심히 보자. 그곳에서 장수를 빌었던 고대인의 정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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